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님의 댓글

이태영

03-12-07 00:20

예전에 시네마떼끄에 쭈구리고 앉아 에릭 로메의 영화 녹색광선을 16mm 영사기로 틀어보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국내 비디오 출시때 복각을 제대로 하지 못한터라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불안한 청춘을 반영하듯 내리비추는 녹색광선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었거든요. 16mm 필름에선 그것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해서 부득이 다시 돌려보게 된 영화이지요. 요즘도 문득문득 을시년스런 날씨가 되면 바다쪽을 바라다보며 하늘빛을 확인하곤 하는데, 좀처럼 생에 있어 녹색의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은 정말 드문것 같습니다. 정말로 날씨가 아주 맑고 예정된 단 한순간만 볼 수 있는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요. 오른편에서 내리 비추는 햇살을 받아 하얗게 제 몸을 드러낸 등대 하나와 반대편의 어둠속에 묻힌 등대하나. 이렇게 전체가 녹색하늘과 어울어져 마치 화가 터너의 초기 유화 작품을 보는 것만 같은 기분마져 드네요. 좋은 사진 잘 감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