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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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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태영
  • 작성일 : 03-05-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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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풀어놓는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몇몇 사진 관련 커뮤니티를 들러보곤 하며 그들의 게시판의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장비에 관련된 이야기들에 호기심도 느끼고 지적 충족도 느끼고 하며 유익했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니 그것도 참 무의미한 소모적인 논쟁이고, 끝도 없는 토론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한참을 시간이 흘러 가끔 들어가보아도 또다시 여전한 이야기들만 반복되고 말입니다.

가끔 사람들이 신경정신과에 인생상담을 하러 오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합니다.
무언가 세상살이에 마음에 들지않는 아쉬움이나 스트레스를 토로하러 오는 것이죠.
어떤이들은 단순한 애정결핍과 욕구불만에서 오는 가벼운 심리적위안을 찾기 위해서 찾아오기도 합니다.
물론 감기환자가 약국에 들러서 약사분과 인생의 썰을 풀면서 항생제보다 더한 인생이야기의 플라세보를 얻고 가는 경우도 많이 보곤 합니다만, 적어도 신경정신과에 있어서 질병의 치료는 그런 상담으로 되는 것이 아니란거죠(몇몇 경우의 신경증을 제외하곤 말입니다)
요즈음 일부 몇몇 타장르의 의학을 하시는 분들이 진료과목에 정신과 간판을 걸어놓고 우울증 환자의 고민을 들어주며 환자의 만족을 얻어내는 경우를 보곤 하지만 그것처럼 위험천만한 일이 또 없습니다.
현대 신경정신의학에 있어서 환자를 눕여놓고 상담을 한다던지 꿈이야기 해보라는 식의 프로이트류의 역동적 정신의학은 이미 구태의연한 학문이 되어 그 힘이 약해진지 오래고, 요즘에는 거의 영화나 드라마등에서만 등장하는 실정이죠.
요즈음의 신경정신의학에서 환자를 치유시키는 근본원리는 결국은 약에 의해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정신과 감정을 좌우하는 신경계와 호르몬계의 조절을 약으로 보조해주면서 치료를 해나가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정신내과가 되어버린 것이겠죠. 물론 그러는 과정에서의 면담과정은 환자의 상태평가와 심리적 지지를 위해서 꼭 필요는 합니다만..

문득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의 장비에 대한 논의들이 이것과 유사한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들었습니다.
카메라 메이커의 역사를 줄줄 외우고, 각 렌즈의 특성과 온갖 종류의 자질구레한 모든것들을 줄줄 꽤고 있고 또한 어느정도의 사용경험이 있는 사람인데도, 실지로 한달에 사진 몇롤 안찍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진관이 퍽이나 뚜렷한것도 아니고, 어느 마음에 드는 사진에 대해 설명을 좀 부탁해도, 그저 이뻐서 찍었다라는 등으로 자기자신을 투영시킨 어떤 일정부분의 철학도 보이지 않고. 그리고 그 남는 자리에 6군 8매 렌즈의 자연스런 묘사력이 좋다느니, 레드엘마의 흑백에서의 계조가 좋다느니 하는 말만 참 무성하게 많은 경우가 있다는거에요.
물론 그 렌즈를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다는게 아니라, 사진을 보는데 있어서 거의 대다수의 부분이 렌즈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그것을 확인하는데 있다는게 약간은 상황이 역전된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에요.
물론 이것이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잘못이라는건 절대로 아닙니다.
사진이라는 한 장르를 여러가지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분히 자신의 입장에서 사진이라는 장르를 소화해나가는건 참으로 중요한 일이겠지요.
그리고 그것에서 오는 기쁨을 참으로 느끼는 일 또한 중요하고요.
하지만 제가 조금 염려스러운 부분은 다른데 있습니다.
칸트가 이전에 했던 이야기인데, 어떤 소원칙과 소원칙이 상충될때 가치판단을 어떤것이 옳은쪽으로 내릴수 있을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차를타면서 세치기 하는 사람들이 있잖습니까? 누구의 가치관은 세치기를 해서라도 결국은 빨리 가는 것이 더 잘하는 행위이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터이고, 또 다른 누구는 나하나 빨리 가는 것보다 질서를 지켜서 공공의 편의와 안녕을 위하는 사람도 있을거에요.
여기서 칸트는 그 소원칙을 공통원칙으로 확장을 시켜버립니다.
그러니깐 그 세치기의 경우, 모든 사람이 세치기를 한다고 이야기르 해보면, 결국 줄을 선다라는 개념자체가 소멸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죠.
반대로 줄을 서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결국 대원칙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그런게 아닐까요? 장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과 자신의 사진관과 심미관을 풀어내며 서로 공유해나가는 것과 어느것이 조금 더 바람직한 것일까? 하는 것에 있어서 흑백논리로 이것은 나쁘고 저것이 좋다 까지는 아니겠지만, 어느것이 더 발전성이 있을까? 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보면 자연스레 알게될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한 커뮤니티자체가 장비에 대한 논의들로'만' 가득차게 되면 일정 시간이 흘러 한 사용자가 그런 제반지식에 대해 알게 된 이후에는 그 커뮤니티가 그 사람에게 더 이상 발전적인 장을 제공해 줄 수 가 없게 되는거겠지요.
그러니 차라리 장비의 경우라면 너무 개인적으로 논쟁을 펼치는 것보다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차라리 자료들을 수집하고 테스트하고 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거쳐서 입문자들에게 유용한 텍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참 좋을것 같아요.
그리고 사진의 경우는 그러한 논의를 나눌수 있는 장을 좀 더 잘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요(물론 이 포럼의 게시판도 그런 역할을 잘 해나가리라 생각을 해봅니다)
처음에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신경정신과 치료에 있어서 환자의 치료의 과정은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형성, 그리고 상태평과와 경과관찰에 있지, 환자의 한풀이를 들어주는데 있는게 아니에요.
그리고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증상에 따른 약물투여로 인하여 점차적으로 조정이 되어 나가는 것이죠.
결국 환자의 healthy 한 부분과 pathologic 한 부분이 있다고 할때 우리는 면담을 통해서 healthy 한 부분을 최대한 확장을 시켜주고 약물을 통해서 pathologic 한 부분을 소멸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진사랑에 대한 논의들도 그렇게 진행되어 나가는게 이상?적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적당한 장비사랑와 애정의 공유역시 우리네들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유지발전시키는데 결코 무시할수 없는 짜릿한 부분이거든요.
너무나 많은 모임들에서 장비이야기들은 귀가 닳도록 들어왔으니 우리 이곳에서는 정말 사진에 대한 이야기들을 좀 더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야 개인적 성숙과 발전이 있지 않을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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