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FA 필름 - 진짜 or 가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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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진인구
- 작성일 : 12-02-2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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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는 소문을 오래전에 들었는데
1-2년전부터 충무로 필름 가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난 싼 맛에
AGFA APX 흑백필름, AGFA Vista 100 칼라네가도 사서 써보고
APX 흑백은 강한 컨트라스트인 것 같아서 별로 안썼는데
Vista 100 은 칼라가 여름 가을에 내 맘에 쏙 들었다.
1년 여 전에 후지 Reala 가 단종된다하여
주력 필름이 없어지게 되어, 뭔가 새로운 필름을 찾아야하는 상황에서
나는 AGFA Vista 100 을 주력 칼라네가로 정하기로 작정한다.
비전문가인 내 경험과 눈으로는,
APX 흑백은 컨트라스트가 강하고, 또 관용도도 넓지 못한 것 같았다.
Vista 100 (정확히는 Vista Plus 100) 이외에도 Vista 200, Vista 400 도 한 두 통씩
사용해봤는데, 그레인이 너무 큰 것 같아서 맘에 안들었다.
오늘, 라클 모 여고수한테 칼라필름 추천한답시고, 이 Vista 100 을 추천했는데,
집에 와서 가만 생각해보니까,
이게 진짜 독일제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해져서
검색을 좀 해보았다.
먼저 필름에 표시되어있는 것을 살펴보니, .. 헉... MADE IN JAPAN 이다 !!
그 반대편에 영어와 아마도 불어인듯한 언어로 뭔가 깨알같이 설명되어있는 것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이런 얘기가 쓰여져있다.
* AgfaPhoto 는 Agfa-Gevaert NV 의 라이센스하에 사용한다. Agfa-Gevaert 는 이 제품을 생산하지도 않으며,
어떠한 제품 보증이나 지원을 하지 않는다. 서비스, 지원, 보증에 대해서는 딜러나 제조사에게 연락바람.
* Lupus Imaging & Media GmbH 를 위해 생산되었으며, Lupus Imaging ... 에 의해 공급된다.
그러니까.. 내가 "갖고 있는" 현재의 이 Agfa Vista Plus 100 은 Lupus 라는 독일회사가 일본에서 만들어서
공급하는 것이다. ("갖고 있는"에 왜 따옴표 쳤는가 하면... 그 전에 사용했던 동명의 필름은,
혹시 Lupus 가 판매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위키피디아 등 몇군데를 검색해보니..
Agfa 가 Gevaert 란 회사와 1964년에 합병하고, 2004년에 도산하면서, 필름사업부문을
AgfaPhoto GmbH 란 회사에 넘겼는데, 넘긴지 1년만에 이 회사가 다시 또 망했다.
그리고는 Agfa 브랜드를 여기저기 라이센스로 넘겼는데,
칼라네가는 AgfaPhoto Vista 라는 브랜드로 판매공급된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이 Vista Plus 100 은
위의 설명과 같이 Lupus 라는 회사가 판매하고 있다.
흑백은 APX 라는 고유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다른 회사에게 팔렸는데 (또는 라이센스), 그게 Adox 라는 회사다.
(롤라이 필름도 마찬가지로 이름만 롤라이일 뿐, 롤라이 브랜드를 소유한 회사는 생산설비가 없는 회사다)
Flickr 에서 검색된 바에 의하면,
칼라네가인 AgfaPhoto Vista Plus 는 Lupus 가 판권을 갖고, 여러나라에서 만든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Ferrania (이태리 ?), 일본에서는 후지,
중국에서는 Lucky,
미국+멕시코에서는 Kodak 공장에서 만든다고.... (진위 여부는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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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에 이 필름들로 찍은 사진은 라클에 여러장이 올려져 있을 것 같은데..
후에 찾아서 올려보도록 할 생각입니다.
댓글목록
문재철님의 댓글
문재철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김승현님의 댓글
김승현
필름에 대하여 부쩍 관심이 늘었는데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허영주님의 댓글
허영주
필림이 난세를 만난 듯 합니다
제작사의 특성을 알고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내막은 알 수가 없지만요
유익한 글 필름 선택에 많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유영님의 댓글
김유영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지방에서는 구하기 힘든 필름입니다..
필름도 필름이지만 한국에서는 현상약품을
수입않하는 걸로압니다..
박철기님의 댓글
박철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걱정이네요.
앞으로 필름의 미래가...
이세연님의 댓글
이세연
이런건 저한테 물어보셨으면 단순한건데... 잘못된 정보가 있어 수정합니다.
우선 흑백필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 APX필름은 콘트라스트가 강하다고 생각한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하물며 400의 경우는 너무 콘트라스트가 없다고 생각적도 많습니다. 관용도가 매우 뛰어난 필름으로 아그파포토가 부도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던 가장 큰 이유중에 두번째입니다. 참고로 첫번째는 아그파 인화지때문입니다. 다만 APX 필름은 전통의 아그파답게 코닥과는 다른 기술로 만들어졌기때문에 흔하게 사용되는 d76,Tmax developer과의 조합이 잘 맞지 않기때문에 자가현상을 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습니다만 부도가 난 이후 APX25필름이 가장 먼저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그다음에 APX400 중형필름, APX100 중형, APX400 135필름순으로 사라지고 APX100 135필름은 인기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인기가 너무많아서 회사가 망한지 벌써 8년이 다 되어가도록 아직까지 팔리고도 남을정도로 재고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만 하여튼 아직까지 시중에 팔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는데 아그파가 부도나면서 창고에 재단하지 않은 어마어마한 양의 필름을 처분하려고 시도하게 되고 이것을 한 중소 필름회사에서 받아서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이 롤라이 브랜드입니다. 롤라이 브랜드는 기존에 자기회사에서 만들던 필름과 아그파에서 받아온 재고를 가지고 새로운 마케팅을 하게 됩니다. 그중에 RETRO100 / 400 이라는 필름이 있는데 이것은 100% APX100/400 필름과 같은 필름이 아니고 그냥 APX 필름입니다. 새로 생산한것이 아닌 만들어진것에 이름만 박았으니 그냥 APX 필름이라고 하는것이 맞습니다.
이런것도 모르고 APX는 별로라고 하면서 RETRO는 좋다고 하는 이상항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마케팅을 잘했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이 RETRO 필름에 문제가 있습니다.로고가 박히지 않은 재고중에 중형필름용은 없었던 것입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대형까지는 못하더라도 중형까지는 라인업을 만들고 싶었던 롤라이는 꼼수를 쓰게 됩니다. 135필름용 원단을 가지고 중형사이즈로 재단을 하게 됩니다. 원래 중형필름은 135필름보다 두께가 좀 두껍다고 해야할까 베이스가 조금 다릅니다. 하지만 135용 원단으로 중형용 커다란 필름을 만들었으니 사진이야 찍히지만 원가 이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긴문제가 RETRO중형필름이 오징어보다도 더하게 말리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실제 APX 기술 라이센스는 ADOX라는 회사가 사가지고 갔기때문에 롤라이는 재고를 지금까지 열심히 팔았고 재고가 거의 떨어진 지금 RETRO필름또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새로 나오게 된 필름이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하여 가장 뒤에 S를 붙인 80S / 400S 필름입니다.이것은 100% 전혀 다른 필름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비슷하게 해버렸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중이지요.
APX 라이센스를 가져간 ADOX라는 회사는 아직까지 APX를 부활시키고 있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APX 또는 RETRO 재고가 유통기한이 다 지난 지금까지도 어딘가에서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계속 팔리고 있기때문입니다. 새로 생산하면 새로운 가격으로 팔아야하는데 가격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흑백필름은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많았던 것에 비해서 칼라필름 생산은 그리 쉬운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포기를 했고 결국 기존에 아그파의 유통을 담당했던 루푸스 이미지 라는 회사에서 칼라필름 라이센스를 가지고 전세계 몇개 되지 않는 칼라필름 생산공장에 의뢰하여 판매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다행이 열심히 팔고 있는중입니다.
아그파 약품에 대해서 추가 설명을 하자면 아그파 약품은 또다른 화학회사에서 라이센스를 인수받았습니다. 그 이후 계속 아그파 이름으로 약품을 생산 판매해오다가 최근 기술 라이센스 기간이 끝이 난것인지 아니면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브랜드 로얄티까지 산것인지 아그파에서 포기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아그파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약품 생산기술이나 공정은 그대로이지만 브랜드 로얄티를 빼버리면서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하였고 더욱 특이한것은 이 회사에서 생산만 하고 판매를 안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돈을 주면 같은 약품이지만 주문한 사람이 원하는 브랜드로 공급을 해주는 방식을 취합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 라이카 클럽이 적정한 수량의 로디날을 주문한다고 하면 약품은 로디날이지만 약품병에는 라이카클럽의 로고가 박히고 또한 라이카클럽이 원하는 이름 예를 들면 라이카디날 이런식의 이름까지 스티커를 붙여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이 회사는 이런식으로 재고부담을 거의 제로로 만들수 있었고 그 덕분에 아그파 약품이 아직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생산기술과 재료가 같다면 진짜 가짜를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중국과 대만에서 만들고 있는데 그걸 가짜라고 하지 않는것과 마찮가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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