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

06-02-22 07:54

風 葬




아득히 빛나는 태양의 따뜻한 입김과
소금기 밴 공기에 일렁이면서
오래도록 주름진 머리와 꼬리들로
우리 다시 만나는구나.
켜켜이 이렇게 다시 만나는구나.

빛나던 한 때의 은빛 청춘도,
힘차게 요동치던 유선형 젊음도,
푸른 심해수처럼 맑게 그늘지던
우리들의 사랑도
이젠 다 벗어 놓고
이렇게 적나라해지는구나.

시간은 덧없어 뿔뿔이 흩어지고
모든 가식과
모든 절망과
차마 내어놓지 못한
몸 속 가장 깊은 곳 치부까지
말끔히 들어내고
우리 가장 순수하게 섞이는구나.

비워져서 오히려 맑은 영혼으로
멀리서 빛나는 태양과
일렁이는 짭조롬한 바람 속에서
우리 더욱 맑게 바래어 가는구나.

김봉섭님의 댓글

김봉섭

06-02-22 09:20

"우리 더욱 더 맑게 바래어 가는구나"

좋은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

박용철님의 댓글

박용철

06-02-22 12:45

사진도 독특 하지만 !
겨울잠이 확 다라나는 글 입니다.감사드리며.^&^

최주영님의 댓글

최주영

06-02-22 13:12

이게 그 풍장의 광경인가요 ?
박유영님의 글솜씨가 돋보이십니다.
귀한 사진 감사합니다.

임병훈님의 댓글

임병훈

06-02-22 14:11

의미심장한 글과 사진입니다.
읊조리며 소주 한잔에 북어포 뜯으신 거나 아닌지...^^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06-02-23 07:12

이구 이성.
잘 감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