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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가 그림을 잘 그리는것은 과연 진실입니까?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지건웅
  • 작성일 : 09-12-11 22:30

본문

저에게 피카소는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 꽤 인정하는 작가중에 한 분입니다.
사실은 너무 잘 알려진 대중성이 싫어서 속으로 트집을 잡았던 적이
있었으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 대단함을 부인할수는 없습니다.
저는 피카소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하며, 또한 그것이 진실임을
부인할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티칸 천정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나 루브르의 모나리자는
사실 제가 어릴적 그림책이나 교과서에서 보았던 색상과는
엄밀히 느껴볼때 아주 차이가 많았습니다. 평생 모나리자나 천지창조를
직접 보지 못하고 죽는 지구상의 사람들 수를 헤아려 본다면
특히 제 색으로 복원되었다는 미켈란젤로의 천정과 수백년의 먼지가
쌓였던 복원전의 천정 모두를 보신 분들은 정말 축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엄밀히 따진다면 피카소 역시 전 작품을 모두 감상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으나, 하다못해 예민하기 짝이없는 전시회 카탈로그 촬영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유추하건데 아마 그의 작품 또한 그러하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예술이라는 범위에는 느끼고 헤아림의 여유가 있기에
정확히 떨어지는 수학 방정식처럼 데이터에 맞는 증거가 있어야
꼭 인정을 받게 되는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저는 사진에 문외한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어느날 현상소에서 아빠와 엄마를 찍었다는 어린 소년이 그 프린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점원이 가져온 결과물은 대단하더군요.
그 소년은 사진을 들고 자랑하며 부모님께 선물로 드릴거라 했습니다.
저 역시 만리 타향에서 부모님을 멀리 두고 이곳에 있는 터라 콧잔등이
갑자기 뜨거워지는 것을 남들이 볼까봐 억지로 참았습니다.



춤과 노래, 그리고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시각적 예술 행위는
사실 누구나 할수 있는 것입니다. 현상소에서 보았던 그 어린 소년 마저도
숙련된 작가들 보다 가슴으로서 훨씬 멋진 것을 만들어낼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도 다 할수 있는 것을 조금 더 해보려고 뛰어든
사람들만 괜히 고생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술 행위를 좀 해보았다고
유세를 떠는 우스꽝스러운 일부의 풍토처럼 Art 라는 어원의 의미가
고대 신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한때는 신성함을 앞세워 귀족들을
차별화하기 위한 의미가 숨어 있었을 지라도 현시대 까지
그 행위가 사랑 받는 이유는 남녀노소 누구나 가슴 속에
가지고 있는 고결한 순수함의 인간적 본능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라이카 카메라가 좋을뿐이고, 아직까지도 종이 한 장 차이보다
협소할지도 모를 이 카메라 브랜드의 결과물에 만족하고 있는 형편이니
어쩌면 한참 먼 길을 바라보는 사람으로서 문외한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피카소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참 신기한것이 사회학적 관점을 근거로 하지 않더라도 한 이슈를
통털어 설명할수 있는 시대라는 개념이 사람들의 기억속에 존재하고
역사상으로도 유명한 인물들은 언제나 동시대에 많이 나타났습니다.
1차대전때 세계 각지의 예술가들이 전쟁을 피해 모두 파리로 몰려들었습니다.
그 중 유태인 그룹중에 유명한 작가들이 많이 있는데 우선 쉽게
모딜리아니나 샤갈을 들수가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다들 잘 아시는 프랑스의 또 다른 문화 중흥기인
에콜 드 파리(Ecole de Paris) 시대의 개막입니다.



에콜 드 파리는 제 2차대전후에도 국적을 불문하고 파리에서 활동하는
외국 예술인들의 명칭이 되기도 했었는데, 파리파로 분류가 되지는 않으나
그 중심엔 히틀러의 점령하에서도 고향이었던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았던
두 전쟁의 살아있는 증인이라고 할수 있는 피카소가 있었습니다.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굶어죽는 사람들이 예술가들인 이유는
대중들의 관심이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에 몰릴수 밖에 없기 때문이고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 다다이즘이 성행했던 것도 그리 무관하지 않아보이는
것을 보면 피카소 역시 척박한 환경 탓에 유유자적하면서 그림을 그리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예술이 발달했던 나라는 그만큼
문화적 인프라가 강했다는 정설은 대체적으로 틀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제가 이들에게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조화였습니다.
예술하는 사람들은 자신 이외의 모든것과 싸우며 타협하지 말아야한다는
통념이 있는데, 태생도 틀린데다 각자 개성이 강하고 물과 기름처럼
사물을 보는 시선이 다른 그들도 또한 그랬을것이라 생각됩니다.
비범한 재능을 가졌으되 전쟁을 피해 옮겨온 절박한 화객이었던
그들은 각기 다른 유파로서의 배척이 없었고, 몽파르나스의 카페에 모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면서 훗날 프랑스 근대 회화에
또 다른 커다란 획을 그으며 파리를 미술의 중심지로 재탄생 시키게 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권위적인 고전주의에 반발하는 보헤미안적인
분위기나 큐비즘 같은 새로운 아름다움의 관점이 신흥 부르조아가
오랜기간 지배해 왔던 기존 화단과 대립을 이루면서도
그로 인해 외국 미술가들은 계속 곳곳에서 모여들고, 초현실주의나 새롭고
다양한 추상 예술로서 나중에는 전 세계적으로 파리가 제일 먼저 큰 전쟁후
초토화 되어버린 근대 미술에 앞장 설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남들이 하면 나도 할수있다 ... 는 생각은 가장 기본적인 자기애에서
기인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남들이 하니까 나도 모티베이션을
얻는것이지 내가 못하니까 남들도 못해야 한다는것은 아닙니다.
그 둘은 정말 천지 차이인데 우리들은 그것을 가끔씩 혼동할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종교나 예술 분야같이 인간 본연에
접근하는 행위들은 그 출발점이 자아에 대한 고찰과 프라이드에서
시작해 끝나지 않고 수단과 권력으로 변질되는것 만큼
위험한 일이 없는데, 명예와 권위가 높아질수록 그러한 것을 지키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인간사인가 봅니다.



현대 미술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그리고 다시 유럽으로 회귀하고
있다 하더라도 문화의 증흥은 역시 어디든지 그렇습니다.
세상을 낙서로 장식하고 요절했던 청년 바스키아나
키스해링이 과연 인류 미술사에 남을 만한 천재였을까요.
그 답은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술 행위라는 것만큼 주관적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비극적으로 인생을 마감핬던 그들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생활이 순탄치 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천재성은 후세의
냉정한 접근은 물론 이성적인 헤아림과 배려에 의해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굳이 미술을 떠나서라도, 동시대를 살았던 모짜르트가 어린 베토벤을
칭찬했던 것처럼 서로를 알아봐주는 끝없는 관심과 유대관계 속에서
좋은 인물들이 태어나고 만들어지고 완성된다고 믿고 싶습니다.



시인 김춘수의 마음처럼 내가 어느날 마음이 끌려 찍은 꽃 한송이를
남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을 겁니다.
제가 타향에 살면서 쳐다 본 하늘과, 바람과, 주위에 관심을
가지는 모든 것들을 다른 곳에 계신 분들과 공유할수 있다는것은
참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아마 고국에 계신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 이라는 생각입니다.



오늘의 라이카 클럽은 중요한 기로에 놓여져 있는것 같습니다.
이제 필름시대는 저물어가고 디지털 시대의 격변기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좀 더 나은 제품이 쏟아져 들어와
오히려 프로페셔널이 아닌 이상은 고가의 제품을 쉽게 구입하기가
망설여지게 되고, 더군다나 라이카의 경우에 최근에 출시되는
렌즈들과 디지털 기기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타 브랜드의
카메라 동호회에 비해 당분간 이런 악순환은 계속 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2001년에 창립된 라이카 클럽이 이제 불과 1년 수개월 후면
10주년을 맞이합니다. 이제는 굳이 라이카만을 고집할 필요 없이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의 포럼과 갤러리로서, 또한 좀 더 애정어린
시선으로 인정을 하고, 그래서 더욱 활성화 될수 있는 디지털 작품의
포스팅 역시 또 하나의 대안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이러한 모임이 10주년이 아니라 20주년을 바라볼수 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하구요.



저 역시 멀리있어 오프 모임에 얼굴 한번 내밀지 못한
게으른 회원입니다. 그래서 포럼의 송년회 사진들을 보면서 고국의
향수에 젖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라이카 클럽을 거쳐간 기라성 같은
선배 회원님들이 생각이 납니다. 해외에 나온 십몇년 동안 고국에 들렀던 횟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여서 기억과 인식은 여전히 1990년대에 머물러져 있으니
라이카 클럽 초창기 시절 모회원님께서 R8 카메라를 탱크와 같은
육중함이 좋아서 구입을 했었다는 재미있는 댓글도 기억이 나고
제 라이카 카메라를 구입하는 날을 기다리며 늘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곳을 클릭했던 추억도 있습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것은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페이지 너머로
사라지는 갤러리의 수많은 멋진 작품들이었습니다. 한때는 포스팅을 하면
하루에 4-5페이지를 훌쩍 넘어가던 시절이 있었으니 어떤 면에선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만 대부분 늘 댓글을 다는 회원님들이 활동을
하시는 반면에 계면쩍음과 어색함을 이유로 소통에 소극적이셨던
일부 회원님들이나 시집살이 해본 시어머니가 며느리 다룬다고,
기존의 라클 분위기만 고집하는 일이 계속 된다면 결국엔
이 곳에 계신 회원 모두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할수 있지는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썸네일 옆에 달려있는 추천이나 댓글 갯수라든가
추천제도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그동안 회원님들께서 올리신 사진을 기념하기 위해서도
일정량의 콜렉션을 만드는 길로서는 세월을 걸쳐 클럽에서
수차례 논의되고 업데이트 되어왔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내 스스로 솔직히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는것이
상대방을 위해서도 진정한 배려 아닌가 ... 지나친 댓글이나 추천의 남발은
마치 이해타산이 있는 거래의 목적처럼 보여져 부담이 되고
결국은 라이카 클럽의 본질을 왜곡하며 수준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올것이다 ... 혹은, 나는 이유 없이 저 사람의 작품이 싫다는
의견에도 저 역시 사사로운 인간이기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준들이
크리에이티브의 시발점이 되는 애정이나 관심을 앞설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에콜 드 파리도 인간적인 친교 수준에서 출발을 했을것이며
라이카 클럽 역시,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마추어 동호회라는
가장 기본적인 성찰에서 부터 항상 출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수준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시큼한 현상액의 얼룩이 뭔지
알고 계시는, 세상의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늘 거침이 없는
국내 유일의 사진 동호회 라이카 클럽 회원 여러분들의 기본적인
소양과 사진 실력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어제 갤러리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보았는데,
강정태 선생님께서 9000회째 댓글을 쓰고 계셨습니다.
이는 특히 저와 같은 젊은 회원들이나, 라이카 클럽 구성원 모두의
호응으로 갤러리에서 명망을 얻고 계시는 분들께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 대부분의 누구는 그 천재적인 재능때문에 무언가를 보여주기만 해도
우르르 몰려서 저절로 감탄을 하거나 또 어느 누구는 사진 작품에
대한 열정과 감각이 없어서 그냥 뒤에서 박수를 치는 관객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라이카클럽에서 인정을 받는것이 긴 시간과 함께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지나온 발자취를 보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좀더 진지한 사진적 표현을 찾는 엄숙한 라이카클럽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또 다른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갤러리의 분위기 역시 작품들에 비해 그 관심이나 평가가
한산한 것을 보면 갤러리를 찾는 분들의 수가 전보다 줄은 이유도 있겠지만
이러한 현상은 갤러리 내에서 작품의 구성원들 스스로의 문제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하루에 서너 작품을 포스팅하고 갤러리가 북적거리던 세월을 지나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디지털 세상이 떠오르는 이때, 그러한 편차의 극복은
지금 라이카 클럽에 참여하시는 모든 회원 여러분들이 평소보다 조금만 더
주위를 헤아려주시는 시간을 가지더라도 충분히 나아질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찍고 포스팅을 하는 것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면
우리는 사실 매일 전시회를 개최하고 그림으로 대화를 하는 셈입니다.
단지 보여지는 이미지뿐만이 아니라, 무엇을 찍어야 할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 울적한 어느날은 무언의
메세지로서 대상을 찍고 스캔을 하고 마음을 두근거리며
세상에 내보내는 과정까지 많은 에너지가 포함되는 행위입니다.
라이카 클럽에 오신지 얼마 안되는 회원님들이나
한참 의욕적으로 활동 하고 계시는 기존의 회원님들께 있어
그러한 결과물에 대한 관심은 더 큰 애정이 될것입니다.
필름 시대가 끝나면 조금이라도 시간이 절약될줄 알았는데
대신 일상에서 다른 일들이 많이 생기고 그것은 아마
다른 회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어떠한 예술을 막론하고 행위 자체가 행동하는 지성의 발현이고
헤아리는 것 ... 에 시간을 줄일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제가 하루가 달리 놀랍게 발전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단 하나
마음이 가지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잠시 마우스를 움직여
클릭을 하는 기능 단 한번에 그동안의 과정들이 너무나 허무하게
삭제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주를 날아다니는 첨단과학에
맞는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신세대에 아주 걸맞는 포맷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문화' 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나 자라온 환경이 틀리고 생각도 틀리고 반목할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어쩔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이곳에서 '사진' 만큼은
타인의 좋은 작품에 진심으로 박수를 쳐줄수 있는 풍토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신입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어려워 하지 마시고 먼저 다가가셔서 갤러리에서 좀 더
기존의 회원님들과 적극적으로 같이 대화를 해주시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구요.



용기를 내어 라이카 클럽에 가입을 한 뒤, 오래 공을 들여 마침내 M6를 구입한 후
새로 산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또 한참 망설이다 포스팅을
한 어느날,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제가 올렸던 초창기 사진들을 꺼내보곤 합니다.
물론 지금보다도 훨씬 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사진들입니다.



제 초창기 시절 기억에 남는 분중에 구원조 선생님이 계신데
펜탁스로 늘 아주 멋진 작품을 보여주셨던 분이십니다.
그 분에게, 수제품이라 하셨는데 카메라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는 둥, 연일을 쉬지 않으시고 멋진 작품을 올려주시는 탓에
한 아름의 필름 롤을 쌓아두시고는 오늘은 어떤 사진을 보여줄까 ...?
구선생님 이러시지요? 전 다 압니다. ^^ 하며 막 가서 들이댔었지요.
사진과 인생 모두에서 연륜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 입장에선
생면부지의 젊은 친구가 오더니 안방에서 어린 손자가 이리 저리
콩콩 부딪히면서 뛰어다니듯이 노는데 얼마나 황당하고
귀여우셨겠습니까. 그런데도 꾸짖지 않으시고 늘 허허 하고 받아주셨지요.
저는 그 분께서 제 진심을 헤아려주신것이 기뻤습니다.



라이카 클럽에서 활동을 하는동안 제 가슴 속에 남게 된
선배 회원님들은 참 많이 계십니다.
그리고 예전에 제가 라이카클럽을 더 길게 쉬었던적이
있었는데, 다시 돌아왔을때 따뜻하게 맞아주셨던 고마운 분들중에
지금은 라클 활동이 뜸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제가 유독 구원조 선생님을 특별하게 언급할수 있었던 이유는,
그 분은 이미 오래전에 바쁘신 일로 포스팅을 아쉽게 중단하셨고,
저는 그 분의 사진을 좋아했던 수많은 회원 분들중에
이제 막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던 신인이었으며, 떠나시기 직전까지
얼마 시간이 없었기에 아마 선생님께선 제 이름 조차도 기억 못하실것이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금 어느 곳에서 하늘과 세상을 바라보시며
카메라 화인더에 눈을 맞추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늘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진은, 친분에 관계없이 사람들을 묶어줄수 있는 가장 편리하고
쉬운 미디어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저는 솔직히 피카소 타입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격렬한 비난을 받을 만큼 자유스럽고 무정부적인
성향을 가졌던 그의 위대함에 대한 반론은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그는 현대 미술의 거장이고 그가 일생에서 이룬 행적은
충분히 존경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뛰어난 천재성을
자랑했던 피카소 뿐만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비견할수는 없지만 얼마든지
다른 관점에서, 일생을 묵묵히 작업해왔던 다른 여러 아티스트들이나
그동안 이 곳 라이카클럽에 오셔서 좋은 작품을 남기시는
수많은 회원님께도 적용될수 있는 것 아닐까요.



이 글의 제목은 사실은 그저 한 회원의 사적인 감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글 제목을 그렇게 쓴 이유는 화합과 애정에 대한 참여적인 방법과,
다소 추상적이긴 합니다만 흥미있고 부담없는 설문조사처럼
피카소의 위대함은 과연 진실인가를 논하기 위해
라클을 떠나셨던 회원님들도 다시 찾아주셔서 예전 보다
더욱 활성화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송년회에서 선후배 회원님들께 뵙고 말씀 드릴
이야기들을 사정이 안되어 이 곳에 대신 드리는 기분이기도 하네요.



제가 있는 곳은 이제 막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동안은 한낮의 볕에 몸이 데일정도의 폭염이 계속 될것입니다.
그리고 서울에는 눈이 내리겠지요. 그러나 지금껏 그래 왔듯이
정반대의 세상에서도 이 곳에 와서 글을 남길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포럼 활동을 잘 못해서 늘 죄송스러운데 오늘 밀린 숙제 처럼 지루한
글을 한꺼번에 쓰고 가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말미에 늘
의욕에 넘쳤던 피카소가 했던 말을 하나 적고 가겠습니다.
라이카 클럽 회원 여러분 좋은 주말 되십시오. ^ ^



"Give me a museum and I'll fill it" – Picasso
추천 0

댓글목록

강인상님의 댓글

강인상

선배님, 공감이 가는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제 자신을 생각하면서

우리 클럽을 위해서도, 그리고 제 사진 생활을 위해서도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부족하지만 저 역시 노력하겠습니다. ^ ^

선배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P.S.

돌아와주셔서 정말 반갑습니다...^ ^

홍건영님의 댓글

홍건영

저는 갤러리는 멀리하고 포럼만 가끔 들여다 보는 회원입니다만
최근에는 여러가지 일도 있고 해서 포럼마저 멀어진 지경이었습니다
지건웅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덕분에 그동안 등한시하고 있던 연감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장문의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

긴 글을... 한참을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글을 읽는 시간이 꽤 흐른 것 같습니다. 아무려면
이글을 쓰신 지건웅님의 노력에 비하겠습니까?^^

거창하게도 "보루"가 될른지 아니면 또 다른 "지평"이 되어줄른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
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일은 우리 클럽에 계시는 모든 회원님들의 소망이자 회원님
들에게 지워진 짐일 것이라고 내심 늘 생각해왔습니다.

척박한 우리 문화의 토양에 온라인 동호회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갈 수 있을까, 이미 예술
평단에서는 강단비평의 수준을 능가하는 인터넷 논객들을 드물지 않게 만나듯이 온라인
동호회가 아마추어리즘의 그늘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까를 내심
틈날 때마다 곱씹어 왔습니다.

아직 오리무중, 눈에 보이는 것도, 손에 잡히는 것도 없지만 굳이 머리 아프게 관념적인 생
각들에 발목잡힐 필요없이 즐겁게, 열심히 하다보면 되겠지요. 즐겁게... 열심히... 무모하
게 살다보면 멋진 백발같은 인생의 훈장이 사진에도 나도 몰래 남긴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임규형님의 댓글

임규형

피카소로 부터 라클의 현황에 이르기 까지의 긴 여정을
따라 오려니 스크롤의 압박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피카소, 에셔, 마그리트, 바스키아...다 고마운 분들입
니다. 적어도 제게는...어떻든 미술에 대한 저의 지평을
넓혀주신 분들이니까요. 특별히 미술이나 사진에 대해
관심이 많지는 않아 일부러 찾아 보지는 않아도 어쩌다
보게되는 경우 영혼을 감동시키는 이미지들은 참 많았어
요. 어쩌면 제가 미술에 문외한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도 듭니다.

한 때 제 사무실 옆에 화실이 있어서 커피를 얻어 마시며
어느 화백님의 얘기를 들으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알
아야 비판을 하는 것이라고....

사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이해가 되는 사진도 있지만
그 안다는 것 때문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진도 생기더라구
요. 특히나 제가 실수라고 생각했던 제사진과 비슷한 사진
에 대해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비교적 소탈하게 사진을 보며 라클에서 활동합니다.
댓글 달고 싶고 그럴 여유가 있으면 댓글을 쓰고 그렇지 않
으면 편히 보기만 하고 그렇습니다. 의무감 비슷한 압박감을
느끼며 활동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라클에 대한 의무감이
아주 없다고 할 순 없지요. 인사글을 보면 의무감이 마구 솓구쳐요~.
그렇지만 편한 마음으로 하기로 했어요.

직접 알지도 못하며 전해들은 말로만 제 마음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된 분들이 계셨어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직접
적으로 뵈야겠다 해서 요즘 모임에 갔답니다. 그렇다고 이해
하려고 노력한 것도 없지만요. 그저 오래 하다 보면 없어질
오해는 없어지겠지요. 만남 자체만으로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그래, 우린 사람이구나' 하는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혹시 제게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분이 계신다면 그 분들도 때가 되어 저를
편히 생각하시길 바래봤답니다. 어떻든....

편히 그리고 꾸준히 하면 점점 좋아질거라 믿고 있답니다.

첫 주제로 돌아가... 제게 피카소는 참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입니다.
자주 보다 보니 그렇게 돼 버렸어요. ㅎ

지금 주무시는 회원님들 좋은 꿈 꾸시기 바랍니다~


불면의 한 사람~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단숨에 서양 미술사를 한권 읽어버린 기분이 듭니다. ㅎㅎ

구구절절 라클에대한 사랑이 베어있는 글을 읽으며,
여러번 고개를 끄덕 거려 봅니다.

이럴때면 항상 느끼는게,
참 라클에는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이 많구나 하는점과,
이나이 먹도록 먹고 사는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못했던,
지난날에대한 후회가 밀려 오곤 합니다.

늦게나마 사진을 알게되어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려 노력하는 저의 모습에,
스스로 만족하며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라클을 알게되어 행복 합니다.
저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한 라클이기에,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 주고 싶습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오랫만입니다. 찾아주셔서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성하며 읽었습니다.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오프라인에서 느꼈던 회원님들의 정열은
앞으로의 많은 장애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잠재되어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지선생님의 글이 2010년 라이카클럽의 좋은 화두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많은 반성을 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승주님의 댓글

오승주

아이고 . . 참 반갑습니다. 지건웅님
그동안 어떻게 그리 소식도 없으셨는지?
오랜만에 오셔가지고 참 어려운 글 적었습니다. ㅎㅎ
전공이 뭔지? 꺄우둥?! ..
아무튼 반갑고요, 건재함 확인하니 좋~습니다. ^^

강정태님의 댓글

강정태

지건웅님, 정말 멋져요.
평소 좀 긴 문장을 잘 안읽는 나이지만
오늘은 끝까지 그것도 몇 곳은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저의 짧은 생각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피카소의 이상하게 생긴 그림들이나 조각이 잘 만들어진 것이냐라고 제게 물으면

대답을 못할 것 같습니다. ^^ 잘 그리냐 못그리냐의 문제는 대상을 나름의 척도에 견주어

평가함을 전제로함니다. 그럼 잘 그린 그림이 무엇이냐를 먼저 대답해야겠지요.

그럼 잘그린 그림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대답 내지는 기준이 주어진다면

피카소의 그림도 평가할 수 있겠지요.

피카소가 공부를 잘했습니까 못했습니까라고 물으신다면 성적표를 보고 어느 정도(?)는

대답할 수 있겠지만, 예술이라는 창작을 왠지 모를 규격화된 잣대에 비교할 수 있을지

의문인데요 전 그럼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전 피카소 그림이 좋구요, 왜냐면 피카소의

그림 다우니까요. 이 조각에서 피카소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상상을 했을 것

같기도하구요...하면서요...전 피카소가 그림을 잘 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교과서에 나오기때문에 잘 그린다라고 동의한다면 제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것이

되겠지요. ^^ 아이들에게 이 피카소의 그림 잘 그렸니? 라고 물으면 이게 무슨 그림이에요?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요. 아이들이 어른들처럼 '학습된' 지식이 없어서 '잘그린' 것인지

못그린 것인지 판단할 수 없을지라도 아이들은 솔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대답은

진실한것이겠죠. 그래 네말도 맞다..라고 말해주겠습니다. 다만 그 아이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피카소는 그림을 잘그리는 사람'이라는 가치를 강요하지만 않길 바랄뿐입니다.

제목을 보고 잠시 딴 생각을 해봤습니다. ㅋㅋㅋ

과연 저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요.





클럽의 정체성과 방향을 고민하시는 글을 보고 정말 클럽에 큰 애정을 가지신

선배님이신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에 기반한 클럽의 정체성에 관해서는 과거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시절부터도

'역사는 되풀이되는' 모습을 보곤합니다. 어느 시기에 붐을 이루다가 잠잠해지고

또 새로운 세대들의 등장과 붐 그리고 잠잠해지는 모습들...

선배님께서 하신 말씀에도 느낄 수 있었지만, 사실 참 어려운 문제같습니다.

온라인 동호회의 방향이란 것 과연 어떤게 정답일까요?

그래도 라클은 여러 선배님들처럼 진지한 분들이 많이 계셔서 끈끈하게 유지되고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특히나 사진/카메라 동호회의 경우는 회원들이 여러 클럽에 동시에 가입/활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곳에 '몰입'해서 사진을 올리는 경우가 많지않을 듯 합니다.

사실 저도 제 사진의 경우는 제 블로그에 주로 올리다보면 클럽에 올리는 데도 쉽지

않네요. 다만 여러 선배님들의 사진 활동의 참여 방식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참여 양상이 어수선하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또한 온라인 활동의

자유로움일 듯도 합니다.

저도 말이 많아지다보니 자꾸 딴길로 새네요. ^^;

클럽을위해 논의되어질 만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치환님의 댓글

이치환

휴~~ 읽기도 힘든데 대단한 필력입니다.
길고 어렵지만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애 쓰셨고요,

그런데 호주에서 뭘하시는지? 갑자기 글을 읽고 궁굼해졌습니다.

지건웅님의 댓글

지건웅

미술과 멀티미디어 계열을 전공했었습니다.
특히 뉴미디어나 인터렉티브 아트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를 했었구요.
그러나 그러한 일들이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
더 부담이 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편안한 사진을 배워보고
싶기도 하구요. 전공 때문에 관련한 발언은 아니었는데
오랜만에 오다보니 사설이 너무 길었나 봅니다.

이치환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께서 여전히 이 곳에 건재하신 것처럼
언제든지 편하게 올수 있는 라이카 클럽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어 쓴 관점 중의 하나였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운영진께도 감사드립니다.

황기원님의 댓글

황기원

글중에 관심과 애정에 관한 부분이 참 많은걸 느끼게합니다..
앞으로 좀 더 애정을 가져야 할것 같습니다..
잘 지내신다니 반갑고 기쁩니다..궁금하기도 했었는데...

박경복님의 댓글

박경복

늘 많은 배움을 얻으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대석님의 댓글

김대석

장문의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비단 여기 라이카클럽 뿐만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 중에서
`관심`과 `배려` 라는 단어를 항상 머리와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자 합니다.
먼저 손을 내밀 때 상대도 손을 잡아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저 역시도 인간이기에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가급적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좋은 글 좋은 제언 감사합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김형배

좋은 말씀 잘 새겨 읽었습니다.
사진에 댓글 달기에 소홀한 제 자신을 돌아 보게 됩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인 것 같습니다..
반성하면서..
좋은 말씀 잘 새겨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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