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함에 이끌리어 데리고 온녀석 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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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Choi HyunSeok
- 작성일 : 09-10-0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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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에도 난 SLR만을 써왔기 때문에 여러 메이커의 여러 카메라를 써볼 기회가 많았다. 니콘의 강한 셔터음과 박력있는 그것에도 굴하지 않고 저속셔터에서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필름으로 와서는 자유롭지 못한 ISO덕에 엄청나게 느린 셔터로 찍을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이 생겼고, 이젠 저속 셔터에서 여지 없이 흐려지는 이미지에 짜증까지 날 지경이었다. 콘탁스 아리아처럼 부드러운 셔터감이면 좋았을걸... 아내가 사용하는 아리아가 부러울정도 였으니 R8은 이제 내 손을 떠날 때가 된듯한 느낌이 밀려왔다.
한가지를 오랜동안 정붙이고 사용하는 내 스타일에 이렇게 빨리 뭔가를 보낸다는것 자체가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러던 차에 m시스템 구경이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남대문의 모샵으로 갔다. 편안하게 얘기 나눌수 있는 단골 샵으로 가서 m을 손에 쥐고 와인딩하고 셔터를 눌러보는 순간... 알게 됐다. 그리고 가슴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당장 들고 나가자!!
진열장 안에 있는 건 봤어도 직접 손에 들어 보니 그 매력이 잘 느껴졌다. 가슴이 설레기 까지 했다. 마치 눈을 뗄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여인을 본 듯한 느낌.
사실 R8에 불만을 계속 느끼던 한달 전 부터, 밤을 세워서 M에 대해 공부한 결과 장단점을 거의 알게된 지금 손에 쥐어보고 만져보는것만이 남은 시점에서 그 아름다움에 빠져 버렸다는 것은 더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워낙 나는 충동구매를 싫어한다. 가슴속에 열망이 타오를수록 난 머리를 냉정히 하고 일단 그자리를 피한다 무엇을 구입하건 난 충분히 생각하고 가슴속에 그 열망이 사라지고 정말 필요한지 몇번을 묻고 사는것을 원칙으로 하고 그래서 내가 산 물건은 그리 필요 없는 것이 없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힘들었다. 집에 와서 내내~ 라이카 클럽의 선배들의 조언을 읽고, 다시한번 잘하는 짓인지, 내가 그녀석의 미모에 반해, 사고를 치는건 아닌지 다시한번 무지 깊히 생각하고는 다음날 바로 아침 일찍가서 내 손에 쥐고야 말았다.
처음엔 실버크롬 M6 nonTTL과 실버크롬summicron50을 데려왔는데, 이녀석 한롤을 찍고 나서 리와인딩을 하는데 너무 뻑뻑해서 리와인딩 레버가 부러져 버릴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였다. 겨우 감아내고는 원래 이상태는 아닐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는데, 새필름을 찍으려고 봤더니 이젠 노출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것이다. 셔터스피드를 1/4초로 하고 최대개방해봐도 적당히 밝다고 말하고, 완전 조여서 1/1000초로 해도 적당히 밝단다. 이건 문제가 단단히 있는 바디라고 확신하고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가서 샵에 데리고 갔다. 굉장히 미안해 하며 마음에 드시는 바디를 고르라고 해서 처음엔 가격차이도 있고 평소 플레쉬를 싫어해서 쓸일 없다며 nonTTL을 골랐지만 아무래도 바디가 오래 되서 고장 확률이 높은것 같아 이번엔 추가금을 주더라도 최상의 바디 컨디션을 가진 걸로 골랐다. 처음 살때 그녀석은 내가 교환하려는 실버 크롬 논티티엘 보다 30만원을 더 비싸게 불렀던 녀석이다. 그리고 내가 교환하는 실버크롬 summicron50 3th보다 15만원 더 비싼 현행 summicron 50블랙이 제짝이라는 것이다. 어쩔수 없다는 마음으로 그걸로 결정하겠다고 했더니 15만원만 더 주고 가져가란다 미안해서 더 못받겠다는 그 점원에게 돈을 넘기고 그녀석을 데리고 나왔다.
홀가분했다. 그리고 나름의 교훈도 얻었다. 년식이 있는 바디고 실사용기로 쓸건데 콜렉터급의 신동품은 필요없다는 내 생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최상의 컨디션의 바디를 사서 오래 쓰는 편을 택하는게 좋다는... 쪽으로...
이제 입양해온지 일주일도 안됐지만 7롤째 찍고 있다. 그리고 벌써 그 진가가 몸으로 느껴진다. 이제 내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입은것 처럼 마음에 꼭든다.
이녀석 오래동안 나와 함께 하는 친구로 남아주길....
댓글목록
김영모님의 댓글

전 무덤덤하게 넘어와서 그런지 이런 글 읽으면 왠지 부럽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김명기님의 댓글
x1을 노려볼까, 매일 자료를 보고 있는데, 아직은 별다른 데이터가 없네요.,.. 축하합니다. ^~^
최연철님의 댓글

카메라 참하게 이쁘네요 ㅎ
박 창 용님의 댓글

역시 아름다운 M6..
조윤성01님의 댓글

아!또 한명의 m폐인이................. 탄생하는구나 !!!
강웅천님의 댓글

축하합니다. 처음 한두번은 삐걱 거리기 마련인데 그래도 잘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좀더 저렴하게 최강 장비로 자리 잡으셨네요.
이제 좋은 사진 만들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서재근님의 댓글

축하 드립니다.
예쁜 녀석을 입양 하셨내요.
샵에서 구입하는 장점중에 하나가, 구입한 제품의 이상이 있을시에 바로 조치해 주는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기계를 잘모르는 저희같은 초짜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지요.
일단은 찍은 사진도 빨리 현상 하셔서 결과물도 확인 해 보시기 바랍니다.
빠를 수록 좋겠지요.
너무 공부 열심히 하시면 부작용이 생깁니다.
일단 6개월은 공부를 접어두시고 바디한개 랜즈한개에만 열중 하세요.
별일이 아닌것 같은데 이것을 지키기가 쉽지 않더군요.
Choi HyunSeok님의 댓글

이렇게 선배님들이 조언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서재근 선배님 말씀대로 summicron 50으로 완전히 익숙해질때까진 뽕을 뽑겠습니다. ^^ 다른 집은 남편이 이렇게 지름을 받으면 와이프가 말린다는데, 미안하게 와이프도 너무 이뻐하며 자기도 한대 사겠답니다. 본인은 메뉴얼에 익숙치 않으니 M7을 사겠다는 구체적인 안까지 내놓던데~ 긴장됩니다. 정 원하면 선물해줘야 겠지요 ^^ 아무튼 환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진 많이 올리겠습니다.
홍건영님의 댓글

저같은 경우는 아무리 써봐도 M에 정이 안가서
M3는 그냥 쳐박아두고 R6.2에, R8에 열을 올리는 경우라서
이런 글 올리시는 분들을 보면 약간 신기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좋은 바디 영입하신거 축하드립니다
MP, M3 이런 놈들에 눈길주지 마시고 오래 사랑해주세요
Choi HyunSeok님의 댓글

홍건영님의 R사랑 덕분에 제가 R8을 처음 쓸때 도움을 무척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카메라는 SLR만 써봐서 영 다가오지 않던 M바디를 아예 진열장에서 꺼내서 손에 쥐어 볼 생각도 않고 바로 R8을 사왔었습니다. 그런데 제 미천한 실력을 바디로 어떻게 해볼려는 못된 습관 덕에 R8이 희생된것이겠죠~ ㅠㅠ 실제로 R8은 저에게 너무 벅찬 바디였습니다. 다행이 요놈은 아주 잘 맞네요... R8은 첫롤 스캔부터 고개를 갸웃 거리게 만들었는데 M6이녀석은 노출계가 고장난채로 정확치도 않은 뇌출계로도 제 마음에 쏙드는 이미지를 만들어 주네요... 이뻐해 주겠습니다. 그리고 R을 사랑하시는 홍건영님 덕에 많은 R초보들이 그녀석의 매력을 알게 될겁니다.
임규형님의 댓글

저는 참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떤 바디를 손에 쥐건 제게는 다 똑 같은 바디였을 뿐이라는 것이랍니다.
M3를 현재 쓰고 있지만 중형이건 대형이건 혹은 slr이건 제게는
다 같은 바디일 뿐인데...
차이점을 느끼시는 분들이 제겐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둔해서 사진을 못하나 싶기도 하고....
신 정식님의 댓글

아이구... 사진 보다는 기계에 빠져 있는 제게는 너무나도 부러운 이야기입니다.
강인상님의 댓글

M6가 멋진 주인을 만나 호강할 생각을 하니,
저 또한 기분이 좋아집니다. ^ ^
저도 SLR카메라와 RF카메라가 다름을 느끼고,
특히나 M은 그에 있어 독보적이라는 느낌을 늘 받고 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
강헌주님의 댓글

m카메라 ! 가히 매력적입니다..가격자체가 더욱 매력을 느끼게합니다, 하지만
전R카메라가 좋아서 사용 하고 있는데 색상이 환상적입니다..
피사체의 묘사력에 R렌즈의 대단함을 실감했는데 기회가 되면 M카메라도 한번 사용해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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