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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생각2-나의 라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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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노왕구
  • 작성일 : 04-03-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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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내가 가지는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야 실로 당연한일일텐데 카메라를 처음산 시기는 불과 3년 남짓하다. 중학교 2학년 때 나의 마음은 온통 사진을 찍고 싶어하던 때가 있었으나 모범생인 내가 어머니의 말한마디에 ‘그래 나는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야 될때야’ 하고 간단히 마음을 고쳐먹었던 일이 어제 일처럼 새롭다.

사진과 공부가 병행될수 없다는 부모님의 단호한 대처는 나의 꿈을 유보시켜 무의식 깊은 곳으로 밀어넣었다. 1/2크기 필름사용이 가능하여 필름값을 아낄수 있으며 크기가 작고 예뻤던 Olympus-pen은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가슴을 뛰게 하며 큰 만족감을 주곤 하였다. 이를 보기 위하여 하교길에 어느 사진관 앞을 늦도록 기웃거리고 하던 잠깐의 기억이후 사진과 카메라는 내 의식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 카메라와 인연을 맺기전 전문적인 자문을 구하기 위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청해 들었다. 지금 와서 깨달은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로 다양하고 독특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때는 미쳐 헤아리지 못하였다. 사진에 집중하기 이전에 장비고민에 빠지고 지금의 기준에서 본다면 몇 가지의 오류를 범하였다. 그러나 각 시기마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는 점과 이 과정이 실로 즐거웠던 점을 기억한다면 그때마다 나에게 좋은 조언과 영감을 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새삼 감사할 따름이다.

카메라에 불필요한 낭비를 할 우려가 다분히 있어보이던 나에게 전자동식의 SLR camera에 zoom lens를 추천하였던 C는 지금도 잦은 전시를 하는데 자신의 주력기종을 내게 권하였던 것이다. 일본에서 유학한 적이 있는 그의 지론은’ 피사체에 집중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수동 특히 라이카는 늦게 사진을 시작한 내가 익숙해지기에는 어려운 카메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빠른 기동성과 auto-focusing, 비교적 부드러운 색감의 이 카메라를 처분하게 된 나의 동기는 ‘피사체에 집중하기 위하여’ 불필요하게 늘어난 장비를 단순화하고자 하는데 있었다.

카메라 작동법도 몰라 어쩔수 없이 등록하였던 사진학원에서는 나에게 흑백프린트를 주로 교육시켰던 것이다. 이때 어린 시절의 나에게 깊이 각인되었던 어떤 추억이 내 마음을 다시 빼앗아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곳까지 나를 몰고갔던 것인데 흑백결과물에 보다 만족스럽다는 외의 적당한 이유를 찾지 못한채 지금의 라이카에 천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다시 보는 그때의 흑백프린트는 보아줄만하고 라이카에 비하여 여러모로 편리한 그 카메라로 찍었던 몇장의 사진은 라이카에서 볼수 없는 부드럽고 경쾌한 색감마저 드러내고 있다.

동강 사진축전 1회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사진가 C앞에서 꺼내었던 나의 라이카를 그는 정말로 부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는데 그의 시선이 아주 순수하였다는 것을 알고 매우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는 많은 작업량때문인지 지금 몇십만원이면 사고도 남을 디지털을 들고 다니는데 그 카메라가 자료수집용 보조카메라가 아니라 그의주력기종이라는 점을 알고 나의 미안함은 극에 달하였다.

그런가 하면 L은 (그는 같은 축제 2회 올해의 작가상을 작년에 받았다) 라이카 R7을 주로 쓴다고 말해주어 약간 위로가 되었다. 동시에 프리랜서인 그가 외부에서 외뢰된 작업을 할때는 전자동 카메라에 줌을 달아 쓰기도 하는데 불과 몇달전 처분한 나의 장비와 동일한 조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는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이었다. 그에게서 받은 어떤 암시에 의하여 나는 하나의 렌즈를 더 구입하게 되었는데 지금 내가가장 편하게 구사하는 렌즈가 되었다. 이번에 가지는 나의 개인전은 대부분 그 렌즈에 의존한 결과물이다. 비록 경제적인 제약으로 쉽게 가질수 없을지언정 이 카메라와 렌즈의 특징과 장점에 그들역시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무척 고무적이었던 것이며 라이카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카메라라는 점을 다시 깨닫게 된 것이다.

그외에도 Y교수님과 C선생님은 라이카를 전적으로 쓰시는분들인데 만약 이러한 분들과 장비얘기를 할라 치면 나는 어린애처럼 즐거운 마음이 되곤 한다.그들과 동일한 장비를 쓰고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들의 고유하고 가치있다고 여기는 정체의 한 본질을 공유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특정한 사진가와 동일한 장비를 소유하고 나면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낼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나의 fantasy가 충족되는 동기 때문이며 동시에 내게 과분한 만큼의 탐닉에 빠지지 않고자 경계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www.photocla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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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손성식님의 댓글

손성식

'사진예술' 이라는 잡지에 소개된 노왕구님을 비롯한 몇분의 공동 사진전에
노왕구님께서 직원들과 함께 셀프로 촬영하신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진도 그렇게 찍으셨군요.

가만히 들여다 보는데,,,, 상당히 독특한 느낌입니다.

음,,, 그 이면에서 다른게 느껴집니다.

노왕구님의 댓글

노왕구

작년 9월인가 10월인가의 잡지에 실린 기사를 보셨군요.
기억해주시니 반갑습니다.
이번의 개인전은 3월호 잡지에 실렸다고 하네요.

아뭏든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노왕구 드림

김희광님의 댓글

김희광

비록 웹에서 보는 사진들이지만 잘 보았습니다.

거리가 가깝다면 가서 보고 왔을텐데 아쉽습니다.

좋은 사진들 많이 보고 느끼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노왕구님의 댓글

노왕구

좋은 말씀주시니 저의 마음이 기쁘고 힘이 납니다.
앞으로더욱 열심히 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언젠가 보았던 김희광님의 [self ] icon이 독특하고 분위기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오늘 다시 보니 깊이 있으면서 또한 유쾌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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