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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생각4-조인상사진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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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노왕구
  • 작성일 : 04-05-0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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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읽던 문학비평서는 시와 소설에 대한 정신분석적 해석으로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하곤 하였다. 단편적인 작가의 생활사와 교묘한 변형과 방어를 거친 텍스트에서 무의식적 동기를 발견한다는 것이 불완전하고 위험할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작품을 개념화하는데 유용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점에 지금도 동의한다.

프로이드와 후기 프로이드 학자들을 거쳐 축적된 정신분석이론이 일상생활전반은 물론 예술 창작 행위전반에 걸쳐 작용하는 무의식정 동기와 욕망을 유추하는데 끼친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인데 특히 사진을 배우는 요즈음의 내가 사유하는 무의식적 동기는 더욱 각별해지는 것 같다 아마 적지 않은 분들이 경험하였을 하나의 예는 바로 사진찍는 행위에 드러나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선생님, 제가 무슨 사진을 찍으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나를 가르키는 분들은 ’당신이 찍고 싶은 것을 찍으라‘고 하신다. 따라서 내가 찍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하여 며칠씩 나의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매우 반사적으로 찍은 어느 날 밀착한 몇롤의 필름에서 나는 나의 무의식일부를 느끼곤 하기때문이다. 그중 일부가 비교적 일정한 기간 이른바 나의 주제가 되곤 하는 것이다.

사진가 조인상선생님의 사진작업을 통하여 이 경험이 조금 구체적이 되었다. 그분은 나의 사부중의 사부이므로 그가 6년만에 준비하는 전시회의 전 과정에 내가 남다른 마음으로 눈여겨 보았을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분이 좋은 전시회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분이 겪는 우여곡절을 옆에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작년 가을 작업을 위하여 2년간 준비하던 말린 꽃을 몽땅 잃어버렸을 때라든지, 서울서 시작하였어야 할 전시회를 대관료가 없어서 대전서 먼저 한다든지, 작업재료를 아끼기 위하여 단 50장의 인화지로 버티겠다는 것을 달래보는 일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Lisett Model 보다 더욱 유명한 Diane Arbus처럼 나의 무의식에는 제자인 내가 혹시 사진으로는 내가 더욱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자신의 재능을 과신한 나머지 실제 촬영량이 적어 잘 가르키기는 하되 잘찏지는 못하는 이른바 말로만 사진찍으시는 분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사부는 역시 사부다. 그는 그러한 나의 무의식적 비아냥 거림을 아주 기분좋게 일소하였을 뿐 아니라 그가 지니고 있는 탐미주의적인 예술관에 신화적 성찰을 접합한 참으로유니크한 작품세계를 아낌없이 드러내는 듯하다.

그의 주제는 ‘낯선 시간’이며 죽어있는 돌과 꽃을 살아있는 것보다 더욱 아름다고 생명력있는 것으로 만들어내고자 하였다. 오랜 시간 책갈피에 꽂혀있던 납작하고 빛바랜 해바라기 한송이, 접시꽃 하나를 돌위에 옮겨 심고 물을 주고 햇빛을 쪼였으며 자신의 입김을 쐬어 살아나게 하였다. 자신의 스튜디오, 앞마당, 길가, 혹은 물가로 나가 집행하는 이 의식이 한 장의 사진으로 옮겨져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꽃이 있으며 이러한 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던 역시 수많은 사진가가 있다. 그러나 죽어있는 꽃을 찍고 돌위에 뿌리를 내리려 한 사진가는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한때 나를 압도하였던 Robert Mapplethorpe의 꽃은 절대 아름다움으로 내게 여겨졌기 때문에 더 이상 꽃을 찍고자 시도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곤 하였다. 그안에 어쩔수 없이 드러난 그의 영혼안에 드리워진 깊은 그림자는 누구도 따라갈수 없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죽어있는 것에 오랜 시간 집착한 그의 무의식속에서 죽음은 결국 새로운 것 무한한 것, 영원한 생명이었을까? 누구보다 비종교적이라고 여겨지는 그가 자신의 의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절대생명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마치 화석처럼, 신화처럼 만들어 세우려 한 내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온 몸과 마음을 던져 이토록 강하게 걸려든 일련의 과정을 나는보았다. 물과 바람앞에서 마치 주문을 외워대는 것과도 같은 그의 작업은 나에게 소름끼치는 전율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그가 어쩔수 없이 나의 사부라는 것을 강하게 암기시키는 결과가 되었다.

비록 여건의 한계로 우선 대전에서 시작하지만 내가 떠나고 없을 가을쯤 서울서 다시 한 번 큰 논란의 중심에 서길 바라는 마음이다. 내용뿐 아니라 4*5인치 대형카메라와 대형프린트라는 점에서 모처럼 볼수 있는 귀한 전시회일터니 이 지역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호응이 있으면 참으로 고맙겠다.

사진가 조인상 전시회

www.photoclass.co.kr[/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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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기열님의 댓글

박기열

12년 전에 조인상 선생님께 한학기 동안 사진학 강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원래는 체육을 전공하셨다가 대학원에서 사진을 하게 된 분이셨죠..
수업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그때 강의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시원님의 댓글

이시원

앗 또다시 내 돌머리를 쪼개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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