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훈 사진집, 유민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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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상엽
- 작성일 : 06-02-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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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사회생활을 하다가 만난 사람을 동료 또는 선후배로 10여년 넘게 가깝게 지내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사진판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성남훈이 그런 경우입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만난 후로 동료로서 선배 사진가로써 그는 저 뿐 아니라 많은 사진가들의 귀감이 된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성남훈이 프랑스에서 사진을 시작한 후 15년의 긴 장정 끝에 내놓는 이번 사진은 특별합니다.
9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취재한 루마니아 집시들의 사진으로 서울에 있던 <파인힐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했을 때만 해도 그를 알지 못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월드프레스포토> 94년 수상작 작품집을 통해 그의 이름을 접하고는 ‘아!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도 해외에서 다큐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었구나’했습니다. 그 이듬해 삼풍붕괴 현장에서 만난 그는 특별했습니다. 새까맣게 아래위로 검정색을 옷을 입고 등에는 배낭을 맨 작달막하고 통통한 사내가 내가 만나고 싶었던 바고 그 성남훈인가 했습니다. 게다가 그의 손에는 참으로 아마추어틱하게 니콘 FM2가 들려 있었습니다. 그 후로 우리는 틈만 있으면 남대문의 빈대떡 집에서 동료 사진가들을 모아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술자리는 대부분 새벽별이 뜨는 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그는 우리에게 참으로 신선한 사진들을 선보였습니다. 발칸반도의 보스니아 사진은 내전의 고통 속에 처한 인간의 삶을 생생하게 내보이기도 했고, 아프리카의 르완다-자이르 내전에서는 이렇게 인간이 잔혹할 수 있을까하는 자괴심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외를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작업한 사진들은 저를 포함해 많은 한국의 젊은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을 자극했습니다. 이제 국내작업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 시각으로 세계를 보는 방법을 터득한 것입니다.
하지만 가난한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이 마음껏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는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한때 방송이 해외분쟁지역에 직접 뛰어든 동영상을 원할 때 성남훈은 한손에는 캐논 EOS1을 한손에는 소니 캠코더를 들고 뛴 적도 있습니다. 잡지 기고로는 도저히 취재비를 감당하지 못해 방송일까지 한 것이지요. 그렇게 어렵게 자신의 주제였던 ‘타의에 의해 쫓겨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덧 15년을 넘겼습니다. 그간 우리는 그의 사진 스케일이 살가도 못지않았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진 정리는 여러 번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그것은 사진 출판의 부재였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고 이제 그의 방대한 작업이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툼한 분량의 사진집이 발행되며 대규모 개인전이 열립니다. 저 역시 그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시인 박노해에게 발문을 부탁했습니다. 박시인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꺼이 3일 밤을 세가며 미문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사진평론가 진동선 역시 사진가 성남훈론 뿐 아니라 인터뷰까지 하는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들의 글을 밤새 교정하며 우리 사진계가 가진 탁월한 기록자이자 예술가의 작업에 동참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회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성남훈 프로필
1963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다.1992년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카르 포토(Icart Photo)’에 재학중 ‘루마니아 집시’ 사진으로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르 살롱’전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서사시같은 사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1993년 동 대학을 수석 졸업했다. 1994년 다큐멘터리 집단인 프랑스 사진에이전시 ‘라포(Rapho)’의 소속 사진가로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1997년 라포 한국특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998년 인도네시아 민주화과정을 취재해 다음해인 1999년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월드프레스포토에서 ‘일상뉴스 부문’을 수상했다. 2004년 강원다큐멘터리 기금과 경기문화예술진흥 기금을 수상했다. 2005년 전주대학교 사진학과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다. 현재 1991년 부터 루마니아,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20개국에서 기록해온 ‘소외된 사람’과 아시아에 관한 프로젝트를 계속하고 있으며 ‘타임’, ‘르몽드’, ‘리베라시옹’, ‘지오’등 세계 유수 잡지와 신문에 사진을 기고하고 있다.
9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취재한 루마니아 집시들의 사진으로 서울에 있던 <파인힐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했을 때만 해도 그를 알지 못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월드프레스포토> 94년 수상작 작품집을 통해 그의 이름을 접하고는 ‘아!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도 해외에서 다큐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었구나’했습니다. 그 이듬해 삼풍붕괴 현장에서 만난 그는 특별했습니다. 새까맣게 아래위로 검정색을 옷을 입고 등에는 배낭을 맨 작달막하고 통통한 사내가 내가 만나고 싶었던 바고 그 성남훈인가 했습니다. 게다가 그의 손에는 참으로 아마추어틱하게 니콘 FM2가 들려 있었습니다. 그 후로 우리는 틈만 있으면 남대문의 빈대떡 집에서 동료 사진가들을 모아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술자리는 대부분 새벽별이 뜨는 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그는 우리에게 참으로 신선한 사진들을 선보였습니다. 발칸반도의 보스니아 사진은 내전의 고통 속에 처한 인간의 삶을 생생하게 내보이기도 했고, 아프리카의 르완다-자이르 내전에서는 이렇게 인간이 잔혹할 수 있을까하는 자괴심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외를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작업한 사진들은 저를 포함해 많은 한국의 젊은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을 자극했습니다. 이제 국내작업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 시각으로 세계를 보는 방법을 터득한 것입니다.
하지만 가난한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이 마음껏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는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한때 방송이 해외분쟁지역에 직접 뛰어든 동영상을 원할 때 성남훈은 한손에는 캐논 EOS1을 한손에는 소니 캠코더를 들고 뛴 적도 있습니다. 잡지 기고로는 도저히 취재비를 감당하지 못해 방송일까지 한 것이지요. 그렇게 어렵게 자신의 주제였던 ‘타의에 의해 쫓겨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덧 15년을 넘겼습니다. 그간 우리는 그의 사진 스케일이 살가도 못지않았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진 정리는 여러 번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그것은 사진 출판의 부재였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고 이제 그의 방대한 작업이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툼한 분량의 사진집이 발행되며 대규모 개인전이 열립니다. 저 역시 그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시인 박노해에게 발문을 부탁했습니다. 박시인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꺼이 3일 밤을 세가며 미문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사진평론가 진동선 역시 사진가 성남훈론 뿐 아니라 인터뷰까지 하는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들의 글을 밤새 교정하며 우리 사진계가 가진 탁월한 기록자이자 예술가의 작업에 동참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회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성남훈 프로필
1963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다.1992년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카르 포토(Icart Photo)’에 재학중 ‘루마니아 집시’ 사진으로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르 살롱’전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서사시같은 사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1993년 동 대학을 수석 졸업했다. 1994년 다큐멘터리 집단인 프랑스 사진에이전시 ‘라포(Rapho)’의 소속 사진가로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1997년 라포 한국특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998년 인도네시아 민주화과정을 취재해 다음해인 1999년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월드프레스포토에서 ‘일상뉴스 부문’을 수상했다. 2004년 강원다큐멘터리 기금과 경기문화예술진흥 기금을 수상했다. 2005년 전주대학교 사진학과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다. 현재 1991년 부터 루마니아,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20개국에서 기록해온 ‘소외된 사람’과 아시아에 관한 프로젝트를 계속하고 있으며 ‘타임’, ‘르몽드’, ‘리베라시옹’, ‘지오’등 세계 유수 잡지와 신문에 사진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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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승모님의 댓글
김승모
한번 구해서 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환익님의 댓글
최환익
모 현상소에서 항상 보았던 사진이군요.
어느분이 찍으신 것인가... 궁금했었는데, 감사합니다.
한상혁님의 댓글
한상혁
멋진 사진집이군요. 12월경? 인사동 어느 지하 갤러리에서 좋은 강의 들었읍니다.
겸손하시고 진실한 사진가의 이미지를 받았읍니다
황성찬님의 댓글
황성찬
그 날 책을 받은 후 집에 와서 찬차히 다시 봤습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저의 사진의 한 모범을 보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 유민의 땅의 첫독자가 된 거에 매우 만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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