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는 아니고, 자작품 제작 후기 정도로 생각하고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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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M을 사용해오면서 waist level finder(WLF라고 줄이겠습니다)에 대한 욕심이 생겼었습니다. 사실 WLF라는게 단지 촬영할 때의 높이의 문제만은 아니죠.
앵글이란것만 생각한다면 잠시 무릎만 굽히면(아니면 엎드리거나...) 일반적인 eye-level finder를 가진 RF나 SLR도 별 차이없는 앵글을 만들어냅니다. 아주 low-angle이야 어렵겠지만... 하지만, WLF가 가진 장점은 피사체가 사람인 경우에 카메라를 덜 의식하게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더군요.

그래서... WLF가 있는 기종을 찾아봤습니다. 프리즘이 분리되는 SLR, 중형 SLR, 그리고 TLR. 사용여부를 떠나서 TLR에 마음이 끌려서...근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더군요. 중형이라는것도 부담스럽고...

결국...갖고있는 M 용으로 WLF를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이게 있으면 좀 자연스런 스냅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싶어서요.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니, WLF는 신품은 아무데서도 안만드는것 같고 (왜 그럴까요?^^), Voigtlander의 angle finder는 눈을 붙이고 봐야되니, WLF는 아니고, 30~40년대의 물건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더군요. 가격을 떠나서 구하기도 쉽지않은 물건인데도 막상 물건을 만났을 땐 솔직히 몇십만원을 주고 사기는 좀 망설여졌습니다. 저야 뭐 collector도 아니고...

그런데 DIY로 WLF를 만든 걸 보여주는 홈페이지가 있더군요. 이거다 싶었습니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WLF를 내장하고있는 중고(거의 고물) 카메라를 사서 WLF부분만 떼어내서중고 flash의 발을 떼어내 붙이면된다는 거죠. 사용한 공구는 줄톱, 줄(큰거 하나, 작은거 하나), 접착제가 전부입니다. 보통 127 포맷의 카메라들이 viewing 용으로 WLF를 갖고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 Brownie Starflex라는 모델이 '엄청난 크기'의 WLF를 갖고있습니다. 4cm X 4cm 정도...

ebay에서 10달러 미만으로 거래되던데, 황학동에서 이걸 보구선 10달러보다는 많이 주고 사버렸습니다. 값을 떠나서 또 쉽게 만나긴 어려울 것 같아서 바로 구입해 버렸습니다(제가 중고물건 사는 방법입니다. 가격보다는 물건 만나는 기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기약없는 기다림을 약간의 돈으로 바꾼건데... 뭐 만족합니다.

첨부한 사진들에서 보듯이, RF의 hot shoe에 붙이면 바로 TLR로 돌변합니다. 뭐 SLR에 붙여도 되긴 하지만, 실제 해보니 좀 좀 우습더군요. 보통은 조리개좀 조여서 심도를 확보하면, 위에서 보고 셔터만 누르면 되죠.^^ 단점이라면, 왜곡이 많고, viewing lens가 곡면이어서 반사가 심하다는 거 정도인데, 뭐 감수할 만 합니다. 내가 만든거니까...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TLR과 비교하면 왜곡은 많지만, 훨씬 밝고, 초점이 맞아있어서 편하죠. 그런데 만들어놓고보니, Minolta CLE는 핫슈와 렌즈의 중심이 앞에서 볼 때 같은 선상에 있어서 별 문제가 없는데, M의 경우에는 사진은 첨부하지 않았습니다만 렌즈의 중심축과 핫슈가 같은 선상에 있지 않아서 실제 사용엔 약간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뭐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어차피 WLF의 화각이 40mm와 비슷해서 이런 면에서도 CLE+40mm가 더 맞을 듯 합니다. 어찌되었건 수십만원짜리 골동품 WLF의 4배쯤의 면적이 되는 시원시원한 WLF이니, 잘 써봐야죠.

혹시 WLF를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한번쯤 시도해보셔도 될 듯합니다.
들어간 비용과 노력을 생각하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성품이 없는 물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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