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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한 진실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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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박대원
  • 작성일 : 07-05-06 23:42

본문

오해...... 오해...... 오해......
오해가 거듭됐다.
나는 사흘 앞을 못 내다봤던 것이다. ^^

시청역에서

어린이날. 나는 쓸쓸했다. 손주가 아직 순천에서 제 엄마와 함께 하늘나라 얘기를 하느라 내 곁에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여느 토요일과 같이 충무로로 나섰다. 지하철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어르신! 잘못 타셨는데요. 저 건너편에서 타셔야는데...... 서울역 가는 건."
나는 일단 어르신 앞장을 섰다. 층계에 오르자 때마침 도우미가 보였다.
한 숨 돌리고 뒤돌아섰지만 그 빨간색이 뒷덜미를 자꾸 잡아끌었다.
"북한에서 오신 '이산가족'? 그럴 리는 없는데......"
막 다시 타려다가 나는 뒤돌아 허겁지겁 건너편으로 뛰었다. 그리고 서울역행을 탔다. 너무도 많은 어린이들과 어른들 틈에서 그 어르신은 도저히 찾아 볼 수 없었다.
"아니면, 혹시 조선족?"
내 생각은 계속됐다.

서울역 앞에서

이내 서울역이다. 나는 내려 잠시 두리번 거렸다. 워낙 눈에 띄는 모습, 저만치에......이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박차용 할아버지. 올해로 여든. 남대문 구경 오셨단다.
"혹시 시골에서 막 올라오신 걸까, 한껏 멋을 내시고?"
내 생각들이 겨우 저렇거나 이러니, 어디서 오셨는지는 끝내 여쭤 볼 수 없었다.
그냥 남대문 쪽으로 앞장서 걸었다. 물론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내 들고서 말이다.

남대문 앞에서

마침내 남대문에 다왔다.
어르신은 참 말씀이 없으셨다.
헤어지기 전에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
그리고 수첩을 꺼내면서 주소를 여쭸다.

서울특별시......

"아차차!"
깜짝 나는 내 이마를 손으로 거의 칠 뻔 했다.
사흘 앞을 못 내다보다니, 어버이날을!
우리들의 많은 생각이 어쩌면 이렇게 엉뚱한 오해일 수도 있겠다 싶은 토요일 한나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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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너무나도 멋진 노부부를 만나 셨습니다.
선배님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배울수 있어서 좋습니다.

박 강 민님의 댓글

박 강 민

사진속 두 분의 꼭 쥔 손에서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를 느낍니다...

좋은 주제를 주신 박대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멋쟁이 어르신들 이십니다.
찰라를 놓치지 않으시려는 박선생님의 열정도 느끼게 되어 좋습니다.

남주현님의 댓글

남주현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신 사진과 글 ..
감사합니다.

임웅님의 댓글

임웅

꼭 잡은 두손이 너무 가슴을 찡하게 하네요.
결혼할때 저도 노년에 제 와이프랑 저렇게 하고 다니리라 맘먹었건만,
이제 7년밖에 안되었는데 벌써부터 길거리에서 손잡고 다니는것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김복렬님의 댓글

김복렬

사진에 대한 열정이 남 다르십니다.
특히나 멋진 순잔을 포착하셨구요...
멋쟁이 노부부의 꼭 잡은 두손은 많은걸 느끼게 해줍니다.

서정학님의 댓글

서정학

너무도 멋진사진에
아름다운 글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될것같은 좋은예감...

김인택님의 댓글

김인택

너무 멋진 사진과 글
박선생님께선 사진가 기질이 뛰어나신 분입니다~~
귀한 사진 고맙습니다.

이춘호님의 댓글

이춘호

노래 하나 넣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 60대 노 부부 이야기'

파란비/이종우님의 댓글

파란비/이종우

마음속이 훈훈해져 옵니다. 멋진 글과 사진, 사연입니다.

강정태님의 댓글

강정태

다정한 노 부부와 이 모습에서 느낀 정감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기고자 하는 선배님의 열성, 모두 다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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