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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취미로 회춘하신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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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박삼정
  • 작성일 : 11-01-10 01:28

본문

"70대, 제2의 인생으로 50대처럼 일한다." 라는 신문기사를 읽던중,
제주변, 아니 제 친척중 75세의 나이에 사진활동으로 회춘하신 분이 계셔서 몇자 올립니다.
제가 총각때 사진을 취미로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결혼후 가정과 직장에 메달리다 보니,
시간도 없었고, 푼돈이 아까워서 사진을 멀리 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제나이 45세에 영업소장직을 맡으면서 영업부진과 악성미수금발생등으로 잠 못이루는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다시 카메라를 만지게 되었고,
부산영상클럽에 입회하면서 저의 5촌 당숙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클럽발족 초기에는 주말을 이용하여 1박2일로 부지런히 어울려 다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순수작품에 열중하려는 젊은 층들이 다 빠져 나갔습니다.
60세전후의 나이드신 분들께서 작품보다는 카메라기기나 렌즈쪽에 관심이 더 많아 목돈은 거침없이 잘 쓰면서,
정작 푼돈인 필름값을 아끼느라 몇컷만 찍고는 젊은 사람들이 촬영에 열중해서 셔터를 눌리고 있으면,
그만 가자고 조르면서 훼방을 놓는데 반하여,
젊은 층들은 작품활동에 전념하려는 경향 때문에 해체의 길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쯤에 저도 울산으로 발령을 받아 가면서 이 클럽과 당숙으로부터 한 십년간 멀어졌다가,
어느 날 퍽이나 노쇠해지신 당숙께서 부산 중앙동의 제 사무실로 방문하셔서,
전에 해체되었던 부산영상클럽을 다시 모으자고 하셨습니다.
제가 당숙께 "왜 이렇게 기력이 없어 보이세요? " 라고 여쭈었더니
당숙께서는 위암수술등 병고에 오랫동안 시달렸다고 하셨습니다.
아무튼 일주일후 7명이 모여 발기대회를 열었고,
제 당숙이 최년장자이므로 회장으로 추대하여 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모임의 회장이 위절제수술의 후유증인 무기력증과 당뇨병에서 오는 시력감퇴등으로
운영상의 애로가 많았으나 제가 뒤에서 묵묵히 잘 보좌를 해드렸습니다.
그런데도 출사날 회장께서 불참하시는가 하면,
회장으로서 회원들을 배려하기 보다는 너무 당신위주로 모임을 운영하다보니
회원들의 불참율이 높아 지면서 일년만에 반해체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제 당숙께서 고액의 입회비를 내시고 부산사진작가협회에 정식가입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소 돈을 아끼시느라고 "사협에 가입을 하면 무엇하는냐"며 입회를 거부하셨을 정도로 인색하셨고,
집에서도 아내와 자식들로 부터 따돌렸다며 하시던 말씀이
"내가 퇴근하여 집에 들어서면, 거실에 모여 TV를 보던 자식들이 나를 보자마자 모두 각자 방으로 흩어지니 내가 무어라고 하겠나?"
그래서 내가 "어쩌다 그렇게 되셨어요? 라고 물었더니,
"평소에 돈을 아껴쓰라는 식으로 잔소리를 좀 하였던 편인데, 아마 내 잔소리를 안 들려고 그러나 보네!"
그렇게 하시던 분께서 고액을 납부하시면서 까지 사협가입이 웬일인가 싶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날로 부터 약 한달후 다시 당숙께서 제사무실을 찾았는데,
회춘이래도 하신듯 얼굴표정이 밝으면서 피부에 윤기가 흐르는게,
제가 여지껏 보아왔던 당숙이 아니셨습니다.
제가 놀라서 젊어지신 비결을여쭈어 보았더니,
종전의 어눌하셨던 말투가 아닌 힘있는 목소리로 참으로 시원스럽게 말씀 하셨습니다.

"내가 사업체를 남에게 넘기면서 받은 돈을 너희 숙모에게 다 맡겼더니, 이날 부터 남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
그리고 자식들도 지 엄마가 남편에게 고분고분하게 대하는 걸 보더니 금새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길 시작하는거야.
그리고 나도 직장출근 대신에 매일 사진 찍으러 경치좋은 곳을 찾아 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광에다, 그 곳의 음식맛을 즐겼고,
필름을 안쓰는 디지털카메라로 바꾸어 필름값과 현상비용등 푼돈 걱정 않고 찍고 싶은데로 다 찍어 컴퓨터 모니터로 실컷 보게되었네,
이렇게 생활이 즐거우니 얼굴표정이 밝아지면서 피부까지도 윤기가 나기 시작하였다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건강에도 자신이 생겼어.
그래서 다시 영상모임을 갖자고 자넬 찾아 왔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퇴근시각이 가까워졌고,
당숙께서 먼저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길래 영상모임의 회원들을 몇사람 불러 같이 저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전에 안하시던, 종업원에게 팁도 주시는가 하면 밥값도 당숙께서 먼저 계산을 다 하셨습니다.
종전에는 밥때가 가까워 오면,
당숙께서는 밥값 내는 것이 아까워서 먼저 헤어지자고 하셨는데,
이도 달라진 것중 하나입니다.

일년만에 다시 만난 회원들은 회장님의 너무 많은 변화에 놀래서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더우기 시력도 되 찾았는지 종전처럼 옆에서 제가 반찬을 집어 드리지 않아도 곧잘 식사를 하셨습니다.

사람이 마음을 비우고,
활동적인 카메라라는 취미생활에 빠져 삶을 즐기시니,
저절로 회춘이 되시는 사례가 있기에 몇자 올립니다.

2011년 1월10일 다시 고쳐씀.
박 삼정올림.
추천 0

댓글목록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 나이 먹을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인간사 어디서나 통용되는 진리 입니다.

유인환님의 댓글

유인환

박삼정 회원님 -
ㅎ ㅎ ㅎ
그럼 올해는 저도 회춘 되기를 바라면서'
사진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

그런데 -

회춘되면 그 거 어디다 쓰지요 ? - ^^

박삼정님의 댓글

박삼정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회춘의 징조로
눈이 밝아져 사진찍기에 훨씬 나아지고,
피부가 고와 지면서 젊어 보여서 상대방에게 보다 많은 호감을 주게 되니,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됩니다.
제 당숙도 왕따에서 갑자기 남을 즐겁게 해드리는 호인으로 둔갑되면서,
여기 저기서 찾으므로 바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부디 회춘하셔서 바빠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 삼정올림

김인택님의 댓글

김인택

그 소식을 들은 날로 부터 약 한달후 다시 당숙께서 제사무실을 찾았는데,
회춘이래도 하신듯 얼굴표정이 밝으면서 피부에 윤기가 흐르는게,
제가 여지껏 보아왔던 당숙이 아니셨습니다.
제가 놀라서 젊어지신 비결을여쭈어 보았더니,
종전의 어눌하셨던 말투가 아닌 힘있는 목소리로 참으로 시원스럽게 말씀 하셨습니다.

"내가 사업체를 남에게 넘기면서 받은 돈을 너희 숙모에게 다 맡겼더니, 이날 부터 남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
그리고 자식들도 지 엄마가 남편에게 고분고분하게 대하는 걸 보더니 금새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길 시작하는거야.
그리고 나도 직장출근 대신에 매일 사진 찍으러 경치좋은 곳을 찾아 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광에다, 그 곳의 음식맛을 즐겼고,
필름을 안쓰는 디지털카메라로 바꾸어 필름값과 현상비용등 푼돈 걱정 않고 찍고 싶은데로 다 찍어 컴퓨터 모니터로 실컷 보게되었네,
이렇게 생활이 즐거우니 얼굴표정이 밝아지면서 피부까지도 윤기가 나기 시작하였다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건강에도 자신이 생겼어.
그래서 다시 영상모임을 갖자고 자넬 찾아

이대목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요즈음 니콘d1h를 아주 저렴하게 들여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심회갑님의 댓글

심회갑

ㅎㅎㅎ 아주 귀에 쏘옥 들어오는 글이군요.

공감입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요즘은 필름값에 현상료 동네스캔

어찌 어찌 하다보면 솔찬히 나갑니다.

역시 DSLR 로 자주 손이 가더군요. 나이들어 할수있는 최적의 취미생활이

역시 사진촬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경섭님의 댓글

김경섭

허허허 참귀감으로 삼아야할 글,

강정태님의 댓글

강정태

사진을 취미삼지 않았더라면
이 나이에 나는 뭘허고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카메라를 만지며 즐기는 일,
사진을 찍고 난 후 그 결과물을 들여다 보는 즐거움.
일상이 넉넉한 마음으로 가득찬 지금
이 나이에 나도 분명 회춘한 거지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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