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에, 눈사람 신한섭입니다...


오늘 여자 친구와 팀 버튼 감독의 '빅 피쉬'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주인공의 며느리가
사진가로 나옵니다. '죠세핀'이라는 이름의 프랑스 며느리였는데, 죠세핀과 그녀의 남편이
살고 있는 파리의 아파트가 나오는 장면에, 벽면에 11R 정도 크기의 흑백 사진이
몇 점 걸려 있는것을 언듯 보았는데, 그녀는 콩고와 모로코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다큐멘타리 작가 내지는 포토저널리스트 같았습니다. (영화 상에서) 그녀의 사진이
뉴스위크에도 실렸다고 합니다.

주인공이 침대에서 임종을 맞기 전에 (나름대로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 며느리인
프랑스의 여류 사진가가 죽기 직전에 자신의 시아버지에게 사진을 좀 찍어도 괜찮냐고
물었고, 평소에 며느리를 아끼던 주인공은 찍어도 좋다고 승락을 합니다.
(구본창님도 비슷한 일을 하셨다고 하죠? 비록 구본창님은 무진장 구박을 받았다지만...)


며느리가 사진기를 가지러 간 사이에, 저는 무진장 기대를 했었습니다.


'왠지 라이카를 쓸거 같은데...'


죠세핀이라는 며느리는 과연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라이카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TTL 인지 non-TTL 인지는 모르겠지만, M6 Silver 바디에, 35mm Summilux 현행
버젼이 마운트 되어 있었습니다. 35mm Summilux 현행 특유의 한쪽 모서리가 뚤린
후드가 너무나도 뚜렷히 제 눈에 들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여차저차 하다가 며느리가 M6 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예전에 'One Night Stand'
라는 영화에서는 블랙 M6에 35 Summicron 을 마운트한 바디로 주인공이 사진을 찍는
장면이 나오는데, 셔터 음은 SLR 의 것을 따온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이상제님이 운영하시는
'미니룩스 갤러리'라는 홈페이지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라이카를 모아 놓은 자료를 본적이
있는데 (물론 캐논이나 니콘 보다야 덜 하지만)상당히 많은 영화에서 라이카가 등장하는것을
확인 할수 있었습니다.

늦은 밤에 오직 희미한 스탠드 불빛 만이 비춰주던 시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에는
덩치크고 AF 구동 소리와 미러업으로 약간 시끄러운 SLR 바디 보다, 라이카 M 바디,
그것도 밝은 렌즈인 Summilux 를 소품으로 선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Summicron 을 쓰고 있는 저에게는 약간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암턴 영화를 보다가
라이카가 등장하여서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그것도 영화에는 잘 등장하지 않는 렌즈가
등장해서...

비록 여자 친구는 제가 라이카 나온다고 호들갑 떨면서 좋아한다고 약간 삐졌지만, 정말
너무 반가웠고, '빅 피쉬'라는 영화도 강력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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