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T* : CONTAX TVS Digital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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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영우*
- 작성일 : 04-01-10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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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X TVS Digital
은황색의 티타늄 바디를 가진, 콘탁스의 보석 같은 존재들이라 할 수 있는 T시리즈. 그리고 G시리즈. 만약 콘탁스에서 SLR만 만들어지고 있었다면 콘탁스라는 브랜드의 밸류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바야흐르 디지털 시대, 잠잠하던 콘탁스는 마침내 그 ‘티타늄 라인업’에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추가하게 되니, TVS Digital이 그것이다.
TVS Digital은 디지털 카메라로서는 최초로 칼자이스 T*코팅 렌즈를 적용한 카메라였다. 그래서 발매 이전엔 참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과연 살인적인 가격! 지아무리 콘탁스고 지아무리 T*라도 이건 너무한거 아닌가 라는(물론 이 위에는 라이카의 D-Lux가 있다 -_- 가격이었고 자연스레 TVS Digital은 잊혀져가는 존재가 되었다. 그바람에, ‘돈---- 디카’로 찍혀 제대로된 성능 평가조차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우연히 한 대를 입수하게 되어 관심많던 TVS Digital의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일단, ‘가격이 심하다’라는 얘기는 이미 충분히 했으므로 가격 이야기는 더 하지 않겠다. 그냥 ‘500만 화소급 고급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로서의 성능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일단 외관부터 보자면, 티타늄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 프론트 커버와 리어 커버, 그리고 중간의 검정색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디자인이 예쁜 디지털 카메라 라고 생각한다. 버튼류는 플라스틱인데 금속제였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버튼들의 터치감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뷰파인더는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시도보정이 가능하다. 상면에는 보조액정과 셔터버튼, 메인당이얼, AFL버튼이 있다. 보조액정엔 간단한 정보들이 뜨는데 LCD를 끄고 사용하는 유저들에게는 유용한 것이다. (디카를 광학뷰파인더로 찍는 사람이 어딨냐고? 여깄다 -_- 셔터버튼은 사파이어 결정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T계열의 전통이다.
티타늄의 촉감이 상당히 좋고 고급스런 마감이지만 반면 후면부의 버튼류는 깔끔한 앞모습에 비해 좀 배열이 산만하고 고급스럽지 못한 느낌인 것이 아쉽다.
다만 십자키를 둘러싼 4개의 버튼으로 이루어진 메뉴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편리한데, 아주 간편한 조작만으로 원하는 파라미터에 접근하여 조정이 가능하다. 자주 쓰는 노출보정, WB, ISO를 한 버튼에 몰아넣고 바로 접근이 가능하며 촬영모드를 조정하는 C메뉴, 이미지 세팅을 하는 D메뉴로 나뉘어져 있어 익숙해지면 참 편하다.
바디의 내구성은 아주 뛰어나다. 차가 밟고 지나갔다는 TVS Digital을 보았는데, LCD가 깨지고 약간의 덴트가 발생하였으나 이외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차에 밟힌 TVS D...
버튼을 누르면 LCD에 콘탁스 로고가 뜨면서 Carl Zeiss T* Vario Sonnar 35-105mm(35mm eq.) F2.8-4.8 렌즈가 돌출한다. 좀 느린 초기 기동시간이다. 여기서 사용자는 한번 뜨악 하게 되는데, 500만 화소급 고급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표방하는 이 TVS Digital의 LCD는 저가형 디카의 그것보다 나을 게 없는 수준이다. 해상도가 낮아서 사진의 핀 판독을 하기도 어렵고 게다가 어두운데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색감도 흐리멍텅해서, LCD로 보면 영 아닌 사진이 PC로 전송해서 보면 상당히 색감이 좋은 경우도 많다. 하여간 TVS Digital의 최고 약점이라 하겠다. 하긴 LCD로 노출조차 제대로 보기 힘드니 라이브 히스토그램 기능을 집어넣었나 보다.
카메라의 세팅에 관한 부분은 상당히 독특하다. Iso는 80 100 125 160 200 250 320 400 이라는 독특한 수치로 나가는데 iso 160 같은 정도는 실내에서 유용하다. 또한 SETUP 모드에서는 카메라의 세세한 부분들을 마치 필름카메라의 커스텀 펑션 처럼 조정이 가능한데, 노출보정을 0.3 단위로 할지 0.5 단위로 할지부터 AEL과 AFL의 분리, 브라케팅의 순서 등까지도 설정이 가능하다. 컴팩트에서 이런 디카 처음봤다.
AF의 속도는 그저 그런 편이며, 어두운곳에 가면 상당히 버벅대는게 역시 T계열의 혈통을 이어 받았다. TVS Digital의 유저가 되려면 어두운곳에서 목측 팬포커싱 MF정도는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아무래도 절대 입문자용은 아니다. 촬영모드는 그 흔한 씬모드 그런거 안키우며, P모드와 Av모드 두가지를 지원해 T가족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 M모드를 만들어 넣는게 별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콘탁스의 못말릴 고집스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동영상 모드는 의외로 강력한데 메모리 만충시까지 연속촬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TVS Digital을 사서 동영상을 주 목적으로 쓸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컴팩트로서는 조금 큰 덩치에 비해 작은 배터리가 들어가서 러닝타임이 짧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생각보다 배터리 성능은 상당히 좋았다. 하나면 하루종일 찍는데 문제가 없을 듯 하다.
지금까지 이래저래 쓴 것을 보면, 뭐 쫌 이쁘고 독특하긴 한데 LCD구리고, AF구리고 촬영모드도 몇가지 안되고 이거 뭐 콘탁스의 이름에 먹칠하는 디카 아냐?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겠다. 하지만 아직 화질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대반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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