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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 Michael Kenna - Portraits of Nature | 2003.09.02 ~ 09.28 | White Wall Gallery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권오중
  • 작성일 : 03-09-14 16:08

본문

사진: Docking Poles, Venice, Italy / 흑백인화 / 1980

Michael Kenna - Portraits of Nature

장소 : White Wall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동99-3 가당빌딩 지하)
기간 : 2003.09.02~09.28 (월요일은 휴관)
후원 : 영국문화원, 프랑스문화원, 일본문화원
문의 : 큐레이터 박연선(02-548-7520, yspark@wwgallery.co.kr)
입장료: 4000원 / 10명이상 단체시 50% 할인 / 학생증 제시시 3000원
할인권: 다음의 할인권을 출력해 가시면 입장료가 50% 할인 됩니다. http://people.raysoda.com/etc/kenna_ticket.jpg

요근래 사진은 하나의 트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마도 사진이 보여주는 이미지가 다른 예술분야보다 좀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사진이란 것은 이전의 과정보다도 훨씬 단촐해졌다. 이런 손쉬운 작동만으로도 나만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깊이 빠지고 사진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이 비전문가들이 사진에 흠취하게 되고, 전문가 못지 않은 해박한 지식과 열정으로 셧터를 누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예술이란 것은 그리 멀리, 어렵게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포스트모더니즘이란 포장을 머리로 읽으며 힘들게 봐야 했던 현대사진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그냥 보면서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사진 전시가 있다. 영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발한 활동중인 마이클 케나는 인기 절정의 세계적인 사진작가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열리는 그의 전시를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면 그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사진에 문외한이라도 케나의 사진을 보며 느끼는 감흥은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면밀히 분석한 사물에 부서지는 빛과 묘한 공기를 통과시켜 신비롭고 회화적인 이미지로 바꾸어놓는다.

이번 전시는 마이클 케나가 직접 선별한 그의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케나의 지속적인 모노크롬 소재의 사용, 작은 사이즈 그리고 단계적인 토닝을 통한 감각적 사진은 과거 회화주의 사진을 새롭게 재해석한 듯하다. 마이클 케나가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만큼 그의 이미 sold out 되어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대표작품과 케나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평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연은 끊임없는 과제의 근원이다. 모든 더불어 살아가기가 그러하겠지만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지배와 순응의 순환고리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연을 지배함으로써 삶을 유지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며, 동시에 자연에 순응함으로써 그 일부로서 살아갈 수 있다. 자연은 아무런 말이 없으나 인간은 일생을 통해 그들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마이클 케냐(Michael Kenna, 1953~)의 작업은 카메라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자연에 귀를 기울이고, 그가 들은 바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그는 언제나 세심하고 정직한 장인의 자세를 견지하며 자연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서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스려서 평정심으로 바라다본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잘 균형 잡혀 있고 모든 요소들이 조화로운 형태를 띄고 있다.

사진에 등장하는 피사체들은 나무나 돌, 조각상이나 다리와 같이 고정된 지형지물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결코 침묵하지 않고 말을 걸어온다. 마치 완전한 적막의 한가운데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몸 속의, 내면의 울림처럼 그 소리에 귀기울이며 우리는 명상에 빠져든다. 그의 풍경 속 자연은 사람과 사물이 함께 공생해 가는 장소로 가꾸어져 있는 것이다.

이처럼 그의 사진은 단선적이며 명료한 참선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사진을 보는 동안 우리는 표지판이 완벽하게 정비된 쾌적한 길을 달리는 것과 같이 어떠한 갈등이나 위협감도 느끼지 않는다. 다만 정확하게 재단된 화면 안에서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도점들을 따라 편안하게 눈길을 두기만 하면 된다. 강한 원근감을 주는 선적인 요소와 패턴의 배열과 같이 반복되는 형태적 요소들을 좇아 그의 여정에 편안하게 동행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분명한 첫 번째 착시점과 시선의 유도는 관찰자의 시점, 즉 렌즈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기법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사진적 프레이밍(framing)의 미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마이클 케냐의 사진의 관심사는 오직 스스로 선택한 사진적 표현 양식들을 자신의 감성을 시각화하는 일에 온전히 기여하도록 활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의 많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이야기 거리와 세계에 대한 남다른 해석을 제시하기에 공격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것에 비해,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고유한 속성에 충실한 자세로, 사진을 자신의 언어로 완벽하게 소화하는 일에 순수하게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 순수성은 전통적이며 수공적인 은염 프로세스(Gelatin silver process)를 통해 빛을 발하고 있다. 흑백사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은입자의 변주는 사진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정제된 물성을 느끼게 한다. 밝음과 어두움만으로 변환된 모노크롬의 세계, 그것은 이상화된 자연이며 신비한 대화의 장이다. 따라서 사진에 찍혀진 장소가 어디이며 그때가 언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진가가 그 장면들을 대한 순간에 느꼈을 내면의 울림, 침묵하는 자연으로부터 얻어낸 은빛의 울림을 함께 들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행복감에 젖을 수 있는 것이다.

- 신수진, 사진심리학 / 연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마이클 케나 (Michael Kenna)

1953년 출생인 마이클 케나는 영국 출신으로 미국 및 여러 나라에서 활발한 활동중인 사진작가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촬영한 그의 낭만적이고도 몽상적인 이미지는 빛과 그림자, 색조와 구도들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림에 의해 가능한한 점잖게 전달된다. 면밀히 분석한 사물에 부서지는 빛과 묘한 공기를 통과시켜 신비롭고 회화적인 이미지로 바꾸어놓는다. 2000년에는 프랑스정부로부터 문화 예술 공로 훈장를 받기도 했다.

마이클 케나는 1975년 영국의 유명한 사진작가 빌브란트가 기획한 전시(폴 스트랜드,에드워드 웨스턴,마이너 화이트,해리 캘러한, 아론 시스킨드 같은 작가들이 참여한)를 보고 그의 초기 중요한 시기에 작품세계를 변화시킬 큰 영향을 받았다.

현대 사진작업의 대부분은 실존하는 사물자체보다는 좀더 새로움에 대한 추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케나의 지속적인 모노크롬사용, 작은 사이즈, 단계적인 토닝을 통한 감각적 사진은 과거 회화주의 사진을 상기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케나의 작품이 편안함과 우아함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어필하고 과거의 풍부함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거부당할 지도 모르지만, 그의 작품 스타일은 다양한 회화적인 형식에 대한 그의 동경에서부터 시작된다. 케나의 사진은 일반 관객들에게 어렵거나 많은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흑백필름은 본질적으로 관찰하고자 하는 대상을 배경이 되는 세상으로부터 분리시켜 실재세계에서 가상 실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는 비록 포스트모더니즘 예술환경에 속하지만 전통적인 주제(풍경과 건축물)에 대한 재현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는 많은 사람에게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작가로 남아있다. 전통주의자에게는 너무 진보적이고 아방가르드에게는 너무 보수적이라고 이해된다.

그가 존경하는 유명한 사진작가 죠셉 슈덱, 으젠느 앗제,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은 사라져가는 부분을 사진으로 남겼고 케나는 우리에게 그의 시대에서 없어질 것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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