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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중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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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경면
  • 작성일 : 05-07-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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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너무나 잘 알려진 장가계라는 곳이지요. 상해의 현대적인 모습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그런데 계속 머리에 남는 것은 엄청난 높이의 산이나 기암절벽, 이런 것들이 아니라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입니다. 이중에서 어린 아이를 안고 초라할 정도의 물건들을 팔고 계시던 많은 어머니들의 모습과 생활 전선에 뛰어든 어린 소녀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더군요. 본능적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그 사진이 그저 나의 "찍는 즐거움"을 채우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하니 사진을 찍지 못하겠더군요. 그래도 몇 장의 사진은 찍어 두었는데, 현상하는대로 보내줄 생각으로 주소를 받아왔습니다. 그곳을 떠날 때에는 사람들 얼굴이 떠올라 눈물이 나더군요...
또 하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여행온 우리나라 사람들의 태도입니다. 그곳 분들을 그야말로 종이나 하인 부리듯이 하시더군요. 다 그러신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는 분들이 너무나 무례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을 보러 장가계를 갔었지만 선한 사람들의 얼굴만 가슴에 가득 채워서 오게되었습니다. 그분들께 감사하고 죄송스럽습니다. 사진이 나오면 한 장 올리겠습니다.
참, 그곳에서 만난 많은 소녀들을 보고 있자니 어릴적 막연히 꿈꾸어 왔던 누나(저는 누나가 없습니다)의 모습이 거기에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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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승국님의 댓글

안승국

소박한 어린이의 꿈처럼 맑은 마음으로 보신 안타까움.. 글에서 잘 느껴집니다....우리들 많이 반성해야합니다...어렵던 시절 이 바로 어제인데 까막게 잊여먹고 흥청망청하는 세태들이 느러나고 조금 갖인것 있으면 대감 행새하는 분들 많이 보았읍니다...벼 처럼 고개 숙일때 참다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여행 좋은 사진 기대합니다...감사합니다.

이경면님의 댓글

이경면

안승국 선생님 말씀처럼 우리들이 너무 빨리 잊고 지내는 것 같더군요..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찾아가서 좋은 만남을 갖고 싶어집니다.

박대원님의 댓글

박대원

한 번도 중국엘 못 가본 저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가 그러고 있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 이경면님의 고운 심성으론 차마 많이 찍지 못하셨겠죠.
그래도, 좋은 사진들이 기다려지네요.

박종만님의 댓글

박종만

몇일후에 중국을 가려고 계획중에 있습니다
올리신 말씀 참고하여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생활사진 인물사진을 촬영하려고 하는데 말씀을 듣고보니
카메라 앵글을 제데로 가늠할지 걱정이 됩니다

오정훈님의 댓글

오정훈

중국에 큰여석 (장녀를 호칭)이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읍니다
여행으로 잠시 머무는 이들의 모습도 문제이지만
목적없이 장기체류하는 젊은층들의 생각없는 행동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함니다
그사람들의 생각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치만
우리의 땅이 그들보다 작다는 것등
달리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있으서는 안되리라 생각함니다
해외여행때 생각과 행동들을 지금부터라도 달리 해야 된다고 생각함니다

이경면님의 댓글

이경면

반면에 감동적인 경험도 많았습니다. 안내를 당당해준 조선족 청년을 한 명 만났는데,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이 청년은 장가계에서 우리들을 안내해 주었는데, 조선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현재 잊고 있던 우리의 민족정신에 대해 역사적인 배경들을 섞어가면서 정말 열심히 설명하더군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예전의 독립투사들이 저런 모습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선족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더군요. 그 청년은 한국에는 한 번도 와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한국에 꼭 가보겠다는 각오를 밝히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청년을 통해서도 역시 가슴아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조국의 동포들이 조선족들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여서 자살을 하거나 가정이 파괴된 사례들이 너무나 많다고 하더군요. 그런 사연들이 실제 방송에 여러 번 나왔고, 이를 주제로 한 노래까지 있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노래를 부르더군요. 가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돈벌겠다고 자식들을 남겨놓고 떠나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어린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정말 눈물이 나더군요..
재미있었던 것은 이 청년은 자기가 이야기 할때 제대로 듣지 않으면 호통을 치면서 똑바로 들으라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죠.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님이 이야기를 잘 안듣는다고 안내인이 손님을 혼내는 경우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여행이 끝날즈음 이 청년의 가슴이 얼마나 따듯한가를 깊이 느꼈습니다. 조국의 동포들이 그냥 건성으로 이 땅을 돌아보지 않고 그 안에 서려있는 동포들의 애환과 가슴아픈 역사를 꼭 가슴에 담아가기를 바랬던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차 안에서 내내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민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목이 좋지 않은지 계속 기침을 하고 목에 약을 뿌려가면서도 이야기는 끝이 없었습니다. 그 내용들이 어찌나 절절하던지..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여하튼 그때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여러 명이 혼났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저런 기상을 갖고 있는 청년이 있을까?"하는 자문을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실은 장가계에 가기 전에 상하이에 머물면서 과거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들어서있던 건물을 방문했었습니다. 건물 밖에는 우리나라 대학생 여러 명이 몰려들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더군요. 그야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이들은 연신 담배를 피워대며 거리까지 내려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차들이 경적을 울리자 거침없이 욕들을 해대더군요.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부끄럽더군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리나라의 요즘 청년들과 우리를 안내해주었던 조선족 청년들의 얼굴이 오버랩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더 중국에는 정말 피땀흘리며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우리 동포들이 많습니다. 단지 몇 몇 소수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을 흐려놓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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