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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초기 올드 렌즈들에 대한 기대 - 1편 3.5cm Elmar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강웅천
  • 작성일 : 14-10-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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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째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출근을 합니다. 미쿡에선 남자들이 가방을 들고 다니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터라 카메라 가방 다운 가방이 아니면 안되는데 하필이면 까만색 라이카 가죽 가방에 바디와 렌즈 하나 조합해 가지고 다닙니다.
실상 일에 쫒겨 사진을 찍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찍어야 할만한 멋진 풍경들이 왜그렇게 많은지 당장이라도 차를 갓길에 세우고 카메라를 꺼내들고 싶지만 길에 차를 세우는 것 자체가 불법이어서 그리도 못하는데 출근 할 때마다 카메라가 없으면 허전해서 가방을 둘러메고 나섭니다.

차에 넣어두고 다니면 좋을텐데 여름이나 겨울엔 온도 변화 때문에 렌즈나 바디에 이상이 생기면 또 어떠나 싶어서 그리도 못하고 늘 가방을 둘러 메고 다녀서 '가방 든 사내'라는 별칭도 생겼습니다. ^^

그래서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없을까하고 궁리를 해봅니다.
라이카 M 자체가 바르낙 등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어서 파지하기와 초점맞추기 등은 수월해도 주머니에 쏙 넣고 필요할때 꺼내서 서서쏴 자세로 얼른 스냅을 하기에는 작지 않기에 더 작고 휴대하기 좋은 친구로 조합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이카 렌즈들 중 가장 작은 렌즈라면 Elmar 3.5cm 3.5와 35mm summaron 3.5, 그리고 2.8cm 헥토르와 레드 주마론 등이 있습니다.

3.5cm 두 렌즈는 50mm Elmar 등과는 다르게 초기부터 침동식을 선택하지 않고 고정경통이면서도 침동된 50mm Elmar와 거의 차이 없이 작고 아담해서 크기가 작은 바르낙과는 매우 아름답게 매치됩니다.
거기에 블랙 페인트 후드라도 조합해주면 블랙페인드 바디와도 환상적인 매칭이 되어 보기만해도 사진의 즐거움보다 더큰 맛과 멋을 주기 때문에 그토록 불편하고 쉽지 않는 바르낙을 내치지 못하고 손에 쥐고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나 3.5cm Elmar는 모든 라이카 35mm 렌즈들의 어머니격으로 초기에는 코팅도 없는 상태로 1930년부터 출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50mm Elmar 렌즈가 1926년부터 생산된 후 50mm 렌즈들의 개발 노하우를 집약하여 만들어서 1946년 코팅을 적용한 것외에 외관등의 큰 변화 없이 1949년까지 43800여개가 생산되었습니다.

3.5cm 엘마도 헤비캠등 후면 헬리코이드의 차이, 크롬과 니켈 도장의 차이로 몇가지로 구분됩니다만, 조리개 수치등은 변화없이 초기의 3.5, 4.5, 6.3, 9 등을 사용하여 50mm 무코팅 엘마와 같은 시기 동안 생산되었다가 이후 1948년부터 summaron 3.5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됩니다.

summaron 3.5 렌즈들은 묵직하고 결이 두터워 힘이 있다는 평을 하는 반면(summaron 렌즈들은 초기부터 모두 코팅되어 출시됩니다), Elamr 3.5cm는 맑고 순수한 무코팅 엘마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는데다 코팅하지 않은 탓에 주변부 해상도가 떨어지는 등 여타의 라이카 렌즈들에 비해 성능이 좋다는 평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나 개방 조리개를 벗어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것처럼 얼굴을 바꾸면서 라이카 렌즈인 것을 과시하듯 카랑카랑하면서 무게감있는 사진들을 만들어줍니다.

몇해전 장비계님의 도움으로 상태가 매우 양호한 Elmar 3.5를 한동안 품고 만져보며 좋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져 장비를 좋아했지 사진에 그다지 전념하지 않았던터라 수집병도 아니면서 바르낙과 매칭이 좋다하여 기를 쓰고 찾아 소유한 렌즈를 ASPH렌즈들의 산뜻한 결과물에 현혹된 나머지 내쳐버리고 두고두고 후회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사진을 좀 찍어보면서 최신의 렌즈들이 표현하는 산뜻하고 깔끔한 이미지에 식상한 탓인지 보케가 오묘한 올드 렌즈들이나, 아련하고 몽롱한 올드 렌즈들이 느낌이 좋아 먹던 밥 대신에 보리밥이나 콩밥을 먹듯 올드 렌즈들을 써보고 있어서 3.5cm 엘마 렌즈를 찾아보다가 우연찮게 코팅이된 1948년 제품 Elmar 3.5cm 렌즈를 만나게되어 테스트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1946년 블루 싱글코팅이 되었다지만 코팅이 연하고 또한 세월이 많이 지지나면서 그마져 희미해진 것인지 코팅한 것이 크게 다른 결과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진 않지만 이전의 무코팅 렌즈에 비해 들여다보면 쉽게 속살을 내주며 깊은 곳까지 투과되어 보여지는 것으로 보아 빛반사는 어느정도 갈무리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볼만 합니다.

사진을 다 찍고 아무 생각 없이 현상하던 때와는 다르게 못 미더운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처럼 좀더 힘을 주어 교반을 하고, 그늘진 곳이 많은 사진이이서 노출을 더 주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며 현상 시간도 조금 더 끌어보고, 소용 없는 일이겠지만 스캔 하면서 필름이 휘어서는 안된다며 더 두꺼운 책으로 눌러주어봅니다.

사진은 생각보다도 더 감칠맛있게 나와주었습니다.
칼라여야 이렇네 저렇네 트집을 잡아보겠지만 흑백이다보니 암부 표현이 어떤지? 얼마나 밀도감있고 곱고 산뜻하게 잘 나와주었는지 요즘 나오는 렌즈들과 비교해보는 얄팍한 마음으로 들여다 보지만 분명 압력속에 잘 지은 요즘 밥과는 많이 다른 보리밥이나 차조 넣어 지어 먹던 까실한 느낌의 추억까지 먹는 밥처럼 감칠맛나는 멋진 결과물들을 들여다보며 올드 렌즈들의 매력에 빠져봅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좀더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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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송안호님의 댓글

송안호

감칠맛 나게 재미있는 글 잘 읽어보았읍니다. 감사 !

홍건영님의 댓글

홍건영

미국에 가면 항상 여기는 빛이 한국하고는 다르네 그런 생각을 합니다만
순광 사광 사진들을 보면서 그 생각을 한번 더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기계과조차 자퇴한 셈이 되었습니다만
올려주신 사진과 글을 보니 뭔가 또 꿈틀하네요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인용:
원 작성회원 : 송안호
감칠맛 나게 재미있는 글 잘 읽어보았읍니다. 감사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인용:
원 작성회원 : 홍건영
미국에 가면 항상 여기는 빛이 한국하고는 다르네 그런 생각을 합니다만
순광 사광 사진들을 보면서 그 생각을 한번 더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기계과조차 자퇴한 셈이 되었습니다만
올려주신 사진과 글을 보니 뭔가 또 꿈틀하네요


미쿡 시골에 살다보니 공기가 깨끗해서 가끔 빛이 더 영롱해 보입니다. ^^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맛갈나게 서술하신 표현과 ,렌즈가 표현하는 사진들이 상당히 투명하고 암부 디테일이 좋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김승현님의 댓글

김승현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임동준93님의 댓글

임동준93

3.5cm elmar의 거친느낌이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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