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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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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대학 사진학과를 나와 대기업 사진 담당도 했고, 알프스 히말라야 등정 경험도 있고, 관련서적도 내고

사진전도 하고, 관련잡지에 사진 위주의 기고도 하고 있으니 아무튼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겠습니다.

연배는 저보다 서넛 아래이지만 제가 무척 좋아하고 존경하는 친구이지요.

그 친구와 어젠 모처럼 점심을 같이 했습니다.

전 늘상 사진관련 도구를 장만하면 이 친구에게 검사(?)를 받아왔습니다.

어제도 제 손에는 d200이 들려 있었구요.

아 참 이 친구도 200을 쓰고 있습니다.



제 200이를 능숙하고도 현란한 손놀림으로 만지며 이곳 저곳 앵글도 잡아보고 셧터도 눌러보며

'좋은 카메라 장만하셨네요.' 라는 말에 한껏 기분이 좋아져 있었는데

'스크린이 제것이 아닌가봐요.'

......??

'누가 격자 스크린으로 교체해 놨어요.'

......^^

전 그러냐는 말 밖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NIKON D200은 메뉴상에서 격자스크린을 설정 할수 있습니다.*



M의 족보를, 그에 따른 렌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까지 꿰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더군요.

사실 사진 경력으로만 따져 본다면 그 친구보다 제가 선배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카메라의 기능을, 렌즈의 맛과 사양을 탐닉하고 갖지 못함에 번뇌하고 있을때

그 친구는 담을꺼리를 찾아 다니고 마음껏 담아내지 못함을 괴로워 했을테지요.



이제와서 저도 담아내지 못함을 괴로워 하기엔

너무도

너무도 멀리 와 있음이 괴롭습니다.

회원님들 명절 즐거이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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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K이종구님의 댓글

JK이종구

인생은 언제나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후배님처럼 작가로서 나설 수 있는 용기있는분도 계실것이고, 사진이라는 개인적인 욕망보다는 안정된직장이라는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것 입니다.

저도 한때 사진을 업으로 삼으려 많은 고민을 해 왔지만, 결론은 안정된 삶이었습니다.
그에 일조를 한것은 업으로 삼는 사진(상업사진)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사진으로 만드는것이 아닌, 클라이언트가 말하고자 하는것을 내 카메라로 대신 말해주는 것 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의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닌 대필작가와 같은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화랑계, 사진시장에서 중요한 작가로 부상하여 내가 찍은것이 시대의 정의가 될 수 있는 대가가 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은요.

너무 자괴감을 가지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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