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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100mm/2.8 Macro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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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오승환
  • 작성일 : 02-06-06 22:53

본문

QA란에 대구의 박 근서 님께서도 질문을 하셨고 해서 전에 김 치중 선생님께서 100mm APO Macro를 사셨을 때 제가 달았던 글에 조금 더 추가하여 말씀 드립니다.

제가 100mm Macro를 쓰기 시작한지 거의 10여년 쯤 될 겁니다. 제 렌즈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합니다. 돈이 급하면 다른 장비는 팔았다 샀다 했습니다만 이 렌즈와 R6.2 그리고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M3는 항상 제 곁에 있었습니다. 아래 "필터에 얽힌 전설"에 읽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R6.2와 두번 떨어뜨린 렌즈도 이 렌즈입니다. 라이카 렌즈가 다 이렇겠습니다만 일단은 무지 튼튼한 렌즈입니다. 제가 라이카를 쓰는 큰 이유중의 하나가 견고성과 신뢰성입니다. 사진기는 사진기 주인이 찍으려 할 때 찍혀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정의를 가지고 있어서 인지 카메라와 렌즈는 좋은 사진을 위한 소모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렌즈보다 바디는 더 소모품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구요. 그래서인지 주위에 보면 카메라를 둘둘 말아가지고 다니면서 행여 카메라에 기스나 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분들을 보면 이상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만 라이카가 워낙 고가여서 이해도 갑니다.
전 누가 Leica를 산다 라고 하면 R6.2에 100mm Macro를 추천합니다. 접사는 물론 Portrait도 완벽하게 소화를 해주는 렌즈입니다. 100mm에 F값이 2.8이면 굉장히 밝은 렌즈입니다. 흔히 Portrait 렌즈 그러면 75mm, 85mm, 100mm, 180mm 등을 꼽는데 초점 거리상 거의 중간쯤 위치한 렌즈이고 밝기가 2.8이니 뒷 배경을 사정 없이 날려 버릴 수 있는 렌즈입니다. 다들 라이카 라이카 하는 이유를 느끼게 해 주는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색이 어떻고 콘트라스트가 어떻고 샤프니스가 APO의 특성이 어떻다고 렌즈를 평가하시는 것을 봅니다만 저에겐 그런 능력은 없습니다. 다만 30년 가까이 오랜 동안 좋다는 이 렌즈 저 렌즈를 써보면서 “어 거참 좋다” 란 이 느낌이 들게 한 렌즈입니다. 제가 가끔 제품사진을 찍는데 태양광 하에서 완벽하게 제 색을 표현해주는 렌즈입니다. 물론 스트로보 사용시도 마찬가지이구요. 15mm부터 400mm까지 거의 모든 렌즈를 써보았지만 이 렌즈 만큼 저에게 만족 감을 준 렌즈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Elpro도 나중에 한번 써보시구요. 접사하시면서 Angle Finder도 한번 써보시구요.

감사합니다

오승환

추가로 제가 전에 억불 사용기 란에 올렸던 글을 올립니다. 그때 어느 분이 아버지가 부자인 것을 자랑한다고 유일하게 리플을 다신적이 있습니다만 아시는 분은 아십니다 제가 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제가 라이카를 쓰는 이유>

나이는 40을 조금 넘었구요.
그냥 자유 게시판이라구 하여 그냥 적어 보고 싶어 적어보는 것이니
아주 주관적인 면이 있다 하더라도 이쁘게 봐주세요.

제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제가 본 아름다운 광경을 제 방에 옮겨 오기 위함입니다.
오디오 매니아가 현장의 감동을 방안에 옮기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 오디오를 바꿔가며 듣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은 돌아 가셨지만 아버지께서 국민학교 6학년 소풍 때 빌려 주셨던 M3를 시작으로 사진이 좋아서 그때부터 무지하게 찍어댔습니다. Canon GIII QL이 처음 제 소유의 사진기 였고 당시 친구들이 많이 기지고 있던 Olympus Pen보다는 좋은 것이였는 지 굉장히 사진이 잘나와서 주위에서 사진 잘 찍는다고 칭찬도 많이 받고 소풍 가서 친구들 단체 사진 찍어주고 돈도 좀 벌고 했었죠.
사진을 찍기를 좋아하니 아버지께서 Canon F-1을 사주셔서 정말로 Top/Bottom Cover의 누런, 신쭈라고 하지요 색이 다 나와 버릴 정도로 찍어댔습니다. 87년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도 꾸준히 사진을 찍어댔죠.

그런데 어느 날 저의 사진 기술이 거의 무용지물이 되 버리는 사건이 있었죠. Program Mode의 적용으로 누구나 완벽한 노출의 사진을 찍어 낼수 있게 되었고 AF는 사람이 아무리 빨라도 따라갈 수 없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회사의 동호회 회장 할 때입니다. 초보도 왕 초보 회원이 똑딱이 카메라를 찍다가 F-801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누드면 누드, 경치면 경치 약간의 구도는 엉성해 보여도 완벽한 사진을 찍어 내더라고요. 그때부터는 20년 가까이 사진을 찍은 저의 조언은 그 친구 한테는 전혀 영향력이 없어졌습니다.

아! 사진은 경험이 과연 필요 없는 것인가? 눈에 난시도 있고 해서 에라 나도 바꾸자 해서 EOS-1으로 싹 바꿔버렸지요. 물론 라이카는 있구요. Canon은 빨간줄이 있는 L Lens만을 썼는데 FD에서 EF로 바꿀려니 천문학적인 돈이 들더라구요. 14/50/20-35/80-200/85/200/300mm 각각의 최고로 밝은 렌즈 만을 썼으니 오죽했겠습니까. 미친 짓 이었습니다. 렌즈가 비싸니, 또 촛점은 자동으로 맞춰주니, Film은 지금은 두산현상소에서 서비스를 안하지만 Kodakchrome만을 Icebox에 싸가지고 다니며, 지리산이다 마등령이다 돌아다니며 찍어 재꼈죠.

남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Canon 50mm/1.4을 6번 바꾸고 맘에 안들어 F=1.2로 바꾸고 전쟁을 끝냈지만 그 후로 저한테 물건 파시는 분들은 아예 완전 곤뽕이 아니면 팔 생각도 안 하셨고 사지도 않았습니다.

보조 카메라를 선택할 때는 얼마나 유난을 떨었는지 Rollei35, Contax T2, TVS, Nikon 35ti 그리고 마지막으로 28ti로 결정할 때까지, 사진기를 바꿀 때는 Slide Film으로 최소 10통은 찍어야 감을 잡으니 샀다 바꾸기를 밥 먹듯하니 얼마나 경제적 손실이 컸겠습니까.

그러다가 Canon Lens 사진이 맘에 안들기 시작했습니다. Magenta가 강한지 붉은 색이 싫더라구요 오히려 Pentax의 푸른끼가 좋아 보이고 이것도 웃긴 이야기인 건 다들 아시죠. 사진이란 필름의 보관, 노출, 렌즈, 기술, 그리고 특히 현상, 인화가 영향력을 발휘 한다는 것이죠.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중에 왜 카메라가 빠졌냐구요? 요즈음 카메라 나빠서 사진 안나오진 안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저는 카메라의 정의를 이렇게 내려 봅니다.
촬영자가 찍을때 찍혀야 한다는 것이지요. 예로 무거운 배낭에 가득 장비를 싫고 백두산에 올라 아름다운 백두의 설경을 담으려하는데 셔터가 안눌러진 경험을 해보신 분이 계신지요. 사진기는 어느 순간이라도 작가의 의도대로 움직여 줘야한다는 겁니다. 그런 오류를 줄이기 위해 사진하시는 분들이 비싼카메라, 기계식카메라를 찾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그래서 지금은 라이카를 씁니다.

국민학교때부터 곁에서 항상 변함없이 그냥 그저그런 사진을 꾸준히 선물해주는 사진기가 라이카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에 말씀드린 눈으로 본 아름다운 감동을 방안으로 옮기는 데는 가장 믿음이 가기 때문이지요. 박찬호가 잘 던지지만 꼭 이길것이라는 신뢰감이 안가는 것 처럼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 한번 제 주관과 경험을 토대로 그냥 쓴것이니 비판은 말아주시구요 혹 저보다 선배님들께 실례나 하지 않았는지 조심스럽습니다. 저처럼 사진 찍기 좋아하는 분들과 밤새 사진 이야기나 하면서 잔을 기울이고 싶은 사람입니다.

좋은 사진 좋아하시는 분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승환 올림
추천 0

댓글목록

도웅회님의 댓글

도웅회

오승환님의 글에 공감을 갖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향한 열정이 부럽게 느껴집니다. 감사 합니다.

박근서님의 댓글

박근서

감사합니다... 역시 생각대로 밀고 나가야겠군요... 렌즈 퀄리티가 그러하다면, 아마도 그렇게 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오기동님의 댓글

오기동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얼마전에 Leica 100mm/2.8 Macro 에 입문?한 오기동입니다..
아직 몇록밖에 찍어보지 못해서 뭐라 말 할 수는 없지만 좋은 랜즈임에는 틀림이 없는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작품많이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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