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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진가 16. - 빌 브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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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도웅회
  • 작성일 : 02-05-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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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233
▽ 이름:도웅회 (redelmar@hanmail.net)
▽ 분류:기타
▽ 2002/3/9(토) 15:38 (MSIE5.5,Windows98,Win9x4.90) 61.252.216.167 1152x864
▽ 조회:202

위대한 사진가 16. - 빌 브란트 -


빌 브란트 (Bill Bra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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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란트는 1905년 영국 런던에서 러시아계의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어린시절을 거의 독일에서 보낸 그는 젊은 시절 한때 스위스 요양원에서 정양생활을 한적이 있었다. 이 기간 동안에 사진에 흥미를 갖게 되어 건강을 회복하자 곧바로 스위스의 어느 영업사진관 조수로 들어갔다. 1929년 파리로 간 그는 만 레이 문하에 들어가 사진에 본격적인 입문을 하였다. 이 무렵 파리의 예술계에는 초현실주의가 한창 휩쓸고 있었다. 그래서 파리의 예술인들이 모이면 화제가 온통 이문제에 쏠렸다. 1931년 브란트는 그동안 대륙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사진가로서 본격적인 자립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이로부터 제2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까지 약10년 동안 주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었다. 30년대 영국 사회의 계층간의 갈등이나 일상적인 삶의 명암을 런던 시내뿐만 아니라 영국의 북쪽 산업지대까지 파고들어가 기록하였다. 1938년에는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여 파리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가졌고 제2차세계대전 동안에는 정부의 위촉으로 독일군의 폭격에 시달리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런던 시민의 전시생활을 찍었다. 이 작업은 1951년 사진집 '리터러리 브리튼(Literary Britain)'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50년대로 접어들어서는 화가나 문인 등의 예술가 인물사진을 주로 찍었으며 1961년에는 종전 후부터 줄곧 찍어 온 여인의 누드사진을 한데 묶어 '누드의 원근법(Perpective of Nudes)라는 사진집을 펴냈다.

빌 브란트의 사진세계는 동시대의 사진가들과는 전혀 다르게 주관적이고 개성이 강렬하다. 그는 보도사진가로서 주로 다큐멘터리 사진을 일관성 있게 찍었는데 사실성과 객관성을 중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극단적이라고 할 만큼 주관적이고 개성적으로 추구하였다. 그의 다큐멘터리 사진은 전후에 등장한 영상사진가들의 사회적 다큐멘터리 사진을 방불케하는 참신한 개성을 띠고 있다. 이런점에서 그의 사진은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보도사진의 테두리를 맴돌고 있을 때 이를 새롭게 극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사진은 다른 보도사진가들이 사회적 공인(公人)으로서의 객관적 입장에서 어떤 사실을 전달하는 것과는 달리 개인으로서의 주관적인 입장에서의 전달이다. 이러한 다큐멘터리 사진의 접근방식은 로버트 프랭크나 윌리엄 클라인 등의 새로운 영상 추구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그는 사진의 기계적 기록성에 의한 사실성의 전달을 꾀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대상을 통하여 보이지 않는 신비의 세계를 표현하려 하였다. 그래서 그는 사회현실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을 생생한 현장감을 가지고 포착하는 동시에 인간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근원적인 신비감을 함께 표현하려 하였다. 또한 그의 사진에는 하나같이 그 밑바닥에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이것은 사회현실을 어둠의 심연을 기조로 조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의 사진은 사회적 현실감과 근원적 신비감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어 독특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다.

현실과 신비의 세계는 서로가 상반되는 양극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를 하나의 현실적 신비주의로 파악하였다. 그의 사진의 밑바탕을 이루는 신비주의는 아마도 러시아 계통의 핏줄을 타고난 슬라브민족 특유의 신비적 심성과 성격 형성기인 어린시절을 대부분 북구무놔권에서 보낸데서 싹튼 표현주의적 정조가 한데 어울린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이 신비적인 기질이 파리에서 만 레이의 문하생으로 사진을 배우면서 접하게 된 초현실주의 예술운동에 의해 더욱 촉발되었을 것이다. 그는 이러한 현실적 신비주의 예술운동에 의해 더욱 촉발되었을 것이다. 그는 이러한 현실적 신비주의를 사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마치 흑백 텔레비전의 톤을 정상보다 어둡게 조정했을 때 화면이 모두 어둠 속에 잠기고 흰 부분만 표출되는 것과 같은 작화(作畵)처리를 사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들이 중간계조가 완전히 생략되고 흑백의 대비만이 극단적으로 강조되었다. 이러한 작화표현은 정상적인 작화기준을 깨뜨리고 암부(暗部)를 강조하는 암실처리이다. 그는 사진을 찍을 때도 밝은 부분을 노출 기준으로 해서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떨어뜨리고 또한 암실처리를 하는 과정에서도 작화를 정상기준보다 몇 단계나 더 어둡게 인화를 하였다. 그의 신비적인 표현수법이란 결국 노출과 현상 및 인화과정에서 이미지를 살린 것이다. 그는 주관적인 강렬한 특성을 촬영이라는 측면에서가 아니라 주로 극단적인 흑백대비의 암실처리를 통해서 영상화하고 있다.

빌 브란트의 다큐멘터리 사진들이 모두 작화과정에서 주관적인 이미지의 표현을 꾀한 것과는 달리 일련의 누드사진들은 초광각렌즈를 써서 극단적으로 대상을 왜곡된 화상(畵像)으로 표현하였다. 그의 사진세계를 주관적인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사진적인 표현방법이 스냅수법의 사회적 다큐멘터리의 범주를 벗어나서 순수한 이미지의 추구를 한 일련의 누드사진들의 경우는 초광각의 특수렌즈에 의한 것이다. 그의 사진작업을 통틀어 보면 스냅수법에 의한 다큐멘터리 사진들이 대부분이고 일부만이 실험적인 계열에 속하는 누드사진들이다. 실험적인 사진은 초광각렌즈의 특수한 시각을 통하여 초육안적(超肉眼的)인 초현실의 세계를 표출하고있다. 빌 브란트가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부터 그의 사진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던 자아의 신비적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된 것은 초광각렌즈를 이용한 실허적인 사진에 의해서라고 할 수 있다.

30년대 그가 사진계에 등장할 때는 '라이프'나 '루크'등에 의해 다큐멘터리 사진이 전성기를 치닫고 있을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석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의 범주를 깨고 자아의 주관적 이미지를 그의 다큐멘터리 사진에 깊게 투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내면적인 개성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진형식의 제약이나 한계를 뛰어넘는 대담한 실험작업에 의해 타고난 신비적 자아동일성 identity이 더욱 확실하고 분명하게 부각되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사진의 진면목이 가장 잘 드러난 대표적인 사진은 누드사진집 '누드의 원근법'에 수록된 것들이다.

빌 브란트가 사진계에 등장한 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일련의 작업들을 훑어보면 그의 사진세계가 연대에 따라 단계적으로 더욱 신비적이고 환상적으로 심화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신비적인 개성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부터 더욱 두드러지기 시작하는데 특히 50년대 예술가들의 인물사진 시리즈에서부터 초현실주의적인 경향이 더욱 농후해지면서 61년에 펴낸 누드사진집에서는 그의 신비적 개성이 완전히 개화된다. 그러므로 '누드의 원근법'는 그의 대표 사진집인 동시에 그의 사진적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낸 사진집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진집은 영어와 불어판 두 가지로 나왔는데 편집구성은 찍은 연대순에 따라 6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는 빅토리아 왕조풍의 실내에서 찍은 비교적 전통적 수법의 누드이고, 제2부는 장소는 실내이면서 원근법의 과장이 드드러지게 눈에 띄며, 제3부는 실내의 상황묘사를 배제하고 누드의 부분적인 확대묘사를 시도했다. 제4부는 이제까지의 방향을 바꾸어 바닷가에서의 누드촬영이고 제5부는 다시 실내로 돌아오 누드를 찍었다. 이번에는 실내이지만 이제까지의 고전적 분위기가 아니고 추상적인 그림이 걸려 있는 현대적인 것이다. 제6부에서는 다시 야외로 모델을 이동시키고 있는데 원근법의 강조와 대담한 클로즈업의 접근으로 환상적인 효과를 한껏 살리고 있다.

그가 누드사진의 초감각적 실험작업을 하게 된 것은 50년 경 런던의 어느중 고카메라 상점에서 사진 발명 당싱 사용되던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를 방불케 하는 코닥회사 제품인 낡은 대형 카메라를 사면서부터였다. 이 사진기는 셔터가 없고 렌즈 덮개를 벗겼다가 씌워서 노광조절을 하는 아주 구식기계였다. 렌즈는 바늘구멍 크기의 구멍이 뚫린 고정초점의 초광각렌즈로 무한대까지 초점이 맞는 것이었다. 그는 고감도 필름을 써서 여러모로 실험을 해보았다. 렌즈의 밝기가 워낙 어두워 노광시간이 30초에서 3분 이상이나 걸렸다. 그러나 구멍크기의 이러한 불편이 한편으로는 보통 카메라와는 또다른 특성을 지니게끔 해 주었다. 조리개 구멍이 작아서 세부적인 부분까지도 정밀하게 묘사되었으며 초광각렌즈의 과장된 원근감과 극단적인 이미지의 왜곡이 초현실적인 특수한 표현효과를 나타냈다. 그런데 이 낡은 기계의 시각이야말로 그의 의식속에 잠재되어 있었던 신비적인 마음의 눈과 일치하는 초현실주의의 눈 바로 그것이었다. 이제까지 무의식의 심층 속에 떠돌고 있었던 신비적인 의식의 예술적 충동이 초광각렌즈의 환상적 시각을 통해 비로소 심리적 일치에 도달한 것이다.

일찌기 만 레이는 "비밀이란 공공연하게 공개되어 있다. 다만 남은 문제는 사람들의 눈을 훈련시켜서 자유자재로 볼 줄 아는 안목을 기르기만 하면 된다"고 하였다. 알고 보면 모든 대상은 신비스런 비밀을 저마다 깊숙이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보이지 않는 까닭은 만 레이의 말처럼 비밀이 숨겨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의 눈이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빌 브란트는 사진가로서의 자기 입장을 다음과 같이 표명한 적이 있다. "사진가에게는 보통사람들보다 집중해서 본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마치 어린이나 혹은 미지의 나라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여행자와 같은 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언제나 대상을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새삼스런 놀라움에 사로잡히지 않고는 좋은 작품을 창조할 수 없다." 일상적인 현실 속에 잠겨 있는 비밀은 깨어 있는 눈에만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둘러싼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경이로운 발견은 육안에 의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만 가능하다.

빌 브란트의 실험적인 누드사진은 마음의 눈을 자유자재로 회전시켜서 대상을 바라봄으로써 발굴해내는 시각적인 비밀의 세계이다. 그는 육안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마음을 통한 초광각적 시각의 대담한 비약에 의해 감춰진 비밀세계를 공개한 것이다. 이러한 누드사진의 접근방식은 마음의 눈으로 현실 속에 깃든 비밀을 새롭게 발견하려는 인식태도이다. 그런데 마음의 눈으로 보는 공간은 심상의 세계이다. 그의 심상세계는 무의식의 무한한 세계로 통하는 신비롭고 환상적이며 경이로운 미지의 공간이다. 이러한 내면세계에다 사진의 시각을 일치시키려는 사진을 우리는 '심상사진(心像寫眞)'이라고 부른다. 심상사진이 재래식 사진과 다른점은 이제까지의 사진이 시각의 초점을 현실적인 대상에 맞추어 왔던 것과는 달리 자기의 내면적 이미지에다 맞춘다는 점이다. 빌 브란트의 주관적이고 개성적인 사진의 현대적 성격은 바로 이 점에 있다.(인터넷 자료)

* 그의 작품 *

http://www.billbrand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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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익겸님의 댓글

김익겸

건축과 회화에서 원근법.. 그 엄청난 구도를 깨고 본인들의 구도와 색을 찾아낸 것도 예술가 자신들이지요. 타틀린과 말레비치가 같은 구성주의 틀에서도 크게 부딪혔듯이 사진의 사조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었을 듯.. 사실적인 사진들과 왜곡된 주관적 사진.. 참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예술이 원래 그렇죠?
좋은 자료 감사히 읽었습니다!

오창우님의 댓글

오창우

빌 브란트,랄프깁슨 만 레이 이름 조차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평소 초현실 주의란 무엇을 의미할까에 대해 무척 궁금해 하던 차에 랄프깁슨의 몽유병과 빌브란트의 누드를 접하곤 나름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이나 혹은 미지의 나라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여행자와 같은 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사진생활을 접지않는 한 늘 새겨놓고 싶은 글귀입니다..

정상윤님의 댓글

정상윤

빌 브란트와 브랏사이는 참 공통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혁진님의 댓글

이혁진

프란시스 베이컨 사진을 찍은 분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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