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3 분해 실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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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임수준
- 작성일 : 10-08-2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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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통영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몹시 더웠지만 시계가 맑아 사진찍기엔 매우 좋은 날씨였지요.
근데 하필이면 첫날에 소매물도에서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필름을 잔득 넣어둔 가방이 등을 받쳐주어 전혀 다치거나 하진 않았지만
어깨에 매고 있던 M3가 바위와 충돌해버렸지요.
원래 구입할때부터 상처가 많은 바디였고 저도 겉모습엔 개의치 않는지라
렌즈 필터 다 무사하니 상관없다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아뿔싸 파인더가 까맣게 안보이더군요.
정확히 말하자면 초점창과 프레임라인은 보이지만 가장 오른쪽의 파인더만 빛을 통과시키지 않았습니다.
몹시 당황했지만 잘 살펴보니 고정되어있던 프리즘이 안쪽으로 떨어져 들어가서 빛이 안들어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일단 여행 중에는 M을 목측식으로 쓰다가 양안을 사용하면 대략적으로 프레임 라인이나 초점을 잡을 수 있길래 그렇게 촬영을 하였습니다.
돌아오면서 여기저기 웹사이트를 보면서 상판을 여는 방법을 찾아보고 궁리해보았습니다.
부품이 망가져서 구할수 없다면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함몰된 프리즘부를 다시 접착해주는 정도로 수리가 될거 같아서...
수리실에 맡기면 좋겠지만 아직 학생이고 월급이 들어올 날도 한참 남아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목에 쓴대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전용 공구의 필요와 무른 나사와 바디에 상처가 날 것에 대한 우려가 쉽게 M을 열수 없게 하네요.
결국 전용 공구가 없다면 바디에 무리하게 상처를 주어 열어야되기 때문에 같은 이야기가 되겠지만요.
M3의 상판을 열기 위해서는 다음의 것들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모두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열면 됩니다. 일관성 있는 라이카)
1. 렌즈 마운트 부 12시의 나사 (통칭 L로 봉인되어있는 나사)
2. 그 외의 상판 나사들
: M3의 다양한 버젼에 따라 갯수가 다릅니다.
제 M은 740,- 의 제법 초기의 M인데 상판의 앞뒤로 오른쪽 왼쪽에 하나씩 총 4개의 나사가 있습니다.
M이 조금씩 진보하면서 굳이 나사들이 필요없다고 여겨져서 하나씩 빠진 것으로 보이네요.
결국 상판에 4개 중에 하나의 나사도 남지 않게 되지요.
3. 셔터스피드 다이얼
: 나사를 풀면 다이얼이 빠집니다. 여기까지는 제법 쉽게 열수 있는 것들이죠.
4. 플래시 핫슈
: 눈에 보이는 그대로, 나사를 모두 풀면 뺄 수 있습니다.
이 나사들의 홈이 몹시 얇고 나사가 약해서 별거 아닌데 몹시 고생했습니다.
나사가 반쯤 망가져버렸네요. 나중에 수리 맡기면 혼날거 같아요.
4. 필름 크랭크 부
: 몹시 뽑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전용공구(Flexiclamp라고 하더군요)가 있으면 상처 없이 열수 있는거같던데,
혹은 고무를 이용해서 마찰력으로 열기도 하더군요.
펜치를 사용하면 쉽게 딸수 있지만 상처를 피할 수 없습니다.
크랭크 위, 셔터 주변에 동그란 링이 있는데 이 링을 돌려서 빼면 아래 크랭크를 뺄 수 있습니다.
5. 플래시 접점
: 상판 뒷면의 동그란 접점 역시 돌려서 빼시면 됩니다. 이 부분은 제법 쉽게 뺄 수 있더군요.
6. 필름 리와인드 놉
: 마지막 이 부분에서 막혀서 포기했습니다. 여기저기서 보기에는 가운데 빨간 점 두개
(혹은 한개, 제 M은 초기 M이라 빨간색 한줄의 홈이 나있습니다.) 가 있는 동그란 부품을
돌려서 빼고 바깥 부품을 들어낸다음에 아래쪽 링도 돌려서 빼면 되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여기서 필름을 고정하는 부분과 윗쪽을 돌려서 빼는 것이 아무리 힘을 줘도 안되고 계속 부품만 마모되길래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바디에 상처가 나는 것을 신경쓰지 않는 분이시거나, 적당한 도구를 갖추신 분이라면 얼마든지
열어볼 수 있을것이라 봅니다만 저는 앞으로 수리실에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다른 카메라에
비해서 수리비가 몹시 비싸다는게 억울할 수 있지만 이보다 싸게 해결될 수 있는 일이었다면
아마 저도 포기하지 않았을거 같아요. (레인저 파인더 부까지 열어서 손볼 엄두가 안나더군요 ㅠ)
꼼꼼하고 손재주 있으신 분들이라면 상판을 열고 청소 및 관리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같습니다.
댓글목록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http://www.leicaclub.net/forums/showthread.php?t=49322
안 다치셔서 불행중 다행 입니다.
우리 클럽에 문재철 회원님이 계십니다.
그분 글타래 보시면 좋아 하실것 같아서 링크 겁니다.
임수준님의 댓글
임수준
카메라 수리가 다 되서 보고차 적습니다.
먼저 이상 증상은 제가 윗글에 적은 것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두개의 프리즘이 접착되어있었는데 그것이 떨어져서 발생한, 쉽지 않은 문제였죠.
흔히 말씀하시는 발삼이 떨어지는 문제입니다.
M3의 장점이자 가장 귀한 부분으로 알려진 것에 발생한 치명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리점에 맡겼어야 했는데 잘 모르고 카메라에 괜한 상처만 늘렸네요;
선배님들 글들 읽어보면 같은 증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었는데 제가 덜렁대는 바람에 ...
그래서 충무로의 한 수리점에 카메라를 맡겨서 오늘 찾아왔습니다.
원래 파인더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인지 수리 후에 오히려 깨끗해져서 기쁘네요.
주변부에 약간의 얼룩이 있었는데 깔끔해졌습니다.
아주 깨끗한 M3의 파인더를 본적이 없어서 어느정도 말끔한지 비교하긴 좀 힘드네요
그래도 가을 딱 익어갈때 카메라 다시 받아서 기쁩니다.
그 사이에 SLR을 사용했는데 다시 M을 받아보니 셔터가 너무 조용하고 조리개가 말끔하게 돌아가서 느낌이 새롭네요^^
김종민/헝그리 찍세님의 댓글
김종민/헝그리 찍세
ㄷㄷㄷ
발삼쪽 문제는 해결 안된다고 그동안 알고 있었는디.
해결이 가능한 모양이네유 ㅠㅠ...
뭔가 지금 이상한짓 하는 1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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