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사슴과 크리스마스의 기억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김_민수
  • 작성일 : 09-11-17 15:15

본문

토요일날 밤새 일하고 일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일에 지쳐서 퇴근하던 날이었습니다.

차를 몰면 으례 틀어두던 라디오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이 끊이지않고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크리스마스를 한 달 전부터 기다리는 이 곳 사람들에게는 생활의 일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피곤함을 뒤로한채 크리스마스 캐롤을 따라 흥얼거리면서 운전하는 도중,

하마터면 도로에 누워있는 큰 사슴을 칠뻔 했습니다. 사슴을 피하려다

고속도로 갓길에 세워져있던 트럭을 또 받을 뻔했었구요.


제가 있는 곳은 고속도로에 가로등이 한국처럼 흔하지가 않구요,

사슴이 많은 동네입니다.


제가 사슴을 지나친 곳은 한 고속도로에서 다른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거의 90도로 껵여있는 곡선구간이라 사슴이나 동물이 나타나면 피하기도 힘든 곳입니다.

2차선 진입로였는데, 커브를 타고 진입하는 순간 우측 차선에는

커다란 사슴이 피를 흘린 채 누어있었고, 그 순간 1차선으로 재빨리 넘어왔는데,

1차선 외각 갓길에 커다란 트럭이 또 서있더군요.


아마 사슴과 방금 부딫힌 트럭이었나 봅니다. 경찰이 아직 오지도 않은 것으로 보아서는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 분명해보였습니다.


순간 멍한채로 놀란 가슴을 안고 운전하다가 진입로를 빠져나오고

다시 캐롤 노래소리에 정신이 들었더랬습니다.


지금까지 차에 부딪힌 사슴은 수도 없이 봐왔지만,

어제 그 사슴은 마치 10년전 제 모습을 생각나게 해주더군요.

10년전 가울, 제대가 다가온 다는 기대와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저희 가족은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드려야 했습니다.

제대 후, 슬픔을 느겼다기보단, 아버지를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사실과

이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막막함과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 말이죠.

마치 차가운 콘크리트에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그 사슴처럼 이 세상에 저혼자

던져진 것 같은 느낌말입니다.


저는 복학 전까지 당장 알바든 뭐든 해야한다는 위기감에 조그만 일식집에서 웨이터겸

주방 보조로 잠깐이었지만 일하게 되었죠.

어느 덧 겨울이 되었고,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되었습니다.

분명히 그날을 기억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어디 있다가 쏟아져 나왔는지

그날은 저녁내내 화장실 한 번 못가고 정신 없이 일해야만 했었습니다.

음식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고, 주방에서 그릇을 씻으시는 아주머니를 도와서

그를과 식판 그리고 수저를 씻느라 새벽 3시에나 일이 끝났었구요.

가게 문을 닫으면서 사장님이 수고했다고 가족들하고

먹으라고 초밥 도시락 하나 건네주시더군요.


다음 날 크리스마스 날이었고, 새벽 미사를 다녀오신 어머니와 가족들을 모아놓고

초밥을 같이 나누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가 안계시던 첫 해의 제 크리스마스의 기억입니다.

그 이후로도 크리스마스는 단지 제가 일하던 날중 하나였을 뿐입니다.

앞으로도 그럴것 같구요. ^^

지금도 라디오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네요.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면 10년전의 기억과 도로에서 죽어가던 그 사슴이 하나 더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회원님들의 크리스마스는 어떠셨나요.
추천 0

댓글목록

강인상님의 댓글

강인상

크리스마스.

전 세계의 가장 큰 명절이라고도 하더군요.

저는 기독교 신자라 그 날은 보통 교회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김민수 님 크리스마스에 사연이 있으셨군요.

이제는 담담히 말씀하시는 모습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저에게까지 느껴집니다.


그 때가 다가와 기억이 아른거리시겠지만,

곁에 있는 가족들에게 늘 힘이되어 주시는 멋진 모습 보여 주세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를...^ ^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NY주 Buffalo 면 동부 최북쪽에 위치한 곳이지요?
아마도 무척이나 눈이 많고 추운 곳 이리라 생각됩니다.

몇년전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갈때 뉴욕에서 Buffalo 공항까지 비행기로 갔던 기억두 납니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 이었다라는 기억이 있습니다.
아! 조카가 버팔로 의대를 졸업 했군요.
그러고 보니 저와도 인연이 있는 곳입니다. ㅎㅎ

우선 큰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입니다.
열심히 살아 가시는 모습을 보니 더욱 좋구요.

흔한 말로 젊어고생 사서도 한다는데,
열심히 살다보면 반드시 좋은날이 올것이라 확신 합니다.
강하게 화이팅!!! 외쳐봅니다.

크리스마스 요????
어렸을적에는 연말연시의 감흥과 함께 많이 들뜨곤 했는데,
언제 부터인가 그저 하루쉬는 공휴일 정도로 전락한 것 같습니다.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저도 20대의 창창한 나이에 북해도 삿뽀로라는 곳에서 7-8년을 보냈습니다.
눈이 엄청 오는 동네이지요..도로에서 여우나 사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곳 이었습니다.
한번은 눈길에서 와이퍼가 망가지는 바람에 한쪽 손으로 눈을 치우면서 가던 아찔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또 한번은 과속이 아니었는데도 밤새 온 눈이 빙팡길에 되서 도로 한편으로 떨어졌던 경험도 있습니다.
또한 저도 그당시 아버님을 여의고 울면서 한국가는 비행기를 탈려고 공항으로 차를 몰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막막함과 막연한 두려움에서 해방되기 까지는 근 10년이 걸렸던것 같습니다.
지금의 나이가 되니까 더욱 보고 싶어지기도 하구요.
그냥 김민수님 글을 읽고 있노라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저도 크리스챤이지만 요즘 뜸했습니다.미사 열심히 나가야 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인용:
원 작성회원 : 강인상
크리스마스.

전 세계의 가장 큰 명절이라고도 하더군요.

저는 기독교 신자라 그 날은 보통 교회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김민수 님 크리스마스에 사연이 있으셨군요.

이제는 담담히 말씀하시는 모습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저에게까지 느껴집니다.


그 때가 다가와 기억이 아른거리시겠지만,

곁에 있는 가족들에게 늘 힘이되어 주시는 멋진 모습 보여 주세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를...^ ^


격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얼른 멋진 핫셀 사진을 보여주세요~~

기대됩니다.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조카분이 버팔로 의대 졸업하셨다면 수재신가보네요^^
의대 약대 다 유명하던데요.

선배님 격려에 힘이 불끈납니다.
눈에 더 힘주고 살아야겠네요.

감사드립니다.




인용:
원 작성회원 : 서재근
NY주 Buffalo 면 동부 최북쪽에 위치한 곳이지요?
아마도 무척이나 눈이 많고 추운 곳 이리라 생각됩니다.

몇년전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갈때 뉴욕에서 Buffalo 공항까지 비행기로 갔던 기억두 납니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 이었다라는 기억이 있습니다.
아! 조카가 버팔로 의대를 졸업 했군요.
그러고 보니 저와도 인연이 있는 곳입니다. ㅎㅎ

우선 큰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입니다.
열심히 살아 가시는 모습을 보니 더욱 좋구요.

흔한 말로 젊어고생 사서도 한다는데,
열심히 살다보면 반드시 좋은날이 올것이라 확신 합니다.
강하게 화이팅!!! 외쳐봅니다.

크리스마스 요????
어렸을적에는 연말연시의 감흥과 함께 많이 들뜨곤 했는데,
언제 부터인가 그저 하루쉬는 공휴일 정도로 전락한 것 같습니다.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저는 '설국' 을 언젠가 읽은 기억이있어서 눈이 쌓인 일본 북쪽지방에 대한 일종의 환상(?)이 있습니다. 일본의 원주민 "아이누"(맞나요?)족도 보고 싶구요.

항상 선배님의 열정넘치는 사진 열심히 보고 배웁니다.
레드 엘마의 매력에 져도 언젠가 동참하게될 날이 있겠지요.

이번 크리스마스즈음에는 회원님들의 크리스마스 사진들을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크리스마스와 설날의 모습들을 말이죠.

격려 감사드립니다. 힘이 많이 납니다.^^


인용:
원 작성회원 : 유경희
저도 20대의 창창한 나이에 북해도 삿뽀로라는 곳에서 7-8년을 보냈습니다.
눈이 엄청 오는 동네이지요..도로에서 여우나 사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곳 이었습니다.
한번은 눈길에서 와이퍼가 망가지는 바람에 한쪽 손으로 눈을 치우면서 가던 아찔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또 한번은 과속이 아니었는데도 밤새 온 눈이 빙팡길에 되서 도로 한편으로 떨어졌던 경험도 있습니다.
또한 저도 그당시 아버님을 여의고 울면서 한국가는 비행기를 탈려고 공항으로 차를 몰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막막함과 막연한 두려움에서 해방되기 까지는 근 10년이 걸렸던것 같습니다.
지금의 나이가 되니까 더욱 보고 싶어지기도 하구요.
그냥 김민수님 글을 읽고 있노라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저도 크리스챤이지만 요즘 뜸했습니다.미사 열심히 나가야 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규택님의 댓글

정규택

벌써 크리스마스 케롤송을 듣고 계시다니 부럽습니다.
이곳은 언제부터인가 케롤송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달전 부터 종로든 명동이든 케롤송이 지겨울 정도로 들렸었는데...ㅠㅠ

악~~~~~~~이런.. ㅡ,.ㅡ;
제가 듣지 않으려 했던 것 같아요...앙앙~
저는 늘 가족과 함께 했는데 그리 즐거운 추억은 없었지만...

우리집 큰 아이가 5살 때 였을까요?
아이가 잠잘 때..
와이프와 몰래 준비한 풍선과 사탕을 천장과 벽 곳곳에 붙이고...
선물을 방안 이곳 저곳에 몰래 숨겨놓고
모른채 잠을 잤습니다.

새벽까지 와이프와 준비한 탓에 다음날 늦게까지 잠을 잤는데..?

난리가 났습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몰래 다녀갔다고...

기쁨에 눈물까지 흘렸던 울 딸내미...

올해도 미리 작전을 준비해야 겠습니다.

그런데 큰아이가 벌써 중3이라.. 휴~



김민수 회원님~~~~~~~ 미/리/크/리/스/마/스/입니다. ^^

신현동님의 댓글

신현동

전 종교생활은 하지 않아서 성탄절에 대한 깊은 의미은 없지만,
저의 아버지는 성탄절 이브날 떠나셨습니다.
가장 큰 버팀목인 아버지의 존재가 사라진다는건 참 힘겨운 일이더군요.
짠한 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 ^^

김태상님의 댓글

김태상

저는 매년 이맘때 크리스마스 사진을 찍는답니다.^^
나이가 들면서 작아지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레임을 사진으로 채워봅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겨울 되시길...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정말 멋진 아버님이시네요.
밤늦게 따님을 위해서 내외분이 풍선불고 준비하시는 상상을 해봅니다.

올해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맞으시구요.
멀리까지 행복에너지가 전해지는 듯 하여, 오늘도 좋은 하루 시작할 듯합니다.
따뜻한 얘기 감사드립니다. ^^


인용:
원 작성회원 : 정규택
벌써 크리스마스 케롤송을 듣고 계시다니 부럽습니다.
이곳은 언제부터인가 케롤송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달전 부터 종로든 명동이든 케롤송이 지겨울 정도로 들렸었는데...ㅠㅠ

악~~~~~~~이런.. ㅡ,.ㅡ;
제가 듣지 않으려 했던 것 같아요...앙앙~
저는 늘 가족과 함께 했는데 그리 즐거운 추억은 없었지만...

우리집 큰 아이가 5살 때 였을까요?
아이가 잠잘 때..
와이프와 몰래 준비한 풍선과 사탕을 천장과 벽 곳곳에 붙이고...
선물을 방안 이곳 저곳에 몰래 숨겨놓고
모른채 잠을 잤습니다.

새벽까지 와이프와 준비한 탓에 다음날 늦게까지 잠을 잤는데..?

난리가 났습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몰래 다녀갔다고...

기쁨에 눈물까지 흘렸던 울 딸내미...

올해도 미리 작전을 준비해야 겠습니다.

그런데 큰아이가 벌써 중3이라.. 휴~



김민수 회원님~~~~~~~ 미/리/크/리/스/마/스/입니다. ^^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아버지는 존재감만으로도 다른 무엇과는 비교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전 군대있을 때 제대 3주를 남겨놓고 돌아가셔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죄송스럽기도했고.
최소한 절 찾으셨을텐데..

신현동님도 올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인용:
원 작성회원 : 신현동
전 종교생활은 하지 않아서 성탄절에 대한 깊은 의미은 없지만,
저의 아버지는 성탄절 이브날 떠나셨습니다.
가장 큰 버팀목인 아버지의 존재가 사라진다는건 참 힘겨운 일이더군요.
짠한 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 ^^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사진을 올리셨길래 로그인해서 보니 정말 멋진 크리스마스 사진이네요.
눈의 입자감도 멋지구요, 너무나 알흠다우신 분이라 그런지
이렇게 광채(?)가 마구 납니다.
이렇게 멋진 크리스마스 사진을 본적이 없는것 같네요.
저도 이런 멋진 사진을 언젠가는 찍을 수 있길 바랄뿐입니다. ^^

사진 정말 감사드리구요, 김태상님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맞으세요.



인용:
원 작성회원 : 김태상
저는 매년 이맘때 크리스마스 사진을 찍는답니다.^^
나이가 들면서 작아지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레임을 사진으로 채워봅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겨울 되시길...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