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샀습니다. R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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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일권
작성일 : 09-04-0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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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사진기를 후배에게 강탈 당한 후 한동안 빈손이었는데. 이번에 큰맘 먹고 그동안 점찍어 왔던 R바디를 사들였습니다. 생산된지 20년쯤 된 완정 수동방식 중고 필름 카메라. R6

사 진 한 장을 찍으려면 필름 감기 레버를 젖혀서 필름을 감고, 조리개와 셔터 속도 다이얼을 돌려서 적절한 노출을 결정하고, 뷰파인더를 보면서 초점과 구도를 맞춘 다음, (이런 동작을 하는 동안에도 피사체가 사라지지 않고 아직 거기에 있다면) 셔터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불편 복잡 하지만 즐겁지요.

최단 셔터가 1/2000 초인 R6.2도 있지만, 가격은 (거짓말 보태서) 거의 두배. 잘 쓰지도 않을 셔터를 위해서 그만한 돈을... ( 투자하고 싶지만... ㅋㅋ ) 뭐 상황에 따라 ND 필터 또는 감도 낮은 필름을 쓰거나 조리개를 좀 조여주면 되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종종 같은 완전 수동 카메라인 니콘의 FM2에 비교되어 기능적으로 크게 뛰어나지 않은 카메라 이면서도 라이카라는 이름 때문에 가격 거품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FM2를 오래 써봐서 하고 잘 알고 있고 꽤 좋아하기까지 하는 나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기능적으로 최단셔터가 1/4000인 FM2에 뒤지는 걸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면에서 R6가 더 우수하며 감성 품질 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야간에 유용한 뷰파인더 조명 기능을 비롯하여, 아이피스 셔터, 시도 보정 기능, 남은 건전지 점검 기능, 노출 보정, 두 가지 측광 방식 선택 등의 기능들은 FM2에는 없지요.
또한, 릴리즈를 이용한 미러 업(Mirror Up), 커다란 피사계 심도 확인 레버 등은 FM2보다 부드럽고 편리하게 작동합니다.

또 본체의 크기도 꽤 작아서, 컴팩트한 크기를 이유로 많이 선택되는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에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좌우 폭은 오히려 M6보다 작습니다.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과 야무진 만듦새가 기가 막히게 맘에 드는 물건이네요. 게다가 랜즈알에 비치는 무지개빛 반영은 마치 카메라가 감정을 내비치는 눈을 가진것 처럼 느껴지게까지 합니다. 이정도면 뭐 거의 사랑에 빠진거죠..

그나저나 좋은 사진기로 좋은 사진도 잘 찍어야 할 텐데 말이죠. 누구 말대로 아직은 사진보다 사진기를 좋아하는 멋모르는 초보에게 앞으로 많은 가르침 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아래는 인증샷!

댓글목록

김대용ak님의 댓글

김대용ak

09-04-03 00:54

주신 정보..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근데 제일 중요한 정보가 빠졌네요.
가격이...^^

하희상님의 댓글

하희상

09-04-03 09:41

R6.2에 비해 가격은 생각보다는 싼 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만듦새가 아주 듬직하니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50mm 렌즈도 상당히 커서.. 특히나 파인더가 상당히 밝아서 맘에 들었던 기종이었습니다. 지금은 동서가 납치해갔습니다. 라이카 기종중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편에 속하는 사진기 같습니다. M에 비해 셧터가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라이트 기능이 있습니다. 파인더에서 현재의 조리개 f값을 읽을 수 있는데, 광학으로 되어 있습니다. 밤에는 라이트 켜면 이 부분에 불이 비춰져서 파인더에서 조리개 F값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군요.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09-04-03 10:03

FM2 와의 비교가 재미 있습니다.
그리고 의외입니다.
일반적으로 니콘이나 캐논이 기계적인 성능이나 기능에서는 월등히 앞서있는걸로,
알고 있었던지라.

하나 빼셨습니다.
저는 주옥같은 라이카 R 랜즈를 쓸수 있어서 좋아 합니다.
이 한가지 이유 만으로요.........

김일권님의 댓글

김일권

09-04-03 11:35

김대용ak 님. / 가격은 충무로에서 50~80 만원 정도 하는것 같습니다. 6.2 는 80~110만원 정도 이더군요.
하희상님. / 네 맞습니다. 랜즈의 조리개 다이얼에 쓰여진 F값을 뷰파인더를 통해 광학식으로 확인하도록 되어 있는데 FM2도 같은 방식이죠. 그런데 그 렌즈의 조리개 다이얼에 직접 붉은 조명을 비춰주어 어두운 곳에서도 조리개값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동시에 뷰파인더상에 셔터 스피드 숫자에도 불이 들어오지요.

강인상님의 댓글

강인상

09-04-03 16:16

R6구입 축하드립니다.

저는 늘 R라인을 보면서

언제 써보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

멋진 R6 사진과 공감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고경욱님의 댓글

고경욱

09-04-04 00:48

영입추카합니다.
저는 r5를 쓰는데 완전기계식인 6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자금땜에...ㅋㅋ

서병호님의 댓글

서병호

09-04-04 22:26

구입 축하드립니다

R6에 대한 애정이 글에서 충분히 느껴지는군요... ^^
멋진 사진 많이 담으시길...

정문교님의 댓글

정문교

09-04-05 13:45

국내에서 R type이 M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R6가 미러진동이 FM2보다는 클 것입니다.
저속에서 잘 다루시기 바랍니다.

유성수님의 댓글

유성수

09-04-18 00:10

R 타입, 저도 잠시 써 보았는데
기계가 정말 탄탄해서 " 망치로 써도 될 정도" 라는점과,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 앞에서, 이거 라이카 거든 하는 프라이드가 장점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제 소견으로는 그다지 동경할 만한 기계는 아니고
M 타입처럼 본질적인 라이카 기종도 아니라서
DSLR 기계로서는 라이카 라는 기계가 갖는 의미도 크게 없다 라고 보기 때문에
잠시 사용하다가 Canon으로 갈아 탔는데
생각보다 R 타입에 집착하는 분도 많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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