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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 아담스 사진전을 보고...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서정현
  • 작성일 : 04-06-07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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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사는 회원으로서

좋은 사진전이 대구에까지 잘 오지 않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 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볼 일이 있어 서울에 가게 되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던 회원님이 안셀 아담스 사진전을 이 기회에 가볼것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점심시간에 살짝 자리를 빠져나와 청담동으로 갔습니다.

갤러리를 찾지못해 한참을 배회하다가...

플랭카드를 보고 들어갔었습니다.

막 시작한 안셀 아담스에 대한 디비디를 보고...

그의 사진 세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풍경을 사랑한...

그 풍경을 묘사하고자 한 그의 집념...

제가 그 디비디에서 본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이해한 바로는

그의 사진의 1기는 : 눈으로 본 감동을 사진으로 표현하기...

눈으로 봤던 감동이 사진에 표현이 안됨을 깨닫고..

마음이 느낀 대로의 풍경을 사진에 담고자 노력했던 그의 열정이 느껴졌답니다.

필터를 써서 하늘의 색을 가라앉히는 등의...

2기는 : 인상주의

단순한 풍경의 묘사가 아니라... 빛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의 표사..

그리고.. 구름, 폭포, 눈, 그림자 등의 소재를 사용해서... 인상적인 풍경의 묘사를 시도했

던 시기...

3기 : 극 사실주의

뉴욕의 알프레드 스타글리츠에게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갔을때..

스타글리츠가.. 말 없이 두번을 정독하고 나서...

내 생애 최고의 사진을 보았다... 라고 말하고서 둘이서 우정을 나눈뒤....

안셀의 사진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마음에 들어온 풍경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묘사....

를 꾀하던 시기.....


갤러리에는 60년대까지인가? 안셀 자신이 직접 인화한 사진들을 위주로 하여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본 소감은...

전율, 감동, 좌절 이었습니다.

대구에 제가 존경하는 박* 선생님께서 저에게 해준 말씀이 있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대하면 눈이 아릴 정도이다. 더이상 말이 필요없다.

그리고, 그런 작품을 대하고서 스스로의 한계를 자각하고 좌절하게 되었다...

이전엔 그런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진심으로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만 좋은 작품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오늘에야 비로소 저는 그 말씀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흑과 백으로 표현된 풍경 사진에서...

돋보기로 비쳐보아도 아마 생생히 묘사되었을 사진속에 조그만 나무, 풀, 바위들의 선명한 모습...

2차원적 사진에서 너무도 분명히 느껴지는 3차원적인 공간감

흘러갈 듯한 구름들

몇만년의 세월을 가지고 형성된 계곡과 바위들...

쏴~~~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수....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고요한 밤을 비추는 하늘의 달.. 그리고 그 속에 방아찍는 토끼까지..

이런 풍경 사진을 봐 버렸는데....

제 평생 아무리 노력해도....

이런 풍경 사진은 만들지 못할 꺼란 생각에....

밀려드는 좌절감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그 무거운 대형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요세미티를 계곡계곡.. 봉우리봉우리..

샅샅이 흩고 다니며..

찍어온 사진들을 그 순간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몇번이고 몇번이고

재인화하는 그런 거장의 집념이 ...

너무나도 제 마음속에 .... 박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진집을 살려고 앞에 샘플로 놓여진 사진집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뿌연 막을 두겹으로 친듯....

원본의 감동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이 사진전이 대구에도 왔으면 좋겠습니다..

박선생님을 모시고, 라클회원이자 지기인 우현이와 함께..

대구에서 좀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보고 싶었습니다..

그 순간 이후 대구로 오는 KTX 안에서,

그리고.. 집에 온 지금 이시간까지...

안셀의 풍경 사진은...

제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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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우현님의 댓글

전우현

저도 기억이 납니다. 박 선생님의 말씀...
저는 보기만 해도 눈이 아리는 그런 작품.
누군가 처럼 자기도 모르게 진품 명화를 루브르에서 첫 대면했을 때 눈물이 흐르더라는 그 감동.

아직까지 제가 그런 사진을 찍을 정도는 못 되나

그런 사진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서선생이 유난히 부럽네요

이시원님의 댓글

이시원

으흠...8*10 판형 화질의 압박이..ㅋㅋ
사실 보러 가기가 두렵습니다..35미리 카메라 로는 풍경을 포기해야 되나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군요..어제 안셀아담스의 '프린트'를 대충 보고 인화를 해봤는데 쪼끔 나아진 점도 있지만 수없이 날라가는 FB인화지들...ㅠ.ㅜ,,,, 어제 딱 한가지 배웠습니다. 찍을 당시에 임프레션을 어떻게 표현할것인가(어떻게 톤을 정리할것인가) + 어떻게 필름을 현상할것인가+ 어떻게 인화할 것인가
를 염두에 두고 촬영을 해야되는구나.. (쪼끔씩 깨쳐 가고 있습니다..아직은 들쑥 날쑥 하지만요)

김순용님의 댓글

김순용

몇년전 요세미티팍을 여해하던중 안셀 아담스 기념관을 둘러본 기억이 새롭네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가이드의 안내로 안셀 아담스가 촬영했다는 장소도 보고 작품의 주제가 된 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저도 그분의 작품을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비디오를 본 적도 있습니다.
사진 전에는 피아노를 했다고하더군요.
열 몇살때 시작한 사진을 방학때는 요세미티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서선생님, 아주 좋은 경험하셨네요.
예술적인 감각이 타고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많은 도전이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꿈만 꾸고 있습니다.
그런 작품을...
좋은 사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송상윤님의 댓글

송상윤

이번 일요일은 시립미술관의 다큐멘트전을 다녀왔는데
다음 코스로 청담동을 가야겠군요.
찍는 것만큼 보는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박종희님의 댓글

박종희

오늘 다녀왔습니다. 환상적인 사진들 정말 잘보고 왔습니다. 사진전
소개 글을 올려주신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놓쳤으면 평생
후회할 뻔 했습니다.

제 짧은 의견으로는 앤샐 아담스의 사진은 예술로서의 사진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풍경보다 아름다운 풍경사진이라는 일견
모순처럼 들리는 문장의 본 뜻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사진이였습니다.

그런 사진은 아무래도 라이카로는 ^^;; 무리겠지요.. 당분간 중형의 압박에
시달리게 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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