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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나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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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신 정식
  • 작성일 : 11-05-1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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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봄이 다 지나갔다고 하기엔 너무 이른가요... ?
그러나 서울에서는 온동네를 휘젓고 다녀도 도대체 봄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바로 여름이 되었군요.
... ... ...

제가 다니는 강원도 진부엔 봄이 늦게 옵니다.
4월도 거의 월말에나 가서야 살구꽃을 필두로 벚꽃, 돌배나무꽃, 복사꽃... 등이
앞뒤를 다투어 가며 피어 나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엔 늦게까지 남아 있던 겨울과
뒤늦게 내려 쌓인 눈 때문에 꽃 소식이 없더니
갑자기 5월에 들어서야 한꺼번에 순서 없이 순식간에 피고 졌습니다.

" 교수님이요... 돌배 꽃피었는데도 안오시요... "
" 눈 녹아 담벼락도 부뚜막도 다 내려 앉았고만... "

워낙 오래된 토막이다 보니
매년 손을 보지 않으면 지탱하지 못하는 흙벽이 다 내려 앉는데다가
겨울이 올 처럼 추울 때면
바닥이 얼었다 녹아 내리는 통에 부뚜막, 방고래 할 것 없이 엉망이 되는데
더욱이 얼마 전에 암으로 대수술을 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지라
이 봄에 내려갈 겨를이 없어 산골 토막은 더욱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옆집 양반의 걱정어린 전화를 받아 드는 순간
돌배나무는 꼭 챙겨야 할 것 같아
간병 당번을 조정하여 지난 월요일에 혼자서 잠깐 다니러 갔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봄날에 때 아닌 장마비 같은 빗줄기가
양철지붕을 밤새도록 두들기는군요.

" 에고... 그나마 남은 꽃잎 다 떨어지는구나... "

간 겨울은 매우 춥고 길었던데다가
눈도 많이 와서 꽃이 좋았다는데...
역시 뒤늦게 가 본 돌배나무 꽃도 엄청 좋아 보였는데...

화요일 아침에 비가 잦아든 틈을 타서 뒷동네에 나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너무나도 탐스럽게 소복이 피어 올라 하얀 솜사탕 같군요.
그 안좋은 이른 아침 날씨에 간신히 두세컷 담았는데 다시 빗줄기가 좌악...

우리 동네 토요일 사랑방에도... 번개 출사에도 따라 나서지 못하고 마음만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올 돌배나무도 그렇게 지나 갔습니다.
봄 놀이 사진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오늘도 후배 사진 전시회에 잠깐 가서 간신히 눈도장만 찍고 들어와 앉으니
이렇게 하릴없이 지나간 봄이 무척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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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교수님께 그런일이 있었군요.
수고롭지만 인간사가 그런걸요....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됩니다.
그때 좀더 잘 해드릴걸.....

힘내세요....교수님

강정태님의 댓글

강정태

근데 왜 갑짜기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이 가사가 생각나는지....
돌배나무...
예전 우리 시골집 뒷 텃밭에도 있었는데
어리석게도 그냥 그런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이제 나이 들어 갈수록 옛날이 그립습니다. ^^

지민숙님의 댓글

지민숙

진부......
강릉가는길에 꼬옥들려서 산채비빔밥을 먹곤 했죠...
산골의 봄은 더디게오고 겨울은 일찍 온다고..
진부의 늦은봄...
하얀꽃 흐트러지게 핀 들판이 아름답습니다..
아버님 병환..
빠른시일내 쾌차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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