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II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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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태영
- 작성일 : 06-12-0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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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뷰파인더와 레인지파인더가 일체형이라는 바르낙과는 도저히 합쳐질 수 없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만 난 늘 그 부담스러움에서 한순간도 자유로웠던적이 없었던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전부터 바르낙바디를 계속 기웃거리긴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안경을 쓴 사람에게는 바르낙바디라는것이 참 제약이 많았다.
분리된 두개의 파인더에 아무리 익숙해져도 근본적으로 뷰파인더를 온전하게 들여다본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M 바디와는 다르게 바르낙 바디의 뷰파인더는 나름대로는 SLR 의 파인거같은 느낌마져 들곤 한다. 프레임이 없기 때문이다.
이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데 나름대로는 사진찍는 순간순간 적막감도 선사해주고 집중력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불충분한 시야의 경계는 늘 불만족스러운 것이었다.
또 하나가 있다.
바로 바르낙바디의 셔터타임이었다.
현재의 미국식 셔터타임이 아닌 덕분에 흑백을 찍을대야 별반 차이가 없지만 슬라이드 처럼 반스탑이 미묘한 차이를 불러일으키는 필름을 사용하는 경우
1/200 같은 셔터타이밍을 사용하면서는 마음한구석에 영 찜찜한 마음을 어찌하기 어렵다.
그러고보면 M3 가 등장하면서 뷰파인더와 레인지 파인더의 문제를 개선하고 더욱 맑은 파인더를 제공하면서도 다양한 프레임이 보이고,
동시에 아주 부드러운 셔터의 느낌에다가 리와인더의 편리함까지.
가히 혁명적인 면모를 보여줬으리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에겐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치명적 단점이 있으니 바로 그 부피와 무게였다.
사실 객관적인 사이즈의 차이는 의외로 그다지 크지 않다.
SLR에서 하위기종과 최상위기종의 부피차가 엄청난걸 감안한다면 바르낙바디와 M바디의 부피차이는 겨우 몇밀리미터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이 주는 결과는 사뭇 다르다.
나 처럼 카메라가방 없이 어디 주머니에 찔러넣고 다니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결정적인 차이인 것이다.
때문에 늘 M을 대신할 바르낙 바디를 소망하곤 하여 IIIa, IIIb, IIIc, IIIf, IIf, If, Ig 등 많은 바르낙 바디를 사용해보았지만
결국에 사용하게 된것이 바로 Leica IIIg 였다.
라이카의 역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몇 순간중의 하나가 M 라인의 개발로 바르낙의 Leica IIIh 와 IIIi 라인이 폐쇄되어 버린 것이다.
아마도 3.5cm 렌즈를 커버할 바디가 계획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사실은 그저 지나가버린 역사에 대한 아쉬움을 뿐이다.
어찌 되었건 라이카 IIIg 는 세계적인 밀리언 셀러였던 IIIf에서도 상당한 진일보를 이룬 작품이다.
첫째로 뷰파인더가 훨씬 넓어지고 시원해졌다.
물론 M에 비길바는 아니지만 바르낙 특유의 터널을 통해서 프레임을 보는 듯한 느낌이 상당부분 감소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5cm 프레임과 9cm 프레임이 동시에 떠있다.
이전의 바디가 프레임없이 그냥 뷰파인더의 시야경계로 프레임이 경계지어졌던것에 비하면 훨씬 RF 적인 뷰파인딩을 하는데 용이해졌고 프레임을 구성하는데도 훨씬 수월해졌다.
또한 9cm 프레임의 경우 M3 처럼 테두리의 라인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모서리의 라인이 보이는 것이라 5cm 프레임을 뷰파인더로 보는 경우에 그다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둘째로 셔터가 훨씬 부드러워졌다.
M3 의 셔터메카니즘을 상당부분 채용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적이 있으나 확실히 확인을 해보진 못했고
다만 주관적으로 느끼는 느낌은 비록 M에 비하여 소리는 조금 더 큰건 사실이지만 셔터가 떨어지는 느낌에 있어 이전의 바르낙바디에서 훨씬 진일보해있다.
셋째로 셔터타이밍이 현행의 미국식 셔터로 되어 있다.
B - T - 1 - 2 - 4 - 8 - 15 - 30 - flash - 60 - 125 - 250 - 500 - 1000
으로 되어 있다. 이전의 바르낙바디들이 대부분 유럽식 셔터타이밍을 제공했던것에 비하면 훨씬 편안한 촬영을 보장해준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뷰파인더를 개선하다보니 전체적으로 약간 높이가 높아졌다.
정확히 측정은 해보지 않았지만 대략 3mm 정도인가? 눈으로 보기에 조금 커진 느낌이 확실히 든다.
물론 M 바디 보다는 여전히 작은 크기이지만 바르낙과 M바디의 중간선상에서 타협을 한듯한 느낌이다.
덕분에 그립감이 조금 더 좋아지기는 했지만 휴대성을 생각한다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나 가격이다. 대부분 상태가 좋은 바디들은 10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M 바디와 별반 차이가 없다.
사실 상태가 험한 바르낙 바디의 경우1/3 정도의 가격에서도 거래가 되는걸 보면 가격차이가 상당하다고 하겠다.
다분히 생산대수와 밀접하게 관련지어진 콜렉팅 성격때문이라 하겠다.
다행히 ebay 를 위시한 대부분의 국내사이트들에서도 조금씩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Leica IIIg black paint three crown for swedish army 같은 희귀한 모델은 3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것도 보았으니
가격에 대한 이야기는 더 할 필요도 없겠다.
IIIg 의 간단한 제원을 보면 1957년부터 생산이 되어 고작 3년간 생산이 되었다.
시리얼 넘버는 825001번부터 988350 까지.
플래쉬 싱크로가 제공이 되며 브라이트 프레임은 패럴렉스도 보정을 해준다.
그리고 셀프 타이머도 갖추고 있다.
사이즈는 145*74.5*36.5 이고 무게는 415g 이다.
IIIf 생산이후 저속셔터를 생략한 IIf 와 레인지파인더를 생략한 If 가 있었던것과는 달리 IIg 의 경우는 디자인은 되었으나 생산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Ig 의 경우는 레인지 파인더를 생략하고 생산이 되었으나 부피가 큰 탓에 굳이 광각전용으로 외장 뷰파인더를 사용한다면
If 의 대용으로 사용할 이유는 특별히 없을것 같다.
IIIg 와 함께 발매된 렌즈가 유명한 super angulon 2.1cm f4 렌즈이고 또한 140만번대의 red-scale elmar 5cm f3.5 렌즈들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IIIg 와 rs-elmar 5cm 의 조합은 정말 이런류로는 미적극치가 아닐까? 싶다.
카메라 가방에 여러 장비를 넣어 다니며 진지한 사진을 찍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M 바디가 제격이다.
굳이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조금 더 휴대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IIIg 의 사용이 여러 바르낙 바디의 장점과 M 바디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한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IIIg 와 침동식 렌즈로 라이카를 출퇴근시에도 애용할 수 있는 동반자로 승격시켜봄은 어떨까? 싶다.
..
ps. 첨부사진은 IIIg 매뉴얼과 침동식 즈미크론으로 찍은 사진 한장이다.
댓글목록
최원혁님의 댓글
최원혁
글 잘 보았습니다...
바르낙 참 매력적인 바디입니다..^^
저도 구하려고 했으나 자금의 압박으로 물러나야 했던...(m바디보다 비쌀수는 없기에..)
그나저나 마지막 사진 참 유머러스 합니다..^^
유정현103님의 댓글
유정현103
저도 바르낙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었는데
바르낙을 주머니에 넣는다는게 겨울엔 괜찮은데 나머지 계절엔 옷이 너무 쳐져서요~^^;
그냥 목에 걸고 다닙니다~ 달랑거려도 자꾸 걸고 다니니깐 편해졌어요~
IIIf든 IIIg든 간에 손에 익고 눈에 익으면 괜찮아 지는것같습니다~
디카 쓰다가도 바르낙 쓰잖아요~ 불편함을 잊을 정도로 맘에 들기 때문일까요?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저도 회사에서 점심시간등에 주머니에 찔러넣고 다닙니다.
엠바디야 말 할필요도 없지만..역시 휴대성이나 부피를 생각하면 제일이지요.
그중에서도 스트랩을 거는 고리가 없는 초기형 바르낙이 제일이더군요...
박 강 민님의 댓글
박 강 민
어제 그 동안 닦아만 주던 IIIg에 처음으로 필름을 넣고 vit를 장착 했습니다. 평소 존경하는 *병호님과 중* 수리실에서... 고전적인 외모에 이젠 중후한 기품까지 조금은 연약해 보이던 제 바르낙이... 50mm red elmar에 valoo hood까지 더하니 마치 갑옷에 투구를 쓴 중세의 기사를 보는듯 ... 오늘아침 애들 사진 찍는데 finder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늘밤 싼타크로스 할아버지가 안오셔도 저는 행복 합니다. 제 바르낙에다 빨간 고깔모자 씌워놓고 즐거워 하겠습니다...
운영진 여러분을 비롯한 우리 회원님들 merry~merry happy~happy christmas 되시길... ^^
허은순님의 댓글
허은순
바르낙에 관한 글 검색해서 읽다가 제가 요즘 느끼는 것을 그대로 써주셔서 몇 년 전 글이지만, 댓글달아 위로 올려봅니다.
예전에는 몇년 전 글이 위로 올라오는 라클의 게시판이 참 황당했지만, 요즘은 참 재미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바르낙 너무나 매력 넘칩니다. 스트랩 걸이도 없는 초기형은 조금 큰 휴대폰 들고다니는 기분이 들 정도로 간편하고요.
박노근님의 댓글
박노근개인적으로는 가장 아름다운 카메라입니다. + 매력적이기까지 하지요^^
윤두희님의 댓글
윤두희
세심한 표현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바르낙을 한 대 소유해보려고 뜸을 들이고 있습니다.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이승형]님의 댓글
[이승형]
iiif를 사용하고 있지만 iiig의 뷰파인더가 너무 부럽다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결국 외장파인더를 사고야말있지만 말입니다.ㅎㅎ
바르낙 참 매력적인 카메라지요..ㅎ
김경일[poohoot]님의 댓글
김경일[poohoot]
정말 파인더 하나만으로도 IIIF에서 IIIG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3mm의 차이야 그냥 무시할수 있을것만 같아요.
IIIG언젠가는 꼭 잡아봐야겠습니다..
진상훈님의 댓글
진상훈이곳 선배님 한분께 바르낙과 무코팅 엘마를 빌려 사용해보고 있는데... 참 불편하구 어렵긴 하지만 정말 바르낙 만의 감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젠간 제 호주머니를 장식할 녀석인 것 같습니다. IIIg 라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은 느낌듭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박문녕님의 댓글
박문녕
저도 iii-f RD 랑 M 바디 둘다 사용해보면서.. 항상 iii-g가 궁금했었습니다.
허름한 iii-g 구해서 싹 새로 b/p 해보고 싶은 욕구가 가끔 불끈 불끈 생기곤 해요. ㅎㅎ
이완재님의 댓글
이완재고맙습니다. 저도 IIIG를 가지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Albert kim(김정환)님의 댓글
Albert kim(김정환)lllG 는 lllf 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고급스러운 금속 느낌이 나네요....
심회갑님의 댓글
심회갑
lllG 바르낙 최후의 걸작 입니다!!!
30년전인가 우연히 일본 카메라 잡지에서 본 IIIG.
그 멋지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사진가인 저의 뇌리에 콱 박혀서
며칠을 맴돌더군요 언젠가는 꼭 내손에 넣고야 말겠다고 다짐 했지요!!!
꿈은 이루어 지더군요 지금 저한테 IIIG와 RED ELMAR가 은빛 찬란하게 빛나고 있네요
심회갑님의 댓글
심회갑
원 작성회원 : 심회갑
lllG 바르낙 최후의 걸작 입니다!!!
30년전인가 우연히 일본 카메라 잡지에서 본 IIIG. 그 멋지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사진가인 저의 뇌리에 콱 박혀서 며칠을 맴돌더군요 언젠가는 꼭 내손에 넣고야 말겠다고 다짐 했지요!!! 꿈은 이루어 지더군요 지금 저한테 IIIG와 RED ELMAR가 은빛 찬란하게 빛나고 있네요 |
IIIg 와 레드 엘마의 조합은 바르낙 카메라 최고의 걸작이라고 생가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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