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택님의 댓글

김준택

06-05-01 15:42

사진을 하는 동안...
특히나...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인간 내면에 잠재된 관음적 사고가 전혀 의도되지 않은 장소와 순간에 뱀이 불쑥불쑥 붉은 혀를 내밀 듯 치솟아 오름을 느끼고는
스스로... 자주... 아주 깜짝깜짝 놀란다.

어쩌면...
특히나...
손바닥 속에 감춰져있는... 셔트 소리 마저 나지 않는 RF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35mm 화각 속의 비열함과...
신사적 외면(外面) 속에 감쳐진 몰래카메라적인 속성에 스스로 심취하는 자아(自我)를 즐기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나는 셔트를 누르는 순간이 사고의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순간이 되는지도 모른다.
.
.

김규혁님의 댓글

김규혁

06-05-01 15:55

참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사실은 아직 그럴 수 있다는 마음가짐에 위안(?)을 얻을 때도 있습니다.^^
사고의 오르가즘이라...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06-05-01 19:57

욕구라기보다는 본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면하여 고개라도 돌릴라치면 어느새 더 깊은 상상으로 이어지는..
잘 보았습니다.

이인한님의 댓글

이인한

06-05-01 22:09

관음적 사고가 드러나기 까지 부서지고 무너진게 많군요.^^
좋은 사진 잘 보았습니다.

김준택님의 댓글

김준택

06-05-02 00:17

사실 저 사진 직을 때 참 짜릿했거던요...
저게 연출이 아니랍니다...

서울 1945 인가 그 셋트장이랍니다...
거기서 저 셋트 장면 앞에 젊은 남자와 저 아가씨가 저기서 걸어오더니 저 여자분이 저 자갈 위를 올라가서 저 셋트장을 한참을 보더군요...
제가 35mm 카메라로 저렇게 찍을려니 바리 저 여자분 뒤에서 찍어야 하니 ...
남자 친구가 인상을 그리며 저를 주시~째려 보더군요...

제가 얼마나 속이 조마조마 하겠어요... (그 남자도 아마도 20디를 목에 걸고 있는데...)
그런데 남자분이 여자분을 부러더니 쑥떡 쑦떡 하며 저를 보고는 중얼~비난스럽게 하더니 가더군요...

그래서... 저 순간이 정말 훔쳐보기였답니다... 그리고 아주 짜아릿...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