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향적봉 아랬쪽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사진 좌측 하단부에 검은 옷을 입은분이 제 선생님입니다.
내년이면 희수인데... 아직 정정하십니다. " 선생님은요~~ 껍때기는 국산인데 속은 독일제로 개조
한것 같습니다" 라는 농담에 듣기 싫지는 않는듯 씩~웃기만 합니다. 술 좋아하시고... 아니, 와인
을 무척 좋아하십니다. 펜탁스645, 55mm, RVP.
그 무거운 펜탁스를 메고 고행을 하셨군요. 하늘색은 말할것도 없고 눈의 질감도 좋습니다.
산악 사진 찍는분들이 힘들여 직은 사진을 이렇게 편하게 앉아서 보는 죄송함이 있읍니다. 77세에 험한 산을 오르시는 선배님께 경의를 표시합니다. 나보다 열살이 많으신데 나도 그 나이에? 하고 있읍니다....솔이울...
도끼를 찍은듯한 눈의질감이 마치 동양화 한폭을 보는듯 합니다.
중간면과 색이 생략되어 그 형태가 추상적이고 느낌이 정신적입니다.
문득,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생각되었는데 세한도는 김정희가 제주도에 유배 중이었을때
그린 그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로로 긴 지면에 초가와 지조의 상징인 소나무와 잣나무가
겨울 추위 속에 서 있는 모습을 간단한 필치로 그리고 그 나머지는 모두 생략하였고,
그림의 오른편위에는 그의 독특한 추사체로 '歲寒圖'라고 적었는데,
한장의 그림에도 정신적인 가치를 중요시 했던
우리문화의 깊이있는 측면을 생각케 하는 작품입니다.
구선생님의 사진에서도 그와 비슷한 관점을 가지게 하는데,
보여지는 아름다움과 아울러 그 이상의 느낌이 서려있는것을 느껴봅니다.
아마 그것은 선생님께서 눈의 질감을 드러내기 위해
바위와 눈의 형태들을 간략화 하고
그것들이 분명하게 대비되면서 형성되어진 이상적인 이미지가 단순한 풍경사진의
의미를 넘어서게 하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극도로 절제된 색에서 도리어 더 풍부한 스펙트럼을 느끼게 하고
심플하게 유도된 형태에서 더 많은 면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것이
깊이있는 창작의 기본이 됨을 생각케하는 사진입니다.
매사에 도전하며 열정적인 삶을살고 늘 의미을 찾아 도전하는 모습속에서 청년정신을 느낍니다.
생애에 있어서 청년이라는 의미가 항상 최상의 가치는 될 수 없지만, 사진을 좋아하며 그곳에 깊은 의미를 두는 사람이라면
그 청년정신은 반드시 있어야할 모습이라고도 생각됩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해주신점도 아울러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