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지리산출사기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이현재
  • 작성일 : 02-05-27 11:27

본문

정확한 기억은 나지않지만 1983년12월31일 시무식을 마치고 불야불야 배낭을꾸려 팀과 합류, 남원행버스에 올라 남원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인월,마천을 거쳐 백무동에 다다르니 6시30분쯤 되었다.
시간절약한다고 라면으로 저녁식사를 대충 때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웬일? 하동바위 화장실도 못미쳐서 해롱대기 시작했다. 아뿔사,산악회 술악짜들하고 전날 날새기한 여파가 미친 것이다. 그 기세좋던 우리대장 욕쟁이 박선생님도 그날따라 맥을 못추신다. 지리산 도사가 이런일은 없었는데--- 경상도와의 경계에 이르러 일상적인 호연지기 의식(?)(그쪽을 향해 쭉서서 쉬하는것→악의는 없으니 널리 이해하시길)을 겨우 치르고 죽을 힘을 다해 장터목 산장에 도착했을때 발은 안떨어지는데 우리 욕쟁이 대장 무조건 레스꼬다. 지리산 그렇게 다녔어도 통천문이 좌우로 왔다갔다 그렇게 흔들린적은 없었다. 그때는 30대 후반인데다 몸집이 좀있었던 나는 나수 짐을 졌었다.그래도 그 우작스런 눈보라에 모지락스런 바람은 사정없이 배낭멘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았다. 겨우 천왕봉에 올라 텐트를 치고 뭘좀 먹고 잠깐 눈좀 부치려는데 산악회 친구들은 5시간도 지난후에 출발했다는데 벌써 웅성웅성 아는체를 한다 에그머니 4시간이면 족할 산행을 6시간도 넘게 헐떡거린 것이다.
1984년 새해 일출을 산악인들과 함께 천왕봉에서 맞이하고 운좋아야 볼수있다는 한려수도 방향의 확 트인 전경을 바라보며 촬영을 마친 우리 일행(박선생님, 남선생님 나)은 모두 골아떨어졌다가 오후 늦게서야 장터목산장에서 연료 몇병(소주)을 챙겨서 가까운 연하봉으로 올랐다. 경험하신분이 있겠지만 고산에서의 소주한병은 평지에서와는 달리 간에 기별도 안간다.-이하생략-
다음날 새벽 여수, 한려수도 쪽을 향해 일출 촬영을 마무리 하려는데 이게 무슨 하늘의 조화, 난데 없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것이다. 나는 전에도 후에도 겨울에 이렇게 큰비가 오는 것을 본적이 없다. 아이쿠 텐트가 박살나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비는 바로 그치고 9시30분쯤 바로 앞에서 빙화의 황홀경이 펼쳐졌다. 정신없이 마구 셔터를 눌러댔다.(그런데 사진 결과는 너무도 달랐었다. -역시 좋은 사진 결과물을 말하는 노출은 끊임없이 갈고닦은 경험에서 나와야-)
영하20도는 보통이고 체감온도를 감안하면 25도는 훌쩍 웃도는 추위, 화인더가 입김에 서려 허옇게 되어 안보이기 일수이고 차가운 카메라의 금속은 광대뼈를 시리게 한다. 웬만한 카메라는 셔터작동이 멈추고 핫셀의 바디와 홀더사이가 얼어붙어 크랭크가 돌지않는 경우도 허다한곳이 지리산이다. 또 밖에서 필름을 장진하려고 하면 필름이 끊기는 경우도 있다. (나는 지리산에서 펜탁스67 셔터레버를 두 번이나 부러먹었다. -쓸만한 사진한장 못남기면서-)다시 산행을 계속, 세석평전을 눈앞에 둔 촛대봉에서 반야봉쪽과 주위를 촬영한 뒤 촛대봉정상부분에 텐트를 쳤는데 어찌 바람이 세던지 세사람 몸무게가 아니면 텐트가 날라갈번했었다. 다음날 오전에는 반야봉 영선봉쪽을 촬영한후 신정연휴 마지막날 세석에서 조금은 가파른 한신계곡을 타고 하산길에 올랐다.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