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항에서 # 12
권오중 일상 / Life Style관련링크
본문
페이지 정보
- 설명
R6.2 35mm/2.8 Tx ( + 2 )
새벽 5 시 30 분,
바닷가 언덕에 자리잡은 모텔에서 눈을 비비고 일어나
임원항으로 나갔다 .
5 년 전인가 추석 무렵 그곳에서 가족여행 중 회를 먹고
심한 배탈이 난 적이 있어 그리 썩 유쾌한 곳은 아니지만
다행히 같이 먹은 아내와 아이는 괜찮았기에 내 탓으로 돌려야하는
일로 묻혀갔고 그 때도 그 기억을 제외하곤
그리 크지도않고 적막감 도는 작은 어촌도 아닌 내가 태어난 읍소재지의
작은 도시의 느낌과 비슷한하게 길가에 가게들이 있고 해변가에는
어선들이 있고, 작은 횟집들이 연이어 있는 곳이다 .
이른 아침에 나간 항구엔 이미 어선들이 들어와 있었고
어선에서 내린 생선들 경매가 한창이었다 .
경매를 통해 나간 오징어, 대구, 문어, 소라 등은 어판장 한켠에 자리잡고
앉아 있는 중년의 아주머님들과 할머님들의 바쁜 손 놀림으로 정리가
되었고 한켠에서는 놀러온 여행객들 몇몇에게 고기를 파는 모습도 보였다 .
바쁘고 건강한 삶의 모습들이 비릿한 바다 내음과 더불어 부슬비 내리는
항구에 가득차 나약한 일상의 흐름에 맡겨졌던 내 모습을 자극하였다 .
무엇을 담을 것인가 ... 생각하면 늘 머리 아파지기에
또 생각없이 담기 시작한다 .
그저 보이는데로 흘러가는데로 맡겨보지만
결국 외형의 틀에서 벋어나지 못한 내 모습을 보고
이젠 지쳐 포기하고 "그저 즐거움인데.. " 라는
나약한 아마추어리즘의 병리적 형태로 움크려들고 만다 .
새벽 항구의 건강한 삶의 모습에 조금은 자극을 받았겠지라는
어줍잖은 생각과 동해안의 작은 항구인 이곳 또한
내 마음 한 구석에 다시 찾아올 고향의 모습으로 남겨질거란 생각으로
위안을 가지면서 비내리는 어판장을 뒤로 하고 나왔다 .
- 임원항에서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