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초기 올드 렌즈들에 대한 기대 - 3편 50mm Summita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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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강웅천
- 작성일 : 14-11-02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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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장 매력적인 렌즈는 사용자의 손과 감성에 딱 맞아 나른한 봄을 더 나른하게 찍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렌즈가 매력적인 렌즈이고,
가을 오솔길을 입체감있게 표현하고 싶을 때 이 렌즈면 좋겠지라고 생각나는 렌즈라면 매력적인 렌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은 흔하게 사용하고 쉽게 바꾸는 렌즈들이 되었지만 10여년 전만해도 렌즈하나 불하받기 위해 두세시간씩 전철과 버스를 타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고수님들을 찾아갔던 기억이납니다.
그때는 인터넷도 이배이도 아직 없던때라 정보도 많지 않고 렌즈도 많지 않아 전면에 스크래치가 제법 있는 렌즈들도 앞뒤 따질 것 없이 한번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져 좋았었는데 요즘에는 렌즈들이 흔한 반면 렌즈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옛날만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Summitar 렌즈는 그 중 가장 흔하고(약17만개 생산) 값싼 렌즈가 될지 모르지만 이 렌즈가 만드는 매력은 결고 평범하지 않습니다.
제가 주미타에 빠져든 것은 라이카 클럽과 인연을 맺은지 얼마 안되는 2002년도였을겁니다. 라이카클럽을 만들기 위해 충무로에서 모임을 갖고 협의를 나누던 시기였으니 뚜렷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때 나는 하던일을 정리하고 힘든 결정을 하고 있던터라 정신적으로 많이 황폐한 상태였고 무엇에라도 깊이 빠져보고 싶은 때여서 사진을 좀더 깊이 해보자는 생각을 하던차에 어찌 어찌 해서 인천에 사는 선배님으로부터 summitar를 불하받게 되었습니다.
그 일요일에 동대문 시장에 함께 따라나선 아내의 사진을 몇장 찍어서 인화해보고서는 이 렌즈가 만드는 매력적인 느낌이 당시 제 마음과 상당히 공감되었던지 렌즈를 불하해준 그 선배님을 존경하며 따르게 되었고... 지금은 라이카 클럽에 계시지 않는 것을 늘 아쉬워하며 돌아오실 날을 기다립니다.
summitar 렌즈가 생산되던 1939년도에는 아직 코팅이 시작되지 않은 시기여서 summitar의 초기 렌즈들은 무코팅으로 생산되었습니다.
summar 렌즈의 전면부 렌즈를 크게하여 비네팅을 줄여 50mm 렌즈의 최고 성능에 도전하려는 열정이 만든 렌즈였습니다.
외관 만듬새도 단단해지고 조작부도 현대의 렌즈들에게 뒤지지 않을만큼 훌륭하게 만들어졌습니다.
summar 렌즈에서 시험적으로 만들었던 리지트 타입 조차도 생산하지 않은 것으로볼 때 라이카사는 오로지 성능에 전심 전력했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 할 수 있을만큼 밝은 렌즈이면서도 주변부 해상도와 비네팅까지 극복하고자 열정을 쏟아낸 렌즈여서 지금은 흔한 렌즈에 불과하다해도 1953년 summicron 침동식의 기본 바탕이 되었고, 이후 50mm summicron의 기초가 되는 의미 깊은 렌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summitar는 크게 세가지, 초기의 무코팅, 중기의 코팅 원형조리개, 후기의 육각 조리개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초기(전전형)의 무코팅 렌즈들은 후드 체결 방식이 달라 전면 필터링 부분이 두꺼우며 조리개 수치가 현재와는 다른 초기형 형태입니다. 중기는 코팅이 되면서 4각 후드 대신 ITDOO 등의 후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후드 체결을 위한 테두리를 전면부 필터링 앞쪽에 두고 있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80*** 시리얼 넘버 이후의 육각 조리개는 summar 렌즈에서 사용하였던 조리개 형태를 재 도입한 것으로 배경 흐림이 멋지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지 아직까지도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습니다.
어떤 렌즈가 좋은 렌즈라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무코팅은 무코팅대로, 싱글 코팅은 싱글 코팅대로, 육각 조리개는 육각 조리개대로 외형상 그리고 성능상의 미묘한 차이를 보이면서 각각의 개성을 보여주어서 개체가 좋은 렌즈 하나쯤 가지고 감성적인 사진을 찍어보고 싶을 때마다 곁에 두고 써보고 싶은 렌즈입니다.
아직 코팅이 완전하지 못하던 시기여서 현재의 렌즈처럼 해상도가 높지 못한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대신 현대의 렌즈가 만들 수 없는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거친 듯 하면서 회오리지듯 돌아가는 배경 흐림이 그것이며, 약간의 비네팅과 세월이 품은 헤이즈가 만드는 플레어가 렌즈를 더욱 매력적이게 합니다.
이토록 거친 회오리 보케는 주로 초기형 렌즈에서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아직 완전하지 못한 구면수차와 색수차가 해결되지 못해 주변부로 갈 수록 해상도가 낮아지고 밀도감이 떨어지면서 디테일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리개를 조금만 조여도 현재의 렌즈들 못지 않은 날카로운 해상도를 보여주며 적당한 두께와 제법 묵직한 톤으로 언제 그랬냐 싶게 얼굴을 달리하는 렌즈가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summitar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맑고 고운 느낌입니다. 마치 수묵화가 보여주는 담담함 속에서 깊음과 맑음을 보는 것 같은...
그러나, 현대의 렌즈들은 생동감있고 세밀하며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반면에 정감이나 느낌에서는 그만큼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아스페리칼 렌즈들은 지나치게 밀도감이 뛰어나 선이 너무 가늘며 배경흐림도 부드럽게 뭉개지며 선들이 곱게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특히나 최신 렌즈들의 성능은 개방에서부터 샤프하고 F4에서 정점을 이루도록 설계되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조리개 f11에서는 조리개와 렌즈의 틈을 지나치는 빛이 회절을 이루어 오히려 해상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하니 어떤 렌즈가 좋다라고 말 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디지탈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섬머슴같은 summitar 렌즈 하나 들여서 가끔은 추억을 더듬는 것처럼, 가끔은 시골길을 걷는 것처럼, 가끔은 학교앞 분식점을 찾아가는 것 처럼 오래된 렌즈에서 특별한 느낌을 만나려는 것은 또다른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흔한 렌즈라지만 흔하지 않는 결과들을 기대하면서....
Leica IIIG / 50mm summitar (육각조리개)
APX100 / Rodinal R09, 1:50, 20도 12분
V600
댓글목록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진득하거니 맛깔나는 사진과 글 잘보았습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원 작성회원 : 김선근
진득하거니 맛깔나는 사진과 글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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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다 같은 것은 아니겠지만, 같은 마음으로 봐주시니 좋으네요 ^^
김승현님의 댓글
김승현
그럼요....수필식의 글과 사진이
점점 흥미를 더해갑니다.
다음편을 빨리 준비해주세요^^
--혹시 스미타 무코팅을 직접 써보셨나요?
배민호님의 댓글
배민호이런 감사한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재국님의 댓글
이재국
특히 베르낙 티입 라이카를 애용하는 저에게 많은 참고가 되는 글 입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
송안호님의 댓글
송안호
안녕 하십니까? 즐거운 성탄절을 보내셨는지요? 다름이 아니오라 제가 오늘 렌즈들을 뒤적이다
보니까, summitar 렌즈가 있음을 알았읍니다. 그런데 렌즈 일련 번호가 789245 입니다. 보유한지는 거의
10년은 지난것 같은데 아직 한번도 사용해 본적은 없읍니다. 그래서 이번 전라남도 여행시에 한번 흑백
필름으로 사용을 해 볼가 합니다. 궁금한 점은 제가 보유중인 이 summita렌즈가 초기형의 원형조리개
인지 중기 코팅 원형 조리개 렌즈인지를 알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렸읍니다. 강 선생님께서 좀 알려 주
셨으면 감사 하겠읍니다. 오래된 물건이라서 얼마전에 충무로에서 한번 청소겸 점검을 받아 놓았읍니다.
강선생님의 설명글을 읽어보면서 이렇게 글을 올렸읍니다.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원 작성회원 : 송안호
. 궁금한 점은 제가 보유중인 이 summita렌즈가 초기형의 원형조리개 인지 중기 코팅 원형 조리개 렌즈인지를 알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렸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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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itar는 분류를 위해 대략
초기형- 무코팅과 유럽식 조리개 수치 사용
중기형- 코팅과 원형 조리개, 미국식 조리개 수치 사용(61****)
후기형- 코팅과 육각 조리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81**** 시리얼에서 처음으로 별 마크를 달고 summicron 프로토 타입이 등장합니다.
78넘버 이시니 중기형 원형 조리개에 해당합니다.
1951년 대략 81*** 넘버에서 원형 조리개가 시작됩니다.
송선생님의 렌즈는 중기형 원형 조리개에 해당합니다.
송안호님의 댓글
송안호
강선생님 ! 친절한 답변에 감사 합니다.
중기형 코팅 원형 조리개 summitar 렌즈 이제부터 기회가 될때 마다 사용을 해 볼려고 합니다.
그런데 흑백의 결과물과 칼라의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 강선생님의 전문가적인 견해를 좀 알고
싶습니다. 강선생님을 귀찮케 해드려 죄송 합니다. 위에 게시해 주신 육각조리개 summitar 의
작품을 잘 보았읍니다. 감사 합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원 작성회원 : 송안호
강선생님 ! 친절한 답변에 감사 합니다.
중기형 코팅 원형 조리개 summitar 렌즈 이제부터 기회가 될때 마다 사용을 해 볼려고 합니다. 그런데 흑백의 결과물과 칼라의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 강선생님의 전문가적인 견해를 좀 알고 싶습니다. 강선생님을 귀찮케 해드려 죄송 합니다. 위에 게시해 주신 육각조리개 summitar 의 작품을 잘 보았읍니다. 감사 합니다. |
칼라의 결과는 선호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summitar의 칼라는 맑습니다.
설탕을 적게 넣으면 약간 심심하지만 달듯 말 듯한 상태라고 하면
적당히 넣으면 달달한 설탕물이 되지요.
많이 넣으면 단 것을 넘어 쓴 맛이 되고 맙니다.
초기의 라이카 렌즈들을 비유하자면 위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초기의 스크류 마운트 렌즈들은 칼라에서 발색이 진하진 않습니다.
실제로 촬영 현장과 비교하면 부족한 색은 아니지만 현재 생산현 렌즈의 발색이 진하고 다소 과한 듯 해서 올드 렌즈들의 색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지요.
대신, 맑아서 수채화처럼 투명한 것이 저는 좋더군요.
또한 색은 스캔 후 보정의 정도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색을 입히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초기 렌즈들의 계조와 암부 표현, 그리고 맑은 느낌은 후보정으로 만들기 쉽지 않더군요.
어떤 색을 좋아하시는지 알 수 없어서 정확한 답을 드리기는 어렵군요.
오래전에 summar 무코팅으로 찍은 사진 한장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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