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Information

[전시평] 이갑철 사진전 / 한미 갤러리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권오중
  • 작성일 : 02-09-06 00:15

본문

지난 금호갤러리에서 열렸던 " 충돌과 반동" 에 이어 이갑철 사진전에 다녀왔다 .
개인적으로 한 사진가의 전시회를 2 회에 걸쳐 본 것은 처음이었다.
구본창은 작년 로뎅 갤러리에서의 전시회에 이어 올해 금호에서 주명덕, 민병헌, 구본창
3 인전을 했을 때 보았으니 구본창의 사진전도 2 회에 걸쳐서 보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3 인전에서의 구본창의 위치는 전체를 아우르는 힘이 컸고 작품의 양에서도 그리 부족하지않는 전시회였었다.
개인전은 이갑철이 처음이다 .
" 충돌과 반동" 때 느겼던 감흥이 컸기에 두번째 전시회도 기다려졌고
소식을 듣고 갈 날을 기다렸었다 .


이번 전시회는 첫 전시회 때의 '충돌과 반동' 과 같은 메인 타이틀은 없었다.
박영숙의 전시평에 나오는 " 선문답 " 이란 타이틀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어딘지 ' 충돌과 반동 ' 때에 느꼈던 사진 전체에서 느껴졌던 한동안 귓가에 머물러 있던 웅 ~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한가지 흐름의 맥을 접하기에는 어딘지 부족한 면이 있었다 .
큰 크기로 만들어진 ' 디지탈 프린트' 와 작은 크기로 만들어진 은염방식의 흑백인화의 혼제 때문에 감상의 흐름이 일렁이는 흐름을 타야했고, 은염으로 인화된 작은 크기의 사진들이 한 쪽 벽면에 여러장 전시된 것이 전시장 끝 무렵에 보여져서 감상의 여운을 흐렸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

갤러리를 둘러보고 이번 전시회를 읽는 첫 단어는 ' 바람 ' 이었다 .
디지탈 프린트로 만들어진 사진들은 대나무 숲을 건너 불어오는 새벽바람의 쇄한 소리가 들려왔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세월의 무게 만큼 머리에 얹고 있는 할머니의 굽은 어깨는 풍화작용을 일으키는 암석처럼 보여지면서 디지탈인화 때문인지 강하게 눈을 자극시켰고, 늦가을 만장을 들고 동네 축제를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길섶에서 담은 모습도 디지탈인화의 거침 때문인지 전면에 보이는 수풀의 흐느낌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면서 늦가을 이른 아침의 바람이 느껴졌다 .

이갑철의 사진을 보노라면 어느순간 들어와 버린 바람처럼 프레임 전면에 드리워 앉아 있는 피사체가 시선의 끝자락에서 보여진다. 한장의 사진을 보고 뒤돌아서려고 하면 잡아 당기는 이미지가 그것이었다. 바람결에 따라 스치는 한복 자락이 그렇고 냇가로 가는 소의 뒷꿈치가 그렇고, 어디선가 불쑥 내민듯한 뚜렷하지않는 신체의 일부분이 그러하다 . 다시한번 사진 속으로 잔잔한 바람을 일으켜 시선을 가져가게 하면서 사진의 중심부로 이끌고 들어간다 .

이번 전시회에서 본 바람의 느낌은 세월의 한 자락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서 우리 땅에 흐르는 시간의 흐름을 안개끼고 비가 오면 어디론지 흙 내음 나는 곳으로 훌쩍 떠나 울림과 바람을 담아와 토해내는 사진가의 긴 여행을 떠올려보며, 다음 여행 후 돌아와 보여줄 그의 사진 속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

이갑철 사진전 소식

http://neolook.net/mm02/020830.htm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