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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신야 - '인도방랑' 그리고 '나의 사진기 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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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강
  • 작성일 : 05-01-11 16:35

본문

오래된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후지와라 신야라는 일본인이 1970년대 인도를 여행하고 쓴 책입니다.

일을 핑계로 여행을 하며 세계를 돌아다니던 시절 사용한 저의 카메라는 '똑딱이 카메라'였습니다. 그러다 1996년 8월 홍콩에 도착하였을 때 카메라 없이 다니기도 그렇고 해서 아는 것 없이 상점에서 권하는대로 구입한 것이 캐논 EOS55와 렌즈는 비비타 28-80이였습니다. 그걸 갖고 필리핀-태국-인도를 몇개월 돌아다니며 마구 찍었습니다. 오직 자동만 아니 자동으로 찍어댔습니다. 이때의 결과물이 그래도 지금 보기에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그저 대상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카메라에 대해 어설프게 알고난 뒤에는 실력도 안되면서 노출이다 뭐다해서 신경쓰다보니 오히려 대상에 집중할 수 없던군요. 그냥 제가 보는 눈에서는 당시의 사진이 대상에만 집중했던 것 같아 좋아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이후에 무수히 사진기를 팔고 사는 과정에도 EOS55는 아직도 85mm 1.8을 달고 내 곂에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귀국하여 인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다가 뒤늦게 알게된 것이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이라는 책입니다. 그 안에는 수십컷의 인도를 찍은 사진이 있는데 참 감동적이였습니다. 저도 저런 사진을 찍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시작한 대장정이 사진기 사고팔기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고 신야가 원망됩니다. ^^

당시에 추현우씨의 '카메라 정보 가이드'라는 책을 구입했습니다. 그 책에 나오는 '필자 개인 추천 시스템'의 모든 카메라와 렌즈, 명기라고 하는 카메라와 렌즈는 한번 이상은 제 손을 거쳐서 떠나보냈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니 기계로 대신하겠다는 생각이였는지, 아니면 사진이 아니라 사진기에 빠져던 것인지 지금도 헷갈립니다.
가끔은 사고 파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출이 아깝다고 생각되었으나 오디오 취미에 빠져든 사람들을 떠올리면 이건 별게 아니라는 위안을 스스로 하면서 끈질기게 하던 짓을 계속 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저의 아내는 곂에서 저를 보고서 제가 사진기에 관한 무역을 하려고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추현우씨의 책을 밑줄 쫙쫙 그어가면서, 형광펜을 동원해서 맨날 끼고 살면서 고민하는 짓을 옆에서 보면 누구나 그렇게 착각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고싶은 사진기가 생기면 밥맛도 없고, 입맛도 없고 소유욕에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게 하루 이틀도 아니게 되면서 저 스스로도 한심하고 불쌍하다고 생각되더라고요. ^^
원하는 렌즈가 있어 홍콩으로 일부러 갔다가 다음날로 돌아오는 나를 아내에게 이해시킬 방법은 오직 하나 카메라수입상을 해보려고 한다는 거짓말이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순진한 아내를 속인 제 잘못을 단군할아버지께 사죄합니다.)
저는 라이카유저분들에게 상을 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전세계에서 상태 좋은 라이카 바디와 렌즈를 엄청 사들여서리 한국에서 다시 되팔았으니 한국의 라이카유통시장의 활성화와 가격균형에 헌신했다고 자부합니다. ^^ (한쪽으로는 저도 이런말 하면서 한심합니다.)
제가 작년 초에 마지막으로 정리한 라이카를 보면 하나같이 외국에서 상태 좋은 것으로 오랜 시간 질긴 사냥의 결과로 얻은 것들입니다. M3후기형(뉴욕구입), 50mm DR(뉴욕), 35mm 6군8매(일본 라이카유저에게 웃돈 주고 구입), M2(신동품으로 라이카 본사가 소유보관하던 것이였다고 합니다. 독일서 구입), 등등과 이전 라이카 홈페이지에 소개되었던 라이카를 사용하는데 유용한 악세사리 등도 어렵게 어렵게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 팔고 없습니다. 임자를 제대로 만났으면 가격이나 제대로 받을 것을 그러지도 못해서리 지금도 속이 아픕니다.(아 그리고 아직도 억불에 제가 위탁으로 가져다 놓은 135mm가 1년 다 되도록 있습니다. 아 지금 막 생각났네요.^^)
외국에서 떠돌던 것을 한국 라이카시장에 유통시킨 공로를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 것으로 이 모든 행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합니다. 땅땅땅 ~~~...
그렇다고 지금 저의 대장정이 멈춘 것도 아닙니다.
근래는 디카에 빠져서리 안만져본 디카가 없다시피하게 사고팔고 있습니다.
장비병에는 약도 없습니다. 암처럼 전이도 되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저의 사진기 방랑의 내용은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저를 '카메라 대장정'에 나서게한 '인도방랑'이란 책을 소개하는게 목적이니......
이 책에서 후지와라 신야가 자신은 사진기 파인더를 일반적인 오른쪽 눈이 아니라 왼쪽 눈으로 보고 찍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아주 흥미롭더라고요. 나중에 왼쪽 눈으로 파인더를 보고 찍는 것에 대한 글을 다른 곳에서 몇차례 더 접하고서 저도 흉내를 내보려고 하고 있으나 아직은 익숙하지 못합니다. 사진 찍는 횟수보다 사진기 팔고사면서 장터에서 보내는 세월이 많거든요. ^^ (저를 살려주시려면 저한테 카메라 팔지 마세요... 아 그런데 이번에 R-D1구입을 했는데 렌즈가 필요합니다. 21mm, 35mm, 50mm 필요합니다. 파실분은 저한테 쪽지 주세요.^^)

에그 두서없이 급하게 적은 글들이라 죄송합니다.
새해 복 많이 쟁취하시고, 좋은 사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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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은송님의 댓글

고은송

전...첨부터 왼쪽으로 찍었는데...
후지와라 신야는 어떤 이유로 왼쪽눈으로 찍은걸까요?

고은송님의 댓글

고은송

-후지와라 씨의 사진에는 분명히 사물이 찍혀 있지만, 그것은 자신의 눈 속의 스크린과 바깥 세계의 피사체가 이중으로 찍혀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가 쓰는 것과 같은 카메라 인데도 어떻게 하면 그렇게 찍을 수 있습니까? 이 세상이 아닌 것을 파인더 속에 어떻게 찍기 시작했는지, 그 얘기를 들려주십시요.


그건 어려운 얘기군요. 가끔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긴 하지만...말하자면 지금 그 얘기는, 이 세계의 포지티브의 모습을 사진에 찍는 표현 방법이 일반적인 사진이라면, 내 경우는 그 뒷면의 네거티브 세계를 찍느다고 하면 말이 될까요. 그것이 어떻게 그러냐고 물었지만, 그렇게 찍어 버린다 이렇게밖에는 말할 수 없어요. 만일 무리하게 그것을 설명하라고 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즉 삼십오밀리 카메라의 경우, 왼쪽 눈으로 찍을까 오른쪽 눈으로 찍을까 하는 단순하고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 프로인 사람이라도 자신이 왼쪽 눈으로 찍는지 오른쪽 눈으로 찍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나는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은 눈이 가지는 사상이 서로 다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개 오른쪽 눈으로 찍는 것이 표준이지요. 카메라가 또 그렇게 생겨 있어서 왼쪽 눈으로 찍으면 레버가 얼굴에 부딪칩니다. 그러나 나는 철저하게 왼쪽 눈입니다. 처음부터...
인간에게는 잘 쓰는 눈이 있습니다. 나는 왼쪽 눈이 잘 쓰는 눈이면서 약합니다. 몸으 생명력이 왼쪽과 오른쪽이 다르다는 사실을 나는 인도에 있을 때 자각했는데, 내 경우 왼쪽이 확실하게 약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지금 구십이 세로 체형도 성격도 곡 닮았습니다. 그런데 이 분을 자세히 보니 좌반신부터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왼쪽이 기능이 점점 약해져 가고 있습니다. 나는 자신의 수십 년 후의 모습을 아버지에게서 보고 있습니다. 즉 여기 내가 왼쪽의 약한 눈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잘 쓰는 눈이 된 셈이지요. 이건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죽는 쪽의 눈으로 찍고 있는 것입니다.

고은송님의 댓글

고은송

그런 이유였군요..
하긴 저도 왼쪽눈이 많이 나쁩니다. 오른쪽에 두배정도...

金成洙님의 댓글

金成洙

후지와라 신야의 글이 탄복할 정도로 빼어나고 재미 있지요. 그러고 사진은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사진을 이렇게 찍어버리는구나, 이렇게 어두운 사진이 어떻게 내 마음을 후벼팔까...하는 사진들로 가득 차 있죠. 이 책을 읽고나서 다짐을 했죠. 나도 이런 사진을 찍고 싶다구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진이 인도에 가야만 나올 수 있는 사진이 아닐까, 인도라는 특수한 풍토 때문에 이런 사진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죠.

이 책과 연관된 이 작가의 책이 또 한 권 있죠. <티베트방랑>입니다. 이 책을 잃버려서 다시 서점을 뒤지고 다녔죠. 절판된 책이었거든요. 할수 없이 이 책을 번역해 만든 출판사에까지 전화를 해서 한 권 남아 있다는 것을 사정해서 샀습니다. 아내가 출퇴근하면서 보았기 때문에 다 닳고 제본이 풀어진 헤어진 <인도방랑>은 결국 못 구했구요.

그런데 절판되었다는 책이, 전에 그렇게 찾아 헤맸던 <티베트방랑>이 약 2주 전에 영풍문고에 한 권이 보이더군요. 전에 영풍문고도 없다고 했던 책인데요. 혹시 필요하신 분은 이 책이 남아 있는지 문의해 보세요.

신호님의 댓글

신호

저도 왼쪽 눈을 씁니다. 그런데, 왼쪽 눈이 더 익숙한 사람도 있습니다. 왼손잡이들이 많이 그런데 저도 그렇고요.

안중석님의 댓글

안중석

저도 철저한 왼손잡이여서 왼쪽눈으로 보고 촬영합니다. 그런데 후지와라 신야라는 작가의 왼눈설명이 인간의 몸과 건강, 피사체와 세상을 읽는 방법을 전혀다른 시각에서 말하고 있는듯 합니다. 그럼,저도 이젠 그와는 반대로 익숙하지 않은 오른쪽눈으로 촬영해야 하는지...잠시 생각해 봅니다

박명균님의 댓글

박명균

김성수님 영풍문고에 티베트방랑 주문했습니다.
1권 남아 있다는군요. 감사드립니다.
인도방랑은 워디서 산다냐?!

고은송님의 댓글

고은송

교보문고에 티베트 방랑 2권 있습니다.
140번 서가 밑에서 두번째 책꽃이 오른쪽에서 20cm가량...^^

장영준님의 댓글

장영준

원가보단 비싸졌지만 구입을 원하시면 http://www.usedbooklove.com/nasearch...F6%BF%CD%B6%F3

로 가보세요. 그리고 티베트 방랑은 천안역 광장 가판대에서 몇 권 봤습니다. 불쌍하게... ㅜ.ㅜ

이재유님의 댓글

이재유

저도 왼손잡이 왼쪽눈으로 파인더를 봅니다.
왠지 궁금해지는 책이네요. 언젠가는 회사고 뭐고 다 때려치고 여행다니면서 책한권내보는게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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