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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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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상엽
  • 작성일 : 04-09-17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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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학신문에서 의뢰해서 짧게 적어본 에세이 입니다. 지금도 가끔 디지탈을 씁니다만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회원분들의 생각을 리플로 남겨주시면 글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필름이 사라진다?
-디지탈 카메라와 사진의 미래

글 이상엽/다큐멘터리사진가, 웹진 이미지프레스 대표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그럼 디지털 카메라는? 시장 점유율 99%! 이것은 약 10년 안에 오게 될 사진산업의 미래이다. 코닥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CCD나 CMOS와 같은 반도체와 최첨단의 기능과 렌즈를 보유한 캐논과 같은 회사는 세계 탑클래스의 회사가 될 것이다. 이스트만 코닥이 조그만 박스와 같은 카메라를 만들면서 “찍어만 주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책임집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전 세계 사진 시장을 석권한지 100년만의 일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독일의 아그파사는 카메라용 필름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닥은 미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 일부에서 필름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이제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는 ‘앤틱’으로 취급받을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필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소수의 매니어와 아티스트들을 위해 소량으로 생산하면서 가격은 몇배로 뛸 것이다. ‘암실’ 대신에 고성능 컴퓨터와 고해상 모니터, 그리고 아도비의 포토샵이 ‘명실’을 차지할 것이다. 악취나고 치명적인 은염 폐기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론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환영할 사건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처럼 혼자 뛰는 다큐멘터리사진가에게는 재앙이다. 카메라바디만 500만원을 호가하고 새로 제작된 전용 렌즈들은 바디 값을 넘어선다. 게다가 고성능의 노트북이 필요하고 투자 비용을 건질 때쯤 되면 새로운 기계가 선보인다. 회사에서 장비를 제공하는 신문사 사진기자들을 따라갔다가는 가랑이만 찟어진다. 이곳이 최근까지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프로사진가들은 디지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디지털에는 어떤 장점이 있는가? 우선 맘 놓고 마구 찍어도 좋다는 점이다. 필름 살 돈을 전혀 걱정하지 않고 부담없이 피사체를 요리할 수 있다. 앵글과 노출에 대한 부담으로 정성들여 찍었던 과거를 털어내고 마음껏 찍으면서 스스로의 예술적 재능(?)을 시험해 볼 수 있다. 필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우기는 일부의 ‘반동적 태도’는 직접 사용하는 순간 무너진다. 현재 디지털이 표현하는 것이 분명 필름이 표현하는 색감이나 질감에 모자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실현할 기술은 수년 안에 완성될 것이다. 왜냐하면 더욱 비싼 카메라를 팔아야 하는 자본의 논리 때문이다. 또 일부는 디지털에는 원판이 없으니 오리지날리티가 떨어진다고도 한다. 정말 그럴까? 필름을 원판으로 본다면 디지털에도 RAW파일처럼 원본 파일이 존재한다. 이 파일은 수정될 때마다 기록이 남고 어떠한 변형에도 견디는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즉 어떤 사람이 몰래 남의 사진을 가지고 적당히 변형해서 내 것이라고 우길 수 없다는 뜻이다. 또 사진이 가지고 있었던 사실성이 쉽게 변형되고 훼손된다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필름도 역시 암실에서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히틀러도, 스탈린 시절의 소비에트나 CIA도 자기들의 편의대로 사진 정보를 조작해 왔다. 그것이 디지털 시대라고 특히 더 문제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사진의 찍는 주체의 도덕성의 문제이지 기계가 갖고 있는 고유한 내성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사진은 디지털로 완성될까? 미안하게도 이런 결론에는 쉽게 동의할 수 없다. 피사체에서 튀어나온 광자가 렌즈에 빨려 들어가 필름의 은입자를 변형시키거나, 또는 반도체 소자에 0과1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사진가에서 전혀 다른 인식을 요구한다. 이는 네오가 죽기살기로 느브갓네살호를 조종하는 것과 매트릭스 안에서 멋지게 오토바이를 타는 차이만큼이나 크다. 색과 질감이 필름과 완전히 동일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해도 촬영하는 주체가 이것을 인식하는 순간 피사체를 대하는 태도는 달라지는 것이다.

사진은 프로사진가건 일반 대중이건 자신의 인생 또는 타인의 삶의 한순간을 기록하고 보관할 수 있었다. 그것은 때로 수고스럽고 고통스럽기까지 한 일이지만 그 결과에 대해 만족해하고 행복해하기 까지 한 것은 지난 인류 역사에서 사진예술만이 가져왔던 독점적인 특권이었을 것이다. 만일 디지털 사진이 지난 과거의 사진이 가졌던 향수마저 가져가려한다면 그것처럼 염체 없는 짓은 없을 것이다.

사족 : 그런데 참으로 다행한 것인지 영악한 것인지 필름 생산을 접는 회사들이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것이 디지털용 인화지이다. 결국 사진은 인화지라는 결과물로 보여 질 것이고(아직은 모든 것이 모니터에서 디스플레이 되는 것은 먼 이야기이다) 과거의 그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인화지의 값은 필름생산의 중단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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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병식님의 댓글

윤병식

LAW --> RAW?

이상엽님의 댓글

이상엽

음~ 오타났군요.

천철휘님의 댓글

천철휘

지금의 이런 시대의 흐름은
CD가 처음 나왔을때와 비슷한것 같습니다
CD가 LP판을 몰아 낸것 처럼말이죠
디지탈의 승리랄까^^

그러나 아직도 소수 애호가들은 LP의 따스함을 향유하며
또한 소량이지만 LP판이 지금도 생산되고 있으니
아무리 빠르고 편리한 시대가 오더라도
아날로그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건재하리라 믿습니다

공상과학시대의 먼 미래라도...^^

JK이종구님의 댓글

JK이종구

제 소견으로는...
왜 값비싼 디지털 카메라에 3CCD방식이 채용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훨씬더 계조가 좋아질텐데... 제 생각엔 필카의 바디를 그대로 써야하기때문에 그런것이 아닐런지...

디지털카메라가 필름을 없앤 모습으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결국은 필름을 흉내내기 위함인것 같습니다. 언젠가 추월되겠지만, 과연 추월할 수 있을런지.

박정재님의 댓글

박정재

필름vs디지탈에 대한 비유가 많은데, 그 중 "네오" 버젼은 처음이네요. 특이합니다~
필름 계속 사용하고 싶지만, 필름현상소가 하나,둘 문닫기 시작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이상엽님의 댓글

이상엽

글 수정본입니다.

필름이 사라진다? 디지탈 카메라와 사진의 미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그럼 디지털 카메라는? 시장 점유율 99%! 이스트만 코닥이 조그만 박스와 같은 카메라를 만들면서 “찍어만 주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책임집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전 세계 사진 시장을 석권한지 100년만의 일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독일의 아그파사는 카메라용 필름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닥은 미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 일부에서 필름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그 대신 고성능 컴퓨터와 고해상 모니터, 그리고 아도비의 포토샵이 ‘암실’ 대신 ‘명실’이라는 이름으로 차지할 것이다. 악취 나고 치명적인 은염 폐기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론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환영할 사건이다. 하지만 필름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소수의 매니어와 아티스트들을 위해 소량으로 생산하면서 가격은 몇배로 뛰고 폐기물에 대한 세금도 붙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필자처럼 다큐멘터리사진이나 포토저널리즘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이상한 풍경이 하나 생겼다. 본격적인 SLR(일안반사식)식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취재현장에서는 사진가들이 끼리끼리 모여 촬영한 사진을 즉석에서 리뷰하고는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컷들은 즉석에서 지워버리는 풍경인 것이다. 과거 필름을 사용할 때는 상상도 못한 일이 취재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 현상은 분명 디지털 사진의 명암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이왕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맘 놓고 마구 찍어도 좋다’는 장점이 있다. 필름 살 돈을 전혀 걱정하지 않고 부담 없이 피사체를 요리할 수 있다. 필름의 감도나 칼라, 흑백을 선택할 필요도 없다. 모든 사진은 후 작업에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교과서에 나오는 앵글과 노출에 대한 부담으로 피사체 앞에서 망설였던 과거를 털어내고 마음껏 찍으면서 스스로의 예술적 재능(?)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석에서 ‘Delete'를 누른다.



하지만 이 같은 자의적인 판단이 ‘기록한다’는 사진가의 명제와 종종 배치된다. 내용상 필요없다고 생각되거나 형식상 모자란다고 판단한 사진을 즉석에서 지우는 것은 쉽지만 먼 훗날 이 컷들이 내용적으로 ‘후 특종’을 만들기도 하고 형식적으로 ‘참신’했다는 것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필름을 사용한다면 좋던 싫던 촬영한 것은 모두 보관되는 점에 비해 디지털은 기록상 큰 손실을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필름에 비해 보정과 리터칭과 같은 후 작업이 간편하다는 디지털 사진의 속성 때문에 많은 사진가들이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3월이면 신문 1면에서 볼 수 있는 황사 사진의 경우 극적인 효과를 위해 ‘노랑색’을 과도하게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아니 실제로 그렇다. 하지만 필름도 역시 암실에서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디지털에 대한 오해의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필름이 가진 ‘원판 불변의 법칙’이 존재하지 않느냐고 항변할 수 있지만 디지털에도 RAW파일처럼 수정되지 않은 원본 파일이 존재한다. 이 파일은 후 작업으로 수정될 때마다 기록이 남고 어떠한 변형에도 견디는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즉 어떤 사람이 몰래 사진을 조작하거나 적당히 변형해서 원본이라고 우길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는 사진의 찍는 주체의 도덕성의 문제이지 디지털카메라라는 기계가 갖고 있는 고유한 내성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사진은 찍는 주체의 몫이지 카메라의 몫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제 사진은 디지털로 완성될까? 하지만 미안하게도 이런 결론에는 쉽게 동의할 수 없다. 피사체에서 튀어나온 광자가 렌즈에 빨려 들어가 필름의 은입자를 변형시키거나, 또는 반도체 소자에 0과1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사진가에서 전혀 다른 인식을 요구한다. 이는 네오가 죽기살기로 느브갓네살호를 조종하는 것과 매트릭스 안에서 멋지게 오토바이를 타는 차이만큼이나 크다. 디지털의 색과 질감이 필름과 완전히 동일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해도 촬영하는 주체가 이것을 인식하는 순간 피사체를 대하는 태도는 달라지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 1백년간 누구나 자신의 인생 또는 타인의 삶의 한순간을 기록하고 보관할 수 있었다. 그것은 때로 찍을 때 수고스럽고 고통스럽기까지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그 결과물에 대해 만족해하고 행복해한 것은 사진예술만이 가져왔던 독점적인 특권이었을 것이다. 만일 디지털 사진이 과거 사진이 가졌던 ‘설렘의 추억’마저 가져가려한다면 그것처럼 염치 없는 짓은 없을 것이다.

이상엽님의 댓글

이상엽

음~~ 고쳤습니다.

서정현님의 댓글

서정현

친동생 녀석과 올초에 했던 토론이었습니다.
동생은 저와 달리 Digital 세대이고 Digital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
심지어 의료용 초정밀 질병 진단 기계의 개발로 인해 한두명의 관리자 의사 이외에 진단을 위한 Skill을 가진 의사의 무용론 까지 주장하는 Digital 돌이 입니다. (동생녀석도 현재 레지던트 입니다.)

2004년 3월에 내기를 했었습니다.
향후 10년안에 우리나라 안에서 정식 필름 생산 업체나 수입업체 (즉 한국 코닥, 한국 후지 등의 형태) 는 사라진다.
필름은... 필요한 소수의 User들을 위해 보따리 업체 정도는 아니겠지만, 소규모 인터넷 업체 (즉 지금의 사진용품 샾.. 굳이 예를 들라면.. 필름나라 등) 등을 통해 수입되는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 인화점 형태로 소수의 사진관들만 남고 ... 거기서... 슬라이드, 네가티브 현상 인화를 구색용으로 해 주겠지만, 가격이 많이 상승할 것이다...
고로 형이 지금 라이카에 미쳐서 돈 투자하는 것은... 낭비이다...
일지감치 Digital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라는... 일격의 말을 날리더군요.

전... 2014년 3월에도 여전히 정식 한국 코닥이나 한국 후지 등의 업체에서 필름을 한국에서 생산하거나, 정식 수입을 하여... 쉽게 구입할 수 있다면... ... 300만원 이하 금액의 라이카 렌즈 하나 사 달라..^^ 라고 요구를 하였고...

동생은... 자기 말 대로 되면.. 자기에게 그 정도의 카메라 바디나, 렌즈를 사달라고 내기로 걸었습니다.

자...!! 형제의 내기... 어떻게 될까요? ^^

성문기님의 댓글

성문기

미리 축하드립니다.
형님의 승리를 기대합니다.

라동균님의 댓글

라동균

필카인?의 한사람으로 힘이되는 글입니다.
정말 잘읽었습니다.
단지 우려되는것은 서정현님 말씀처럼
앞으로도 공급자에게 계속 이익을 줄 수있느냐?하는 것이겠지요..
필름 소비층이 엷어지면 음반처럼 아나로그와 디지털생산 병행을
포기하는 단계가 오지않을까? 하는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예측하는데로 결국 LP처럼 메니아를 위한
극소수 마이너레이블에서나 생산하는 단계에 오지않을까하는것이죠..
그럼 필름 카메라를 유지하기위한 비용은 엄청나게 증가할것이구요..
암튼, 저도 승리를 빕니다.

이진영님의 댓글

이진영

정현님 동생분한테 녹티하나 사달라고 하세요.

그나저나..두분다 공부 열심히 하셨나봐요 ^^

이영준님의 댓글

이영준

예전에 많이 사용하던 127 film을 사용하는 카메라는 지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즘도 127 film을 사용하는 옛 카메라를 가끔씩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격이야 당연히 비싸지겠지만...
소수의 사용자를 위해 계속 공급이야될 것으로 봅니다.

결론은...
필름이 사라진다는 표현이 맞다고 봐야죠!

임병훈님의 댓글

임병훈

"피사체에서 튀어나온 광자가 렌즈에 빨려 들어가 필름의 은입자를 변형시키거나, 또는 반도체 소자에 0과1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사진가에서 전혀 다른 인식을 요구한다. 이는 네오가 죽기살기로 느브갓네살호를 조종하는 것과 매트릭스 안에서 멋지게 오토바이를 타는 차이만큼이나 크다. 디지털의 색과 질감이 필름과 완전히 동일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해도 촬영하는 주체가 이것을 인식하는 순간 피사체를 대하는 태도는 달라지는 것이다."

참으로 탁월한 고찰이십니다. 매트릭스의 비유도 멋지고, '인식하는 순간 달라지는 태도'를 말한 문장에서는 촌철살인의 스릴을 느낍니다. 좋은 원고를 읽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단순한 문장고르기 차원에서 몇 가지만 말씀드리는 것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스트만 코닥이 조그만 박스와 같은 카메라를 만들면서..." 에서 '만들면서' --> '만들어' (한 문장에 '면서'가 두 번 나오니까 읽는 맛이 조금...)


"하지만 필름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 "하지만 필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또는 "하지만 필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역시 읽는 맛 때문에...)


매니아 --> 마니아


"...촬영한 사진을 즉석에서 리뷰하고는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컷들은 즉석에서 지워버리는 풍경..."에서 '즉석에서'를 하나 빼는 게 어떨지...


"피사체 앞에서 망설였던 과거를"에서 '망설였던'을 '망설이던'으로 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영어식 시제를 차용한 과거시제형 수식어구에 제 개인적으로 반감이 많습니다 ^^)

"아니 실제로 그렇다."와 "하지만 필름도 역시" 사이에서 문단을 바꾸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논리의 흐름을 좀더 잘 정리하는 뜻에서...)


"사진은 지난 1백년간 누구나 자신의 인생 또는 타인의 삶의 한순간을 기록하고 보관할 수 있었다. 그것은 때로 찍을 때 수고스럽고 고통스럽기까지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그 결과물에 대해 만족해하고 행복해한 것은 사진예술만이 가져왔던 독점적인 특권이었을 것이다. 만일 디지털 사진이 과거 사진이 가졌던 ‘설렘의 추억’마저 가져가려한다면 그것처럼 염치 없는 짓은 없을 것이다."

아래와 같이 고쳐 보았습니다.

"사진을 통해 지난 1백년간 누구나 자신의 인생 또는 타인의 삶의 한순간을 기록하고 보관할 수 있었다. 찍을 때 때로 수고스럽고 고통스럽기까지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그 결과물을 보며 만족해하고 행복해할 수 있었으니, 이는 사진예술만이 누린 독점적인 특권이었을 것이다. 만일 디지털 사진이 과거 사진이 가졌던 ‘설렘의 추억’마저 가져가려 한다면 그것처럼 염치 없는 짓은 없을 것이다."


끝으로 '염체'는 '염치'의 방언입니다. 원래 사용하신 '염치'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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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간밤에 이상엽님께 쪽지로 보내드린 내용입니다. 이상엽님께서 받아보시고 포럼에도 올리는 게 어떠냐고 권유하셔서 여기 게시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권기찬님의 댓글

권기찬

아직도 진공관의 풍만한 음량과 음색으로 인해 한때 TR에 밀려 사라질것 같았지만 아직도 제조되고 있는걸 보면 아날로그는 그래도 인간친화적인가 봅니다. 예전에도 필름단종은 있어 왔었고요 필름 메이커도 병합등으로 사라진경우도 있습니다. 필름공급량은 줄겠지만 필름으로 만든 사진의 가치는
반비례로 올라가겠죠^^ 한때 저역시 필카를 팔고 디카로 가려 했으나 결국 필카에 맘이 가는군요
누군가가 그의 한평생 필름을 만들겠죠. 그가 죽고난후 나에게 몇년의 인생이 좀더 남는다면 그땐
내가 만들어 쓰죠 뭐^^

박주연님의 댓글

박주연

情붙인 사람들이 많은 것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더군요...

최영선님의 댓글

최영선

TV가 나오면서 영화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었답니다.
디지탈이 나오면서 책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답니다.

그러나 영역 구분이 일어나고,
그 영역이 재편되어 영화의 영역의 일부를 TV에게 넘겨주었지만,
영화는 그 '나름의 영역'을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디지탈은 아날로그 문자매체(책과 같은 인쇄물)의 영역을
접수하기는 했지만, 대체하지는 못했습니다.

아직 디지탈과 아날로그의 대결은 끝난 것이 아니기에 결정적으로
이렇다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예측대로 '디지탈이 승리를 하겠지' 예상하지만,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할지, 아니면 공존할지 예상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용:
情붙인 사람들이 많은 것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더군요...

말씀처럼, 정붙인 사람들의 세대가 사라지면 그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동원[DWL]님의 댓글

이동원[DWL]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 갔지만
저는 아날로그가 좋습니다.
조금은(아니 많이 느릴 수도 있겠네요) 느려도 왠지 아날로그는 따스함이
있는거 같아요.
저만의 생각입니다.

박은원님의 댓글

박은원

그런 현실이 올까봐 두렵습니다.
하지만 디카가 아무리 발전해도 필름의 감성까지
대신 할수는 없겠지요.

필카는 촬영자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개입된 사진이고
디카는 기기에 의지한 사진이지요.
그래서 필카 (그중에서도 클카) 를 좋아 합니다.

김기현님의 댓글

김기현

반드시 사진에 국한하여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폭넓게는 기록매체의 관점에서 필름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기록물의 관리와 사용의 편의를 위해서 2000년을 전후하여

정부기록물을 광화일화하는 작업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당시 매우 혁신적인 사업으로 추진되었으며

그에 따라 기존의 청사진은 곧 사라질 위기에 쳐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기록물보존소의 경우를 참조하기도 했지만,

기록물의 보존기한의 담보라는 측면에서 디지털은 기한을 확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필름은 최소 50년의 기한은 담보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청사진(필름)으로 기록물을 계속 보관하면서 광파일을 통해

기록물의 효율적인 관리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그 과정에 직접 관여하여 디지털파일의 보존기한을 따져보았던 저로서는

필름의 소멸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권기찬님의 댓글

권기찬

근데 정말 필름이 완전히 사라질까봐 겁이 나긴 합니다.^^

김경원27님의 댓글

김경원27

디지털 카메라가 나온지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 우려가 기우에 그치지만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상엽님의 댓글

이상엽

2004년 글이 다시 부활 했군요. 라클 게시판의 묘한 매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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