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진가 4. - 로버트 카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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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도웅회
- 작성일 : 02-05-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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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진가 4. - 로버트 카파 -
로버트 카파 (Robert Capa)
프리랜서 사진가였던 그는 가장 사실적인 사진을 위해 전쟁의 최일선도 마다하지 않고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달랑 카메라 하나만 들고 종군을 한다. 그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36년 스페인내란에서 총탄을 맞아 쓰러지는 병사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라이프>지에 실리게 되면서부터이다.
사진가로서 로버트 카파의 생애는 전쟁으로 시작해서 전쟁으로 끝났다. 그는 전쟁을 전문으로 찍는 전쟁사진가로서, 스페인 내란중에 일약 유명한 존재로 등장하여 일생동안 카메라를 들고 전쟁터만 누비다가 전쟁터에서 최후를 마쳤다. 그는 19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큰 전쟁터를 두루 누비고 다니며 전쟁의 실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1913년 10월 22일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그의 본이름은 엔드레 프리드만(Endre Friedmann)인데, 1931년 유태인인 그는 유태인을 탄압하는 독재정권을 피해서 독일로 갔다. 그는 그곳에서 베를린대학에 다니는 한편 울스타인(Ulstein) 통신사의 암실담당 조수로 학비를 벌었다. 1932년 러시아의 트로츠키가 스탈린에게 축출되어 망명길에 올랐을 때, 마침 이를 취재할 기자가 없어 대신 나가 취재한 사진이 특종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암실 조수로부터 정식 사진기자로 임명되었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게 된 1935년부터는 로버트 카파로 이름을 바꾸어 보도사진가로서 새로운 활동에 들어간다.
이 무렵 세계 정세는 전쟁의 어두운 구름이 차츰 짙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라이프'가 창간된 1936년 드디어 스페인에서 먼저 전쟁이 터졌다. 프랑코가 독재권력을 휘두르기 위해 내란을 일으켰고 인민전선파가 이에 맞서 대항한 것이다. 그는 이 전쟁에 뛰어들어 최전방으로 갔다. 어느날 공격명령과 함께 인민 전선파의 병사 하나가 돌격하기 위해 참호를 박차고 나가는 순간 머리에 총탄을 맞아 그 자리에서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바로 가까이에 있던 로버트 카파는 이를 본 순간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그것이 제대로 들어맞아 이 결정적 순간의 장면은 '라이프'지에 실려 온 세계에 공개되었고 로버트 카파라는 이름은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이것이 바로 그가 평생 전쟁사진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운명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는 1938년 중국으로 건너가 중일전쟁을 찍었고 1942년까지는 제2차세계대전에 종군하였다. 그는 이를 위해 영국을 거쳐 북아프리카로 그리고 연합군의 전선이동과 함께 지중해를 건너서 이탈리아까지 또한 전쟁의 막바지에는 노르망디 상륙과 파리의 함락에 이르기까지 줄곧 전방부대와 함께 일선에서 뛰었다. 1945년 전쟁이 끝나자 미국 시민으로 귀화하였으며 1948년부터 1950년까지 또다시 팔레스티나의 이스라엘 독립전쟁에 뛰어들었다. 1955년 그가 마지막으로 종군한 싸움터는 인도차이나전쟁이었다. '라이프'의 요청으로 현지로 달려간 그는 그해 5월 25일 월맹군이 부설한 지뢰를 잘못 밟아 폭사하고 말았다. 그때 그의 나이 마흔한 살이었다.
로버트 카파의 사진세계는 전쟁이라는 극한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성의 적나라한 실상에 대한 파악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그는 전쟁을 전문으로 찍었지만 결국은 전쟁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추구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의 사진에서 전쟁이란 어디까지나 하나의 배경일뿐, 기본적으로는 이에 직면하여 부각되는 인간성의 표출에 초점이 모여지고 있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절박한 현실 앞에서 인간은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 그리하여 전쟁은 인간의 본색을 폭로시켜 이제까지 가려졌던 인간의 외관과 가식을 여지없이 짓밟아 버린다. 로버트 카파는 전쟁에 직면한 인간성을 심도있게 파고들었다. 바로 이점이 전쟁사진을 한낱 전선의 현황을 알리는 뉴스사진의 범주를 넘어서게 한 요인이 되었다.대개의 경우 전쟁사진은 아군이 적군을 대적하는 입장에서 포착된다. 전쟁이 원래 우리편과 적이라는 흑백논리만이 통하는 힘이 대결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전쟁에서는 무조건 우리 편만이 정당하고 의로운 것이며 반대로 적은 어디까지나 부당하고 불의하며 괴멸되어야 마땅한 존재들이다. 전쟁은 살벌한 판국이므로 흑백논리만이 통하고 그 밖의 다른 논리가 끼어들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전쟁사진도 결과적으로 보도의 편향성을 띠게 마련이다. 그러나 카파는 적과 아군이라는 적대관계를 떠나서 인간 본연의 갈등과 마찰을 인도주의적인 견지에서 바라보았다. 그는 전쟁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충돌이지만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끝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착한 본성이 배태하고 있음을 직시하였다.
그의 전쟁사진에 나타나는 또하나의 특징은 다른 보다사진가들보다 더욱 깊이 전쟁이라는 가혹한 현실과 밀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는 목격자로서가 아니라 전쟁터에 직접 뛰어든 참전자의 입장에서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총을 들고 적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전방군인처럼 최전선에서 긴박한 상황에 직면하여 절박한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때문에 그의 사진은 강렬하고 보는 이의 가슴을 흔들어 놓는다. 그의 사진은 대상을 인식하거나 가슴으로 공감하는 심정적인 접근보다는 몸으로 부딪침으로써 솟구치는 생명력의 기록이다. 그러므로 그의 전쟁사진은 결국 그 자신의 생명적인 자기 발산이며 끊임없는 도전행위이기도 하다. 로버트 카파가 전쟁사진가라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띠고 있다. 사진가로서 전쟁에 종군한다는 것은 자기 생명을 담보로 맡기는 위험한 모험행위이다. 자진해서 줄곧 전쟁터로만 뛰어들어 전쟁사진만 전문으로 찍은 것은 마치 외인부대에 자원한 군인들처럼 모험심에 불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유달리 힘차고 강렬하며 생명감이 넘친다. 그리고 도전과 응전의 팽팽한 대치 속에서 감도는 긴박감이 고조되어 있다. 이것은 자기자신을 위험속에 송두리째 내던져서 환기되는 생명적인 충일감이며 또한 생존적인 자기확인 행위이기도 하다. 그는 사진가로서 생명들의 결사적인 대결과 충돌의 소용돌이 속에 뛰어들어 생명의 역동성과 솟구치는 존재의식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래서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생명적 존재의식에 넘치며 삶과 죽음의 틈바구니에서 끈질긴 생명의 몸부림을 하고 있다. 그의 사진은 다른 보도사진가들의 다큐멘터리 사진보다 더 직설적이며 현장성이 강하고 호소력이 있다.
로버트 카파의 남성적이고 능동적이며 대담한 성격은 일정한 직장이나 어떤 조직체계에 얽매이기에는 너무나 활달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보도사진가로 출발한 처음부터 일정한 언론기관에 속하지 않고 프리랜서로서의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그러나 편집자가 주도하는 잡지 제작체계에 그는 많은 제약을 받아야만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나자 1947년 까르띠에-브레쏭, 데이비드 시무어와 함께 새로운 보도사진의 유통방식을 모색하기 위해 일종의 사진원고 은행격인 '매그넘(MAGNUM)'을 설립하였다. 이것은 잡지편집자에게서 청탁을 받아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자신이 찍고 싶은 사진을 마음대로 찍어서 공동으로 모아두었다가 잡지사들이 필요할 때에 원하는 사진을 사가도록 하는 일종의 사진원고 판매의 에이전시였다. 이 기구는 보도사진가들이 자구책을 모색하는 성격을 띠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도사진가들만으로 구성된 엘리트 사진집단이기도 하였다. 이들은 공동테마를 내걸고 합동전을 기획하고 또한사진집을 출판하여 영향력을 크게 떨쳤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그는 이 사진집단의 실질적인 대표로서 온갖 노력을 기울여 이 기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으며 이 기구는 세계를 대표하는 보도사진의 본산으로 평가되게 되었다. 로버트 카파는 보도사진가로서의 업적도 길이 남을 만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보도사진의 유통체계를 뒤바꿈으로써 보도사진의 새로운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그리고 수동적으로 편집자의 기획과 지시에 따라 작업을 해야만 했던 사진가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보도사진은 보다 더 개성적이고 전문적인 성격을 띠게 만들었다.
로버트 카파는 비록 단명했지만 정력적이고 강한 추진력으로 많은 사진들을 찍었으며 보도사진계에 기여한 공헌 또한 컸고 사진인이 사회의문제를 바라보는것가 관련된 시각의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 그의 작품 *
http://www.temple.edu/photo/photogra...apa/capa1.html
http://www.icp.org/chim/bio/photoindex.html
댓글목록
김덕수님의 댓글
김덕수도웅회 선생님 덕분에 세계적 사진가들의 이야기를 잘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로버트 카파의 생애와 그의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특히 다음 구절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카파는 적과 아군이라는 적대관계를 떠나서 인간 본연의 갈등과 마찰을 인도주의적인 견지에서 바라보았다." 감사합니다.
박순명님의 댓글
박순명
일보더전진하라~
내가 제일로다가 존경하는 인물중에 한분..
이분의 명언의 받드러 멀리서 망원에 사진보단 광각을 끼고 ..
델수있음 최대한 밀착해서 느낌을 살리려 노력한다..
권재순님의 댓글
권재순
지난 설연휴동안 로버트 카파의 책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Slightly Out of Focus>를 봤습니다. 카파의 인상적인 사진 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더군요. 책에 잠시 나온 헤멩웨이와의 일화라던가 하는 것들을 보니 정말 인생을 멋지게 산 것 같기도 하면서 ... 그런 걱정없이 편안하게 사진을 찍는 제가 행복한 것 같기도 하고 ...
책을 읽은 후 흥분에 젖어 와이프에게 얘기했습니다. <나 전쟁나면 종군기자로 가도 돼?>
와이프의 대답은 <안돼, 죽어도 안보내줄꺼야> 였습니다. ^^
권재순님의 댓글
권재순
1936년 스페인내전중 문제의 사진에 대한 진위논란이 있었죠.
거기에 대한 글입니다. 퍼옴이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http://www.pbs.org/wnet/americanmast...se/capa_r.html
금세KIM님의 댓글
금세KIM
FALLING SOLDIER에 대한 진위논란은 일단 진짜라 결론났다 알고 있었는데 거기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처음 봅니다.
좋은 자료 고맙습니다.
아침부터 꼬부랑 글씨 읽느라 죽을뻔 했슈...아 눈도라가네..ㅎㅎ
최은석0님의 댓글
최은석0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예술의 전당에서 사진전 한다는데 사전에 이렇게 좋은 내용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독신귀족DarkJedi류성엽님의 댓글
독신귀족DarkJedi류성엽전... 카파의 자서전이 제일 좋더군요.
유성환님의 댓글
유성환
원 작성회원 : 독신귀족DarkJedi류성엽
전... 카파의 자서전이 제일 좋더군요.
|
카파의 자서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식견 감사드립니다.
최홍원님의 댓글
최홍원이번에 전시회를하는 그 작가군요... 노르망디 사진이 참 인상적이였는데요...^^
고경태님의 댓글
고경태
얼마전 카파에 대한 책과 글들을 접해 읽고, 전시회도 다녀왔습니다.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라는 그 유명한 어구가 이분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사진 하나하나 허투루 보아지지 않더군요. ^^
김세용님의 댓글
김세용
이번주말에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그런게 입장료가 좀 비싸군요..
예전에도 많이 비싸게 주고 들어갔는데 사진이 몇점없어서 실망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기를..^^
이승훈( '')/님의 댓글
이승훈( '')/
로버트 카파에 대한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금 오픈 중인 카파 전시회 내용이 궁금해지네요.
오늘 토요일이고 하니 한번 나서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아침나절부터 지금까지 이러고 있으니 ~ 원.
이 게으름의 끝은 어디일까요...
최제영님의 댓글
최제영
글 잘 봤습니다
전시회도 있었군요 저도
한 번 참석해봐야겠네여
지충구님의 댓글
지충구자서전 읽었을 때가 생각나네요.........
최승원님의 댓글
최승원기록사진에 있어선 거의 신화적 존재....역사속에 그가 있었는지 그가 곧 역사였는지 헷살린다는....ㅠㅠ.
홍순익님의 댓글
홍순익
여기서 공부를 하면서
혼자서도 즐길 수가 있다는 점이
때로는 큰 부담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좋은 자료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해 봅니다
이현우7901님의 댓글
이현우7901
대한항공 기내에 비치된 잡지에 매그넘을 소개하며 카파의 예기도 언급되더군요.
가져 오고 싶었는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정민섭코쿤님의 댓글
정민섭코쿤좋은 글 잘 읽었읍니다. 오래 전 읽었던 일대기가 다시 보고 싶어 지네요
이준원vw님의 댓글
이준원vw
사진에 대해 잘 모르는 저 이지만.. 이분은 워낙 많이 들어서 ^^;; 살~짝 알고 있었는데 더 자세히 알수 있게됐네요..;;
한발더 전진하라!!!
권혁재님의 댓글
권혁재
사실 오래되진 않았지만, 가장 처음 관심 갖게 된 작가입니다.
뒤늦게 좋은 자료 읽어보고 갑니다.
책 한 권 사보고 싶어지네요.
[남충우]님의 댓글
[남충우]
얼마전 퀴즈 대한민국 이라는 프로그램에 이분이 답인 문제가 나왔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로버트 카파에 대한 책 한권 사서 보고 싶어지네요.
자서전 한권 사야 겠습니다.
유재홍/백만님의 댓글
유재홍/백만
너무나 유명하셔서 아마 사진 취미로 하신 분들은
귀동냥으로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분이 아니신가 합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박세욱님의 댓글
박세욱이분이 잉그리드 버그만의 연인이었던가요?
김솔하님의 댓글
김솔하
손을 뻗으면 닿을 것같은 거리에서
피사체를 담아내는 로버트 카파의 사진은
언제나 감동입니다~
임수준님의 댓글
임수준
자서전을 보고 느낀 인상은 정치적으로는 올바르지 않은...
유쾌하지만 마초기질도 심하고 술에 취해 무용담을 떠드는 사람의 느낌이더군요.
누가 감히 그의 무용담을 단순한 자기자랑으로 들을수 있겠느냐마는
그런 개성강한 낭만적인 성격과 여러가지 장애물을 무시하고 대상에 다가가는 자세가
그가 위대한 사진가로서 갖춘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낭만적인 모험가 답게 책들도 다 재미있더라구요
우동균님의 댓글
우동균
우연히, 회사 사내 휴게실에서 로버트 카파 사진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500page는 넘어보이는 두께의 책에서 엄청난 양의 사진을 보며,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전장에서 사진을 담는 것은, 목숨을 이미 맡겨놓고 다니는 것일텐데...
대단했습니다.
중간 중간, 평화로운 일상(전쟁이 끝나거나, 잠시 평화로운)에 대한 사진들도 보면서,
카파가 만일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살아남았더라면, 또다른 사진 세계를 보여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음 번에 여유로운 시간을 이용해서 다시 한 번 사진을 봐야겠습니다.
카파의 소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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