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왜 찍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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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유인환
- 작성일 : 10-11-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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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할 수 없이 되면 고향을 생각한다. 이제는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옛날의 모습들.
안개와 같이 스러진 것들의 형상을 불러 일으킨다." (이하 생략)
미당 서정주 님의 어느 시 첫 구절입니다.
위 시의 구절을 서정주 시인은 어떤 심상을 품고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읽어 보면 그냥 뭔가 맘 속에 와 닿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조그만 시골 구석 찾아 다니기를 좋아합니다.
카메라 들고 찾아 갑니다. 출사 겸 당일치기 여행이라 할 수 있지요.
가급적 60 - 70년 대의 오래된 낡은 집들이 많이 남아 있을만한 곳을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일전에 충남 예산군의 어느 마을을 찾았습니다. 10년 전에 갔던 곳이라 그 때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갔지요.
장항선 타고 예산역에 내려서 2 시간만에 한 번씩 들어가는 버스 기다려 타고 들어가다 보니 집을 출발한지 근 5 시간 만에 그 마을에 도착한 것입니다.
출사 할 때는 철저히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로 맘 먹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려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사진은 발로 찍는 것이라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 - - 이런 - - -스가발, - - - 십장생.
마을 전체가 하나 같이 한우 푸줏간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에 면한 길가 집들은 하나도 예외 없이 모두가 정육점이 되어
도시 대처에 있는 상점들처럼 초현대적으로 모두 새 단장을 하고 있었으며
그 건물 앞 이마에는 건물 크기보다 더 커보이는 커다란 간판들을 붙이고 서서
질 좋은 충남 한우, 그 것도 암소만 취급 한다고 간판도 엄청나게 요란하고 -
잘못 왔구나 싶었지만, 어렵사리 나온거 뭔가 찍을 꺼리는 건져 가야지요.
뒷 골목으로, 좁은 골목으로 찾아 들어갑니다.
마을이 워낙 작으니 찾아 들어가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빤한 동네 입니다.
오래된 집을 골라 찍고 있는데 그 옆 집에서 어떤 노인이 한 분 나옵니다.
" 그건 왜 찍수? "
" 아 - 할아버지, 이런 집, 도시에서는 보기 힘들쟎아요 "
" 서울서 오셨수 ? - - - 그래, 그 걸 찍으면 어따 쓰시려구?"
이런 - - - 답변하기 정말 어려운 질문을 하시네 -
묵묵부답으로 빙긋이 웃으니 이번에는,
" 아 - 작가시우 ? "
이런 민망스러워라. 나를 보고 사진 작가 아니냐고 묻지 않는가?
마음 속으로 송충이가 기어가는 것 같이 뭔가 아주 불편한 심정이 되어 버린다.
" 아니요 - 그냥 아직 연습하는 중입니다 - "
그 노인 한 동안 나를 지켜 보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 - 오늘 출사는 정말 맘이 영 편치 않았었네 -
그래도 그 조그만 시골 마을 노인이, 사진기들고 뭔가 찍는 사람들은 사진작가라고
생각해 주는 건 그리 나쁜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개와 같이 스러진 것들의 형상을 불러 일으킨다." (이하 생략)
미당 서정주 님의 어느 시 첫 구절입니다.
위 시의 구절을 서정주 시인은 어떤 심상을 품고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읽어 보면 그냥 뭔가 맘 속에 와 닿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조그만 시골 구석 찾아 다니기를 좋아합니다.
카메라 들고 찾아 갑니다. 출사 겸 당일치기 여행이라 할 수 있지요.
가급적 60 - 70년 대의 오래된 낡은 집들이 많이 남아 있을만한 곳을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일전에 충남 예산군의 어느 마을을 찾았습니다. 10년 전에 갔던 곳이라 그 때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갔지요.
장항선 타고 예산역에 내려서 2 시간만에 한 번씩 들어가는 버스 기다려 타고 들어가다 보니 집을 출발한지 근 5 시간 만에 그 마을에 도착한 것입니다.
출사 할 때는 철저히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로 맘 먹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려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사진은 발로 찍는 것이라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 - - 이런 - - -스가발, - - - 십장생.
마을 전체가 하나 같이 한우 푸줏간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에 면한 길가 집들은 하나도 예외 없이 모두가 정육점이 되어
도시 대처에 있는 상점들처럼 초현대적으로 모두 새 단장을 하고 있었으며
그 건물 앞 이마에는 건물 크기보다 더 커보이는 커다란 간판들을 붙이고 서서
질 좋은 충남 한우, 그 것도 암소만 취급 한다고 간판도 엄청나게 요란하고 -
잘못 왔구나 싶었지만, 어렵사리 나온거 뭔가 찍을 꺼리는 건져 가야지요.
뒷 골목으로, 좁은 골목으로 찾아 들어갑니다.
마을이 워낙 작으니 찾아 들어가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빤한 동네 입니다.
오래된 집을 골라 찍고 있는데 그 옆 집에서 어떤 노인이 한 분 나옵니다.
" 그건 왜 찍수? "
" 아 - 할아버지, 이런 집, 도시에서는 보기 힘들쟎아요 "
" 서울서 오셨수 ? - - - 그래, 그 걸 찍으면 어따 쓰시려구?"
이런 - - - 답변하기 정말 어려운 질문을 하시네 -
묵묵부답으로 빙긋이 웃으니 이번에는,
" 아 - 작가시우 ? "
이런 민망스러워라. 나를 보고 사진 작가 아니냐고 묻지 않는가?
마음 속으로 송충이가 기어가는 것 같이 뭔가 아주 불편한 심정이 되어 버린다.
" 아니요 - 그냥 아직 연습하는 중입니다 - "
그 노인 한 동안 나를 지켜 보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 - 오늘 출사는 정말 맘이 영 편치 않았었네 -
그래도 그 조그만 시골 마을 노인이, 사진기들고 뭔가 찍는 사람들은 사진작가라고
생각해 주는 건 그리 나쁜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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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재근님의 댓글

아마도 몹시 준수한 외모 이신가 봅니다.
저는 그것도 세번씩이나
"아저씨 그거 찍어 주는데 얼마에요?"
롤라이 풀렉스만 가지고 나가면 이런말 듣습니다.
ㅎㅎㅎ
혹시나 충무로 사랑방에 오실려나 기다렸습니다.
안면트고 어영구영해서 출사에 따라갈까 싶어서 입니다.
보고 싶어 하는분 많습니다. 한번 나오세요.
유인환님의 댓글

인용:
원 작성회원 : 서재근
아마도 몹시 준수한 외모 이신가 봅니다.
충무로 사랑방에 한번 나오세요. |
이런
서재근 선생님도 저를 매우 민망스럽게 만드시네요.
외모요 ?
그냥 - ㅎ ㅎ ㅎ
아 - 그리구, 충무로 사랑방이요 -
가고 싶은 맘은 굴뚝이고,
연말 망년회에도 사실은 참석하고 싶은데
가입 초짜가 거길 나가려니 - - - 왠지 -
뭔가 (낱 가릴 나이는 지났는데도) 쑥스러운 것 같아서
라클 고참들께서 모여 이바구 하는데라는 관념 때문에 -
나가 봤자 고참들 이야기에 끼어들 실력이 채 못되니 멍 하니 앉아 있다 오게 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러나
용기내서 서재근 선배 나오신 다는 날 꼭 나가겠습니다.
전에 한번 , 이번 토요일에는 꼭 나가야지 - 하고 맘 먹었었는데
그 날 모처럼 나가려다 나가지 못했습니다.
담엔 꼭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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