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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퍼온글)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정경용
  • 작성일 : 02-05-28 14:33

본문

항상 사진을 찍으며 봐오던 세상..
아랫 글을 읽으면서...다시한번 생각하게되었습니다.

이하 퍼온글...



그날..

난 울었다..

철 없던 시절..

눈물 많던..어린 시절 이후..

난 처음으로..

참 많이..울었던 것 같다..


..............................................


"뭐 좀..쌈박한거 없겠냐?..아우 짱나.."

학교 방송국 안..

동기인..이군과 나는..

방송제 작품..중간 중간을 커버하는..

그 무언가를 만들려고..

머리 끄댕이를 잡고 있었다..ㅡ.ㅡ;;

무..물론..ㅡ.ㅡ;;

술 도 조금..ㅡ.ㅡ;;

고..고기도 조금..ㅡ.ㅡ;;

사실..방송국 회비 빼돌렸다고는..ㅡ.ㅡ;;


...........................................


"미치겠군..방송제가..낼 모렌데..

낼 국장 얼굴을..어떻게 보냐.."

"그러게..더군다나..회비로..술마신걸 알면.."

나, 이군 : 제명이군..ㅡ.ㅡ;;

"눈 앞이 깜깜하다..어이구.."


...........


둘은..

한동안..말이 없었다..

(사실..졸렸다..ㅡ.ㅡ;

"너..방금..눈 앞이 깜깜하다고..했냐?"

"어..왜?.."

"이거 어떠냐?..맹인인척..연기해서..

사람들에 반응 같은걸..다큐 형식으로 찍는거야.."

"그래?..예를 들면?.."

"이런 거지..지하철..어디에서 어디까지..가는 도중에..

어떤 모습으로..사람들이 다가오느냐..등등..

어때?"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래..이정도면..내일 '회비건'도..봐줄지 몰라..'

ㅡ.ㅡ;;

"그래..그럼..누가 맹인을 하지?"

"맹구야..~"

"그렇사와요..(맹구 버젼으로..)" ㅡ.ㅡ;;

"그래..니가 해라.."

으음..

이런 이유로..내가 됬다..ㅡ.ㅡ;;

썅~ ㅡ.ㅡ;;


.........................................


다음날..

사당에서..이군을 기다렸다..

사실..

자신 만만했다..

선글라스를..낀다고 해도..

실눈을..살짝..뜨면..

자신있었다..ㅡ.ㅡ;;

.........

.............

.................

"리얼리티가 떨어질까봐..안대도 준비했다..써라.."

ㅡ.ㅡ;;

"야..이 작대기는 머냐?"

"어..맹인용..지팡이를 못구해서..

그래도..구색을 갖춰야지..하하..

딸내미 시집보내는 심정이라니까..하하"

육갑하네..ㅡ.ㅡ;;


.......................................


드디어 출발이었다..

커다란 뿔테 선글라스에..

눈 위에는..검은 안대를..찟어서 쓰고..

지게 작대기 같은..지팡이를 들고..ㅡ.ㅡ;;

난 거리를 나섰다..

물론..

조금 떨어진 뒤편에선..

"야..정상인처럼..행동 하지 말란 말야.."

라는..

지X 같은 소리가..들리고 있었다..

(니가 해봐..썅~ ㅡ.ㅡ;


........................................


처음의..자신감은 어디가고..

내 가슴 속엔..

20여년을..넘게..나에게 봉사해준..

눈에 대한..

고마움과..

암흑 세계에 대한..두려움만이..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게..나는..사당역으로..내려갔다..

평소에는..

휙휙~..뛰어내려가던..

그 짧았던 계단들이..

그날은..어찌나..길고..

한발짝..한발짝 내딛기가 힘든지..

등에는..식은땀이 흘려내렸다..

'씨X..어제 회비가지고..술을 먹는게 아니었어..어휴~'

꿍시렁..거리면서도..

나는 꽤 오랜시간을..보내고서야..

사당역..구내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이미..

인파에 묻혀..

나를 몰래 찍고 있는..이군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고..

선글라스를..벗지 않는한..

나는 철저히..혼자였다..


..........................................


우선..

계획대로..

사람들에게..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저..죄송한데요.."

..

"저..실례지만.."

...

"저..여의도 가려면..어떻게.."

.....

그 누구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속에서..열불이 났다..

마음 같아선..당장이라도..

선글라스와..안대를 벗고..

"야..난 시력이 1.5야~"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ㅡ.ㅡ;;

뒤에선..

"야..국장이 너 좀 보자던데?" 라는..

이군에 속삭임이..슬쩍 들려왔다..

크흑..ㅡ.ㅡ;;


..........................................


점점..

의욕이 떨어졌다..

목적지인..

여의도에 가보긴 커녕..

사당역에서..1시간이 흘렀다..

온 몸은..땀으로 흥건히 젖었고..

마지막으로..나를 지탱해주고 있었던..

지팡이 마저..사람들 틈에서..떨어뜨리고..

나는..

거의..한계 상태에 다달았다..

나는..

조용히..되네였다..

"정말..드러운 세상이군..쩝.."

그리곤..선글라스를 벗으려는 순간..

"저..어디까지 가세요?"

"네?"

"아..몸이 불편하신 것..같아서요..혹시 방향이 같으면.."

"네?..아..네..저..그게.."

너무나..갑작스러워서인지..

나는 말을 더듬거렸다..

"여..여의도까지..가는데요.."

"아 그러세요?..저희도 그쪽 방향으로 가요..

같이 가세요.."

"네..감사합니다.."

그녀는..

내 팔에 팔짱을 끼고..나를 이끌었다..

어리둥절했다..

포기 직전에..나를 이끌어주다니..

누굴까?..무척 궁금했다..

지하철에 올라..

그녀에게 물었다..

"저..고마워요..폐끼치는 건 아닌지.."

"후후..아뇨..초행길 이신가부죠?"

"네?..네..실명된지..얼마 안되서요.."

"네..그러시군요..많이 답답하시겠어요..아 참..

여보..인사해요..우리랑 같이 가시게 됬어요.."

"아..그래?..아..안녕하세요.."

일행이..있었나?

"아..네..방갑습니다..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아..아뇨..저야..머..저도 앞이 안보인는 걸요.."

"네?..무슨?.."

"저도..맹인입니다.."

뒷통수를..

망치를 맞은듯..

나는 말을 잃었다..

"아..아니 어쩌다가.."

"대학 입학하고 부터..눈이 나빠지기 시작했죠..

이유는 몰랐지만..머..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졸업하고..취직도 하고..와이프 만나서 결혼하고 나서야..

의사선생님을 찾았는데..

30이 넘기전에..앞을 못본다는 거예요.."

"그..그래서요?.."

"뭐..자포자기로..죽을려고 마음 먹었죠..

이 사람한테도 미안하고..또..딸한테도..그렇고..

못난 가장이 싫었었죠.."

"..."

"그냥..죽고 싶었어요..

다시는..사랑하는 우리 가족..얼굴을 못본다는 생각에..

살기 싫었죠..그래서..칼로..제 배를 찔렀어요.."

"..."

"혼수상태로..병원에 실려갔다는데..

의식이 돌아왔을때..흐릿한 형체만 보이는..

와이프와..제 딸이..이렇게 말하는거예요..

우리 가족..눈이 네개나 되는데..왜 이렇게..약하게 구냐고."

"..."

"울면서..손을 꼭 잡는데..제 자신이..부끄러우면서..

눈물이 나오더군요..그 때..태어나서..처음으로..

참 많이 울었어요.."

"네.."

"하하..너무 제 이야기만 했죠?..

처음 뵙는 분한테..이런 이야기까지 다하고.."

"아..아뇨..너무..좋아요.."

"사실..우리 가족을 자랑하고 싶어서..그런가 봐요..

제가 사는건..다 이사람이랑..우리 딸때문이죠.."

"네.."

"여보..여기서 갈아타야죠.."

"응?..그래?..일어서시죠.."

"네.."

아무 말도..할 수 없었다..

그저..그들이 이끄는데로..따라갈뿐..


.......................................


그리고..

목적지에..도착할 때까지..

그 남자는..

끊임없이..자신의 가족..이야기를 했고..

그 여자는..

가끔..작은 웃음 소리만 낼뿐..듣기만 했다..

마치..별 것 아니라는 듯이..

그리고..

목적지에..도착할 무렵..

그들은..내게..

뜻밖에 말을 꺼냈다..

"저..사실..저희 집은 사당이예요.."

"네?..아니 그런데 왜?.."

"역에 내려서..집에 가려는데..

님이 보이시길래..남편에게 말했더니..

뭐하냐구..빨리 도와드리라고 해서요..

저도 그러고 싶었구요.."

"아..아니..그..그럼..미안해서.."

"당신도 참..왜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하하..괜찮아요..도와가며 사는거죠..

저도..그렇구요.."

그들은..

나를 택시 정류장까지..데려가..

택시까지 잡아주고..

사당으로 향했다..

떠나면서..

그 남자의 말..한마디는..

잊어지지가 않는다..

"눈이 안보이니까..우리 딸하고도..더 많이 놀고..

나쁜 것도..안봐서 좋고..

님을 도울수 있어서..더 좋았습니다..

희망을 잃지 마세요..

그래서..님도..또 다른..사람을..

도울 수 있었으면..좋겠습니다..그럼.."

...

.....

.......

.........

...........

세상은..

보이는 것 이상..

깨끗하다..


........................................


그 부부를..떠나보내고..

안대를 풀었을때..

내 눈엔..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야..우냐?..아주 지X을 한다.."

"그러는 너는..카메라에..눈물 들어가면..죽어"

나도..

친구도..

울 수 밖에 없었다..

그네들의..뒷모습을 보며..


-----------------------------------------------


우리보다 조금 더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조금씩 서로 양보합시다..

그들의 눈으로..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봅시다..

그들을 보고 지나치기 전에 잠시만이라도 나와 입장을 바꿔 생각해봅시다..

우리의 작은 용기와 시간을 낸 도움이.. 그들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상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그것 만으로도..

우리와 그들에게는.. 살아가는데 커다란 힘이 될 것입니다..

조금더 서로를 사랑합시다.. 살기 좋은 우리나라, 한국을 만들어 봅시다..

우리의 작은 인식의 변화가.. 세상을 좀 더 환하게 만들것입니다..

그들에게.. 힘내라고.. 열심히 사시라고.. 전해줍시다..

그들도.. 우리와 생물학적으로 꼭 같은.. 동포이며.. 인간입니다..

한민족.. 한나라의.. 한국인 입니다.. 조금더 사랑합시다..


ps. 루피의 또 다른 이야기.. 장기기증자..


그리고.. 국호 바로 세우기에 관한 글.. Korea가 아니라.. Corea!


그날..

난 울었다..

철 없던 시절..

눈물 많던..어린 시절 이후..

난 처음으로..

참 많이..울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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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희광님의 댓글

김희광

눈은 소중하죠...저두 그래서 언젠가 깨달은게 있어서

안구는 기증할려구 서약했는데 기분이 좋더라구요...

내가 죽어도 누군가가 내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볼수 있다는 사실이

참 절 행복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m6는 사용 잘 하고 계시나요? 언제 한번 스타일 놀러오세여..와서

m6두 좀 보여주시구...전 카메라가 없어서 요즘 라이카만 보면 괜히

들떠기만 하네여~

그럼

김희광님의 댓글

김희광

스타일 전화번호가 바뀌었습니다.

541-8298 입니다. 제 핸드폰은 011-9880-7198 이구요

요즘은 사무실에 거의 있는 편입니다. 제가 암실을 하고 있으니까

시간 나실때 아무때나 오셔두 괜찮을듯...기왕이면 사진두 좀 보여주시구..

ㅎㅎ 그리고 동하님은 스타일 관두시구 나가셨습니다.

그럼 나중에 뵈여~

하석준님의 댓글

하석준

낼 꼭 오세요...

제가 요즘 희광씨를 좀 귀찮게 하게 만들고 있거든요

김희광님의 댓글

김희광

언제라두 좋으니까 부담갖지 말구 와여...

낼은 오후 내내 있으니까여..아니 오늘 이구나...

에구 졸립네여..

그럼 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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