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일산에 사는 즐거움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김상지
  • 작성일 : 18-07-14 17:04

본문

일산에 사는 즐거움. 일산에 산지 24년 째인데, 이 말이 문득 문득 느껴지는 곳이 호수공원이다. 특히나 오랜만에 호수공원을 걸을 때는 그런 느낌이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그 즐거움이란 게 다른 양태의 것이기도 하다. 뭐랄까, 센티멘털리즘 같은 거라고나 할까.
오늘 이른 아침, 모처럼 호수공원을 걸었다. 호수를 낀 길은 익숙하다. 눈 감고도 걸어갈 수 있다. 그 익숙함은 정감이다. 그리고 그 정감은 회상으로 다가온다. 센티멘털 워킹이라고나 할까. 이 길에서 만난 사람들도 떠 오른다.
성우로 유명한 어떤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다. 지병을 가진 상태에서 이 길을 거의 매일 걷다시피 했는데, 어느 더운 여름날 땀을 닦으며 몇 마디 나눈 적도 있다. 소설쓰는 김훈 작가도 많이 만났다. 자전거 여행기를 쓸 때는 자전거와 함께 걷기도 했다. 그간 조우했던 분들 가운데 고인이 된 분이 적지않다.
이런 저런 회상에 좀 울적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조차도 즐거움으로 여긴다. 울적한 즐거움.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걸어 간 이 길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원추리 꽃이 유난히 눈에 많이 들어온다. 연꽃은 드문드문 작은 꽃망울을 내민 꽃은 보이지만 아직 만개한 꽃은 없다. 내주에 오면 활짝 핀 연꽃을 봤으면 좋겠다. 메타쉐콰이어 길은 새롭게 다가온다. 긴 호흡이 필요한 길이다.
쉬엄쉬엄 호수공원 길 두 바퀴를 걸었다. 걷는 것, 생각하는 것, 그리고 쉬는 것. 이것들이 아우르지는 호수공원은 역시 즐거움이다. 일산에 사는 즐거움이다.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