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being 산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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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lee ju yeon
- 작성일 : 08-01-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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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을 파니 검은 기름이 둥둥 뜬다.
우리나라는 산유국이다? 아놔...
비릿한 갯벌냄새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
여전히 기름냄새가 진동을 한다.
마치.. 아오지 탄광에 사람들의 노동력이 착취되는 듯한 풍경이다.
방제복에 마스크까지 두른 채, 제법 엄숙한 분위기로 기름을 제거한다.
포크레인으로 갯벌을 한번씩 뒤집으면
숨겨져 있던 검은 끈덕진 기름 덩어리가 들추어진다. 끝없이 끝없이....
“그렇게 오래오래 대대손손 기름에 파묻혀 살았답니다. 끝- ” 이라고 끝날 듯이..
그 순간 이 말을 씨부렁대지 않을 자 누가 있으랴.
s s s gg g s gg (알아서 해석하시길..곱게 자란 제 입으로는 차마. ㅎㅎ)
아.. 자연은 위대하고 사람은 얼마나 미약하던가.
애써 기름을 닦아내어 제거한 후, 기름을 머금은 바다가 밀려오면..
허망도 하여라.
다시기름 범벅이 되다니...
어리석은 일처럼, 아니 덤앤 더머 같은 기분이 들고 참담한 심정이 듭니다.
태안을 다녀온 후
사소하고, 영양가 없고, 철없는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봉사자들 너무 이뻐하지 말았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봉사자들을 위한 장치들..
컵라면, 커피를 비롯한 각종의 차, 떡국, 빵과 음료수, 국밥... 넘쳐납니다. 넘쳐나.
여기서 무지막지하게 나오고야 마는 일회용 컵, 스치로폼, 비닐, 음식물쓰레기..
도대체 무엇을 위한 봉사인지.. 이 많은 썩지도 않는 환경의 독인 이것들.
다시 우리 지구를 병들게 할 것들을 양산할 이유.. 웃기는 짜장 아닙니까?
몇시간 딸랑 일할 봉사자 먹일 컵라면이라면
그 돈 기저귀도 없다는 태안군민들에게는 피같이 쓰일 겁니다.
몇시간 컵라면 안 먹어도 되고, 커피 안마셔도 됩니다. 이거 왜이러셔..
더욱이, 한번 입고 버리는 방제복, 장화, 마스크...
태안에 산 솟았습디다.
둘째..
기름은 물보다 비중이 크니 당연히 가라앉겠죠..
흡착포로 걷어내는 일이야 표면에 돌틈에 묻은 기름을 제거할테고
문제는 바로 바다로 가라앉아 생태계를 파괴하는 이 기름을 어쩔 거냐는 거죠.
“생물정화법” 이라는 것이 외국에는 있습니다.
흡착포등을 동원한 임시조치가 끝난후, 실질적으로 미생물의 활동을 돕기위하여 질소 인등을 투입하거나, 기름분해 능력을 가진 미생물을 바다에 투입하는 조치이죠.
그래서 바다를 회생시킨답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이 법이 없습니다.
그리하다면 다른 대안이 있습니까? 없다면..임시국회라도 열어서 이거 비스므리한 거라도 일단 맹글어서 발효해야 하지 않느냐는 거죠. 워쩔라구요..
셋째..우리들의 참여입니다.
태안사고를 접한 국민들 모두 가슴을 아파하겠죠. 아주 잠시..
그리곤 수산물값 상승을 염려하고, 장에 가서는 해산물에 코를 박고 기름냄새가 나는 지 확인하는 일을 하겠죠.
타인의 어려움에 실질적으로 동참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건 어쩌면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야 할 일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버스 안에서 어떤 꼬마녀석이 인솔자에게 질문을 합니다.
“바다에서 수영해도 되요?” 대략난감..
요 녀석의 순진한 소망이 여름에는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사진은 정말 허접합니다.
사진을 잘찍었으면 그 분위기가 전달될텐데...
댓글목록
사우/유성태님의 댓글

너무 애쓰셨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송구스런 마음이 밀물처럼 밀려오네요.
먹고 사는 문제만 바라보고 있으니 제 손과 발은 부끄러움만 남았습니다.
말씀하신 효과적인 봉사와 효과적인 자연과 사람 치유에는 참 부족함이 많은 우리네
현실이지요... 반성하고 있지만 한숨만 나옵니다.
사우/유성태님의 댓글

아...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사진을 보고 있지만
현 상황을 리얼하게 잘 담아주셨네요. 사진 실력이 일취월장하십니다. ^^;;
김병대님의 댓글

고생 하셧습니다.
태안 근처에도 안가본 저는 머라 할 얘기는 없지만,,,
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체계적인 처리가 아쉬울 따름 입니다.
오로지 자원봉사에만 의존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네요..ㅠ.ㅠ
서재근님의 댓글

부끄러움을 금할수 없습니다.
최영선님의 댓글

그렇게 해서라도 봉사자를 '모셔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렇게 안해도 봉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도 예전에 한 번 가보고, 31일날 갈 예정입니다만,
정말 봉사자들이 만들어내는 '쓰레기' 또한 산이더군요.
정말 공감합니다.
우리가 하는 봉사는 '봉사'일때 그 가치가 있을 겁니다.
봉사하러 가면서 불편감수하지 아니하고, 생색만 내고....
전에 갔을 때
모 정당에서 왔는지, 모여서 당을 위한 단합(?) 내지는 기도 비슷한 것을
하고 있더군요. 봉사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지만...
정말 땅을 파니 유전이고, 바위는 태풍이 몇 번을 거쳐야만
깨끗해질 것 같더군요. 잘 닦이지도 않고...
아마도 저곳 주민들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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