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흑백현상을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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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서재근
- 작성일 : 07-04-2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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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건 꼭해야만하는 성격인지라, 충무로에 무작정 갔습니다.
"저 자가 현상 할려는데 필요한거 전부 주세요. 약품이 4가지 들어가구...온도계...비이커...몽땅이요"
이쯤되면 가게아저씨 황당 하겠지요.
어찌됬건 시커먼 보자기?(이동식 암실....ㅋㅋㅋ) 까지 챙겨 왔습니다.
급히 집에 돌아와 칼라필름 장착된 그 유명한? 타조가죽입힌 알라까르떼 mp에 35mm 스미크론 블랜페인트 물리고 뛰어 나갔습니다.
칼라 잔량 25장과 흑백 36장을 순식간에 날리고 돌아 왔지요.
어떻게 해야 마눌을 설득시키나????
이럴때 써먹는 방법이 있지요.
"나 지금부터 자가 현상이라는걸 욕탕에서 할건데.
당신이 하지 말라해도 꼭 할것이다.
이왕 할건데 기분 좋게 하게 해달라.
대신 뒷 마무리는 완벽하게 하겠다"
마눌의 승낙도 기다리지 않고 판을 벌렸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노하우에 의하면 ...여자에게는 생각할 여유를 주어서는 안됩니다.
밀어부칠때는 정신없이 밀어 부쳐야 합니다.
지금부터 오늘 자가 현상에 관한 과정 및 데이타 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스로 60점 정도의 점수밖에 못주겠습니다.
1. 현상액
T-MAX DEVELOPER - 4:1 희석 20도 에서 7분 30초
왜 우리 아파트수도물운 22도 이하는 안내려 가는겁니까? 온도계 고장난줄알고 부랴부랴 마눌족쳐서 집안 다뒤져 온도계하나 찾아서 확인하고야 물이 22도 이하로 안내려 가는걸 믿었습니다. 여름이 걱정 됩니다. 아님 얼음이라도 띄어야 겠군요.
필름 하나만 필름통에 넣을거니 액체의 총량을 400CC로 해도 된다는것은 학교 실습때 알았습니다. 물 300CC에 현상액 100CC면 4:1 인가요????아님 물400에 현상액 100 이 4:1인가요? 아뭏든 300:100 으로 섞어서 순식간에 넣고 30초 격렬하게 흔들고 매 25초 마다 5초 반복되는 교반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정지액 준비하랴 정착액 준비하랴 방지액까정 그과정에서 준비 하느라 무지 헷갈렸습니다.
결국은 8분 30초 정도 22도 에서 한것 같습니다. 슬그머니 걱정이 되더군요.
4:1이 아닌 3:1로 혼합한것 같고....20도가 아닌 22도에 시간까지 오바면?????
2. 정지액-kodak professional 이라 써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강력 식초 더군요. 이것이 자가현상의 문제아 입디다. 냄새 땜에요.....
60 대 1 희석이래서 이것은 600cc 에 60cc혼합했습니다.
얼른 계산에 이게 맞는 줄 알았는데 아뿔사 이건 10대 1이내요????
계산기 필수 입니다. 암산으로 하단 다칩니다.
아뭏든 30초 흔들다 뺏습니다.
3.정착액-ILFORD 4:1 2분 20도
여전히 300CC대 100CC 물은 22도 2분...
근데 4 : 1 이면 무엇이 맞나요?
4. 방지액 - 1-2방울
소량용기에 나누어진것 사와서 이건 문패도 없어서 이름도 모릅니다.
말이 한두 방울이지 맘대로 됩니까? 물엄청 탓습니다.
그다음엔 쉽습니다.
수도물 틀어놓고 25분 버팁니다. 중간에 물온도 재보니 18도 정도 나가서 뜨거운물 약간 조절했습니다. 수세는 물온도는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만 이것도 20도 마칠려구 무지 노력 했습니다.
한시간을 말려야한다는데....
아뿔사 자동차 와이퍼 역활하는 ...물기쓱 밀어주는거 잊어먹구 안사왔습니다. 고무보다는 내손가락이 부드럽다 생각하고 최대한 힘빼구 손가락으로 흝어 버렸습니다.
목욕탕에 습기가 있어서 안마르는것 같아서 거실에 조명등에 매달다 두번이나 떨어 뜨려 버렸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았습니다. 마눌도 그래서 안되는줄은 아는지 같이 안타까워해서 저녁밥 나가먹자고 서비스 맨트 날렸습니다.
배곯구 있다가 밤 8시반에 필름 통째루 비닐봉지에 말아넣구 동네 현상소에 스캔 맡기구 마눌과 오손도손 밥먹구 조금전에 찾아 왔습니다.
가위루 잘라도 별문제 없나요? 필름이요...
한눈에 보아두 현상이 오바(강하게) 된것같아 보입니다.
모든게 밝아 보입니다.
이제야 자가현상을 해보았다는 뿌뜻함에 기쁘기만 합니다.
다음에는 더 잘할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 때문 입니다.
저요 낼 또 해볼겁니다.
최근에 너무자주 글을 올리는것 같아서 주책이라 야단이나 맞지 않을지 두렵 습니다.
자중해야겠다 생각 하면서도 이글은 꼭 올리고 싶었습니다.
저와같이 망서렸던분들이 나도 자가현상 할수있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재미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이라 확신 합니다.
사진 몇장 올리오니 선배님들 문제점 보이면 지적해주시면 무지무지 고맙겠습니다.
참 필름은 TMAX 100 입니다.
필름통은 PETERSON (M/T 갔을때 제비뽑아 경품탄것 입니다.ㅎㅎㅎ)
댓글목록
허강호님의 댓글

열정이 대단하십니다...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대학에,출사가시랴 정신 없으시겠네요...박수를 보냅니다.
김창수님의 댓글

훌륭합니다.
선생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전 자가현상을 2년정도 했는데
주로 Tri-X와 D76를 사용했습니다.
처음엔 항상 현상오버를 했습니다.
더 오래하면 더 좋게 나올까해서요.
많이 들으신 내용이겠지만,
흑백에서는
(촬영시 필름) 노출은 오버 (좀 더주고)
(필름 현상시) 현상은 언더 (좀 덜준다)
이말이 명언이더군요.
그렇게 하니까 하이라이트는 덜 날라가고
암부디테일도 살더군요.
JK이종구님의 댓글

서선생님.
제가 보기엔 지난번 현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들입니다.
중요한건 온도입니다. 온도를 정확히 맞추는것.
시간을 엄수하는것.
정지와 수세를 깨끗이 하는 모든것이 기계처럼 맞아야 하고 교반하는 손동작은 아기를 만지듯 부드럽게~~
노현석님의 댓글

글을 읽다 보니 눈에 그려지는 듯하네요...잠깐 혼자 생각했습니다. 그 정착액 냄새라는 핑계로 자가현상을 서서히 멀리하는 자신에 대해 반성도 해 보고요...ㅎㅎ
예전의 기억을 거슬러보면...
1. 나름대로는 정착액냄새가 독해서 꼭 긴팔을 입고 했었습니다. 살에 묻으면 오래 가걸랑요. 아님...아예 많이 노출시키고 편하게 하신 후에(?) 샤워를 하셔도 좋습니다.
2. 온도는...정착액보다는 현상액 온도에 더 예민하게 신경쓰셔야 하는데요...얼음이 나오는 냉장고가 있으시면 좋습니다.(아마도 자가현상장비중 최고가에 들겠네요. 사모님께서도 별 반대는 안하실 장비일거구요.^^) 수도물의 온도는 낮은 것보다는 높은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얼음대야를 만들어서 담가 놓으신 후 온도를 체크하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온도계는 되도록이면 겉에 쇠로 덧대어져 있는 제품을 쓰시면 파손으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스터링 막대(그냥 용액 제조시에 잘 섞이라고 휘젓는 막대^^는 현상과 정착액을 헷갈리기 쉬우니 따로 준비해 두시면 좋습니다. 가령 현상은 적색, 정착은 청색의 네임펜으로 칠해 두시던지 하면 좋겠네요...)
4. d-76의 경우 고농축액을 만들어 두실 때 잘 밀봉해 두시는 게 좋구요.(대형할인매장의 손잡이 달린 쥬스pet병이 좋던데요) 반드시 독극물표시를 해 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제 친구는 술마시고 아침에 해장술로 마실 뻔 했다고 하더라구요(아무래도 뻥인듯 하지만...^^
5. 확실치는 않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수한 물로만 현상액을 만들었습니다. 수도물에 미세한 염소가 녹아 있다고 해서요...
6. 수세 촉진제를 사용하시고 수적 방지제(물방울얼룩이 안나게 퐁퐁처럼 미끈덩거리는 액체예요.)를 쓰시면 스크래치와 수세의 시간을 왕창 줄이실 수 있습니다.
7. 교반시에 최대한 편한 자세로 하셔야 나중에 허리에 부담이 없고 현상도 만만해 지던데요.
저도 이번에는 다시 마음먹고 자가현상 다시 해 봐야 겠네요. 위의 사진들도 굉장히 맑고 시원하게 나왔네요...
서재근님의 댓글

[quote=노현석]글을 읽다 보니 눈에 그려지는 듯하네요...잠깐 혼자 생각했습니다. 그 정착액 냄새라는 핑계로 자가현상을 서서히 멀리하는 자신에 대해 반성도 해 보고요...ㅎㅎ
예전의 기억을 거슬러보면...
여러가지 조언 감사 합니다. 프린트 해놨다가 두고두고 읽어 보겠 습니다.
과정과정마다 현상통을 물로 세척하지 않고 딸아내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 갔는데 맞는지요.
예를들면 현상에서 정지로 넘어갈때 ....현상액 딸아내고 물세척 안하고 바로 정지액 부었습니다.
4:1 희석이면 400 : 100CC 인가요?
아님 300 : 100 인지요....머리가 복잡 합니다.
김병인님의 댓글

1:4 희석은 원액 100cc에 물 400cc를 넣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착이 끝나면 워시에이드(수세촉진제)에 10분정도 담궈두셨다가(이것도 중간에 교반을 정기적으로 해주시면 좋습니다.) 수세를 충분히 하신 다음 (오래하실수록 좋습니다.)
방적액(포토플로)을 맹물에 아주 약간만 넣고 희석하신 다음 약 30초간 담그셨다가 한방향으로 꺼내어 필름을 풀고 널어주시면 되겠습니다. ^^;
그리고 작은 펫병에 수돗물을 넣어 냉장고에 넣었다가 언 펫병을 비이커에 넣어 온도를 낮춰주시는 방법을 쓰시면 아무래도 편합니다.
두개정도만 만들어 놓으시면 아마 작업하시는 동안 영구적으로 사용하실 겁니다.
유리병은 깨지므로 안됩니다. ^^; 꼭 펫병을 사용하시길...
강정태님의 댓글

참 대단하십니다.
저는 감히 엄두도 못내는 일인데 즉시 실행하는 그 추진력이 부럽습니다.
아무튼 저는 자가현상은 틀렸습니다.
나중에 제것도 좀.....
최준석님의 댓글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선생님의 글...재미나게 보고 있습니다. ㅋㅋ
계속..
화이팅입니다. ~~~
Park Jae-Bum님의 댓글

이제 현상단계까지 접어들어셨으니...^^
앞으로 무궁한 발전이 기대됩니다.
김영하님의 댓글

윗 분들 말씀대로 자가현상은 '온도'와 '시간'이 '칼'이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자신만의 데이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저에겐 디지틀 타이머와 디지틀 온도계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소병찬님의 댓글
흑백을 하시려면 '존 시스템'을 먼저 이해하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시중에 '존 시스템'에 대한 책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135mm 필름은 개별 증/감이 불가하므로 촬영시에 증감할 것인지 감감할 것인지 결과를 예측하고 일괄 촬영하고, 현상에서 조절하셔야 합니다.
박규일님의 댓글

저도 지난 달 처음으로 자가현상해본 초보라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
많은 발전 있으시길 바랍니다.
차명수님의 댓글

크게 소리 내어 웃으며 여러번 읽었습니다.
모르는 제가 보기엔 60점은 너무 짠 점수 같습니다.
축하드리며 저도 조만간 도전해 볼랍니다.
어제 동네 현상소에 흑백 필름 들고 갔더니 일 주일이나 걸린다 하더라고요.
이병욱7님의 댓글

서선생님 열정은 백점입니다. ^^
김복렬님의 댓글

지금까지 살아온 노하우에 의하면 ...여자에게는 생각할 여유를 주어서는 안됩니다.
밀어 부칠때는 정신없이 밀어 부쳐야 합니다..
선배님...존경합니다...열정과 큰소리치고 사시는 모습이....저는 깨갱입니다요.
저도 선배님 사진 보고,,,슬슬 맘이 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걸...해야하나..말아야하나..고민됩니다.
사진 참 좋습니다...우체통 사진은 특히나.
더 열심히 하셔서 저희들의 귀감이 되게 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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