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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및 사진가

카파 사진전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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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유상훈
  • 작성일 : 07-05-19 13:34

본문

- 어제 로버트 카파의 사진 전시회장을 찾아갔었습니다

로버트 카파의 전시회를 한다는 안내글을 읽은지도 꽤 된 것 같은데 벌써 전시 일정이 끝나가고 있네요 (5월 26일 까지입니다)
꼭 가보고싶었던 전시회인데 미적거리다가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될까봐 어제 오후에 예술의 전당을 찾았습니다


- 작품 전시의 테마

1. 포토 저널리즘의 신화의 탄생
2. 2차 세계대전
1) 전쟁의 실상과 그 이면의 휴머니즘
2) D-Day 신화의 탄생
3) 승리 / 해방
3. 자유로운 보헤미안
4. 전설이 된 사진작가

1932년의 카파 활동 초기 사진부터 1954년의 마지막 사진까지 시간 순서대로 테마를 정하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 카파의 삶에 대한 DVD(40분 분량 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상영

카파는 스틸 사진만 찍은줄 알았는데 무비 카메라도 늘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으로 담는 영상의 나머지 이야기를 기록해 두었더군요
그리고 의례적으로 그러듯이 그를 아는 사람들의 회고담도 곁들여져 있었습니다
동영상을 보면서 찬찬히 설명을 듣고 있으니 그가 찍었던 사진들에 대해 좀 더 살갑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관람객을 위한 도우미의 설명

사진 관람을 한참 하다보니 생각지도 않게 사진 설명해주는 도우미가 나타나더군요
경운궁이나 창경궁 등의 문화재를 구경하러 갔을 때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만족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사진 보고 설명을 할 게 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더군여
그래도 호기심으로 중간쯤부터는 도우미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들어보았습니다

설명이라는 것이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고 전시장의 사진 곁에 있는 설명들을 주욱 훑어보고 생각나는대로 얘기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나마도 다시 사진 설명을 읽어보니 원래는 그런 내용이 아닌데 꼼꼼하게 읽지를 않아서 틀리게 이야기해주는 부분들이 간간히 있었습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 작은 설명글 읽지 않아도 되고 관광지 돌아다니듯이 사진 구경하니 머릿속도 덜 복잡하고 부담이 적어 좋기는 한데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사진 자체에 집중하고 싶은 분은 도우미를 따라다니지 않으시는게 오히려 시간을 버는 방법이라는 생각입니다


- 출구에서 구입한 도록

사진 관람하면서 제가 욕심을 부려서 사진도 집중해서 봤지만 설명 글도 한 자 안빠뜨리고 읽었더니 눈이 참 피곤했습니다 -_-;
출구에서 만원을 주고 도록을 구입해서 보니 전시된 대부분의 사진과 설명글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제가 참 미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좀 웃었습니다 ^^
설명은 천천히 보시고 전시장에서는 크게 프린트된 사진을 느긋하게 감상하시는게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 기억에 남든 작품들

하나같이 훌륭한 작품들이었지만 그중에도 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몇 작품이 있어서 그중에서도 몇 점만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의 강연회 (1932)
우리 어머니 , 아버지들도 처음부터 어른이었던 것이 아니라 당연히 어린 아이의 시절이 있었겠지요
대가의 초년 시절 사진을 보니 좋다는 생각보다는 참 풋풋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흑인 소년 알리가 헝그리 정신으로 사각 링에 들어서는 느낌하고 통한다면 이상한가요 ~

비치파라솔을 들고 아내 프랑소아즈 질로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는 피카소 (1951)
저는 제목을 모르고 광고에 실린 이 사진만 보고는 냉소를 보냈었습니다
"사람들 죽어나는 전쟁 사진 찍던 사람이 늙은 남자종이 우산 들고 헤헤거리면서 부잣집 젊은 여주인 따라다니는 장면을 뭐가 좋다고 ..."
제가 잘 몰랐던 겁니다
헤헤거리면서 여성을 따르던 나이든 남자는 그 여성의 남편인 피카소 ~
저는 제가 경상도 남자라서 여성에게 무뚝뚝한거라고 자기 변명만 하고 살아왔는데 , 이 사진을 보니 제 자신이 참 촌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인도차이나 전쟁터에서 찍은 파카 최후의 사진 (1954)
도록에는 안나와있지만 전시장에서 보니 11번 프레임까지만 사진이 찍혀있고 12번 프레임부터는 비어있는 필름이 프린트되어 있었습니다
카파는 11번 프레임의 사진을 찍은 후에 12번 프레임에 사진을 찍어넣으려고 길을 가다가 지뢰를 밟아서 죽었습니다
11번 프레임과 12번 프레임 사이에 카파의 죽음이 있는 것입니다


- 관람을 하고

기록 동영상에서 , 종군 사진가로 함께 일했던 파카의 20대 때의 애인(게르다 타로)은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다가 20대의 나이에 죽었습니다
그가 살아있었을 때 , "전쟁터를 그렇게 누비고 다녔는데도 아직 살아있는게 오히려 신기하다" 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무리한 추측일 수도 있지만 , 카파가 인도차이나의 전쟁터에서 죽지 않았다면 그 후의 어느 전쟁터에서라도 죽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누구인들 죽음이 두렵지 않겠느냐마는 그의 사진을 보고 있자면 죽을 결심을 한 사람이 분명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단지 하루라도 더 건강하게 살아있으려고하는 것은 전쟁의 잔혹성에 대한 고발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 관람에 대한 동기부여

술집이나 영화관 같은 곳에 혼자 걸음하기 시작하면 이미 중독 상태에 빠진 거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도 어제 혼자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

대가의 사진전을 한 번 관람한다고 사진 실력이 갑자기 느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카파라는 사람이 자기 목숨을 내놓고 사진을 찍어서 우리에게 대화를 청해 오니 그에 즐겁게 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ps

궁금한게 있습니다

전시장에서 보니 인도차이나 전쟁터에서 찍은 카파의 마지막 사진이 두 장 있었는데 하나는 흑백이고 하나는 컬러였습니다
도우미의 설명으로는 파카가 흑백 필름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데 왜 전시장을 통틀어서 그 한장만 컬러입니까 ?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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