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건웅님의 댓글

지건웅

04-01-25 07:49

그녀는 열심히 다른 곳을 쳐다보고는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주시하고 그 한 컷을 아주 진지하게 간직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줍음과 어색함에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는 이유는 바로 촬영자와의 은밀한 교감 때문이다.

그것은 사실, 단단한 신뢰 속에서 파생되는 은밀한 둘만의 약속이기도 한데
셔터버튼을 누르고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추는 순간, 작가는 피사체의
허용 아래서 그가 보았고 또한 보고 싶었던 모든 것을 가져버린 셈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포트레이트의 매력이고, 아름다운 포트레이트는
결코 프로패셔널한 느낌의 콘텐츠 만을 담고 있지 않으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번외(番外)의 엑스트라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는 사실을 보는 이에게
늘 자각시켜 주고는 한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렌즈가 의식이 되는 것을
애써 무시 하면서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야’ 하고 자기최면을 거는듯한
그 인간적인 느낌까지도.

굵은 마스카라와 소품으로 사용된 거울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백점 들과 함께 상당히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군요.
마치 영화 “링”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즐겁게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