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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ern Hemisphere

지건웅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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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정보

  • 작성일 : 12-07-11 14:31
  • 조회999
  • 댓글13
  • 총 추천18
  • 설명Passenger View – 86/86

    Converting Raw with Adobe Lightroom 3.6

디지털 카메라

Maker Leica Camera AG Model R9 - Digital Back DMR Data Time 2012:07:11 14:53:42
Exposure Time 1/3000 ISO Speed 800 Exposure Bias Value -5/10
추천 18

댓글목록

지건웅님의 댓글

지건웅

주초에 바쁜 일이 있어 이제야 마지막 사진들을 올립니다.
후기 역시 긴 편입니다. 송구스럽지만 작정하고 읽어주십시오.
개인적으로는 일기처럼 기록해두고 훗날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펼쳐보려 합니다. 라이카 클럽 역시 오래도록 건승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기록들이 혼재되어 있는 이 글은 독백체로 작성되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後記)

우선 너무 지루했다.
내 스스로도 거대한 감옥을 탈출한 느낌이다.


페신저 뷰는 거의 모든 사진들이 속도를 내어 달리고 있는 차량 안에서 만들어진것이다.
내가 운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일상에서 우연히 기회가 포착되는
풍경들을 촬영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2000년대 초 시드니의 한 미술 전시회에서 작품 한 점을 보았는데,
경주용차를 몰고 트랙을 돌며 경기중인 레이서의 얼굴을
계속 촬영해 놓은 비디오 카메라였다.
운전석 근처에 카메라를 고정시켜놓고, 아주 근접한 위치에서
자세히 관찰되는 여러가지 상황들, 코너를 돌거나 다른 차들을
추월할때마다 헬멧 밖으로 드러난 레이서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절박한 긴장감이라든가, 혹은 격렬한 차의 진동과 몸의 떨림,
그리고 쉴새없이 움직이는 눈동자의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어느날 운전도중 차 유리에 아주 짙은 썬팅(tinting) 을 한 커다란 리무진을
아주 가까이에서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그 순간 바로 뒤에 숨겨진
풍경들이 궁금해지기도 했고, 그와는 반대로 백발의 노인부부가
고급스러운 올드카를 타고 은은한 오리지널 순정 녹색 유리안에서
여유롭게 운전을 하는모습을 볼때면 참 멋져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때로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는 방어기제로서
차량과 운전자를 동일시하는 심리 때문이라는데
정작 멋스러운 자동차의 겉에만 관심이 있었지, 현대사회에서
사람이 살면서 일생동안 그 안에서만 수년을 넘게 보낸다는
사적인 공간으로서의 컨셉은 생각치 못했던 터라서 기회가 생기면
한번 촬영을 해보고 싶었다.


오지에서 차가 고장났을때 어쩌다 지나가는 차를 놓치기라도 하면
그 허허벌판에서 다시 최소 몇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차가 나타나서 내 앞을 가로질러 저 지평선 너머로 없어질때까지
과연 몇초의 시간이나 될까 ... 황망한 무생명체에 몸을 의지해
긴 거리를 이동한다는것이, 그리고 그만큼의 시간과
공간을 접지시킬수 있다는것이 어쩌면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거대한 환영처럼 느껴졌다.


인간이 스스로 날수가 없기에 오히려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미련이 남지않는 비행기의 감각과는 또 다른,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접할수 있는 차량(vehicle)에 대한 나의 느낌들은
2006년도에 터널 안을 지나는 자동차의 라이트 궤적을
그린 사진으로 표현이 되어 라이카 클럽에 포스팅 된 이후에도
간간히 다른 스타일의 모습으로 시도되곤 했다.


사실 페신저뷰는 라이카클럽 갤러리에 올리려했던것이 아니었고
다분히 충동적인 포스팅이었다. 그리고 86장을 모두 내보이려했던
것도 아니었다. 평소 같았으면 늘 그랬듯이 연작의 경우
아마 2장에서 15장 이하의 시퀀스를 만들어 포스팅을 했을것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와본 갤러리에서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정치적인 느낌들을 받았고 그것은 개인적인 회원 관계
를 넘어 마치 신(新)과 구회원의 대립처럼 느껴졌으며
나 역시 올해 맨 처음 온 후 몇장의 사진들이 익서비젼에
오르는 동안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처음 뵙는 회원님들의
추천은 내가 설령 먼저 인사를 했어도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었다.


대부분 익서비젼 포스팅의 단맛을 본 시점에서 그것을 위한
추천 1점을 나름의 권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새롭게 들어선
주류의 공급원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그 무렵 운영진이 문제를 제기할정도로, 갤러리의 페이지마다
가득 넘쳐나는 익서비젼의 행진이 계속 되는 이 상황에 현 기득권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듯한 회원이 또 하나 발을 들이밀어서였을까.
십년을 넘게 드나들면서도 쉽게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는데 한편으론
마음 한켠이 서운하기도 했고, 익서비젼과는 관계없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올해는 갤러리에 계속 붙어있으리라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이즈음에 나는 캔디드 포토의 문제와 디지털 카메라가 보여주는
여지없이 직관적인 표현들에 대해 여전히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올해 처음 돌아왔을때 가장 먼저 포스팅했었던 'The Last Summer' 는
2011년 여름 끝무렵에 찍었던것이고 캔디드 포토의 윤리에 고민하던
나에겐 참 의미있는 장면이었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면서
체력의 저하를 느끼고 행동반경이 제어 되는 상황에서
표현적인 대안으로서 선택되어지는 타인의 뒷모습을 비로소
좀더 절실하게 이해를 할수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거의 그 해에는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올해 들어 다시 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하면서 디지털로 시도되는
테크니컬한 표현들을 어떻게 내것으로 소화시키느냐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던 참이었고, 경제적인 잇점을 살려서도
필름 시절에는 시도 해보지 못했던 여러가지 실험들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를테면 뿌연 물보라 속에 대상을 가두었던 'Sprinkler' 나
커다란 기둥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 하던끝에
근처 카지노가 있는 건물 안의 색유리를 찾아 대상을
내려다 보았던 'The Black Pillar' 역시 그러한 범주내에 있었다.


그런데 페신저 뷰를 포스팅하면서 큰 실수를 하나 범하고 말았다.
나는 애초에 86장에 달하는 연작들을 아침 저녁으로 두 장씩
포스팅을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포스팅을 하면 쓸데없이 긴 연작물을 타인에게 과시하는것과
같은 오해도 풀수 있을테고 나름대로 맨처음 생각했던 동기로서의
진정성도 있으리라 생각을 했다.
아침 저녁으로 4장을 포스팅 할 경우 넉넉 잡아 총 25일에서
한달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만약 2장일 경우는
주말이나 바빠서 갤러리에 못오는 날까지
계산하면 두달에 가까운 기간으로 늘어나는 것이었다.


첫 장을 포스팅하면서 사진의 설명란에 1/86 이라고 호쾌하게
적어놓고 흐뭇해 했던 나는 그 날 저녁 라이카클럽에서
24시간 작품 제한 메시지를 접하고 고민에 빠졌다.
내일 당장이라도 사진 수를 반으로 줄여 고쳐 써야 하나 ...
왜냐하면 스키마(schema) 같은 형식의 이런 사진 연작들은
그 장수 만큼 속도감 역시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일일 포스팅 제한은 그동안 포럼과 갤러리에서 수차례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시행의 여부까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며칠전 김某선생님의 편지에 나도 하루에 수십장씩
포스팅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칠만큼 라이카 클럽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 .. 나도 이게 다 허세였구나 ...
하고 후회가 되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인만큼 86장으로 계속 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지금껏 나는 갤러리에서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며
내 자신에게 약속을 하는 방법으로 성장해 왔고
회원들의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긴 연작의 포스팅인만큼 늘 그랬듯 포스팅 사진수를
미리부터 고지하는것이 맹독이 될수도 있는 입장이었다.
제한된 공간속이라 표현도 한계가 있을텐데
갤러리에서 진지하게 사진을 봐주시는 회원들이 얼마나 되겠냐고
걱정을 해주시는 회원님도 있었지만 어차피 백의 종군 하리라
선언을 한 마당에 사소한 걱정을 하지는 않기로 하고
갤러리에서 평소에 못해보았던 사진 실험들을 해보기로 했다.



일단은 기본적인 컨셉을 만들었다.
사진 두 장을 포스팅 하되 하나는 인물사진, 그리고 하나는 패닝사진이나
보행자 또는 그 외의 에피소드를 올리는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 두 장의 사진은 만든 이의 입장에서도 쉽게 우열을 가릴수 없는것으로만
콜렉션을 해서 관객들이 최종적으로 그 둘 중에 어느 사진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갤러리에 포스팅을 할시 다른 회원의 사진이 중간에
끼어있을 경우 사진의 선택에 영향을 줄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두 장을 연이어 붙여 포스팅하도록 했다.


나란히 포스팅된 사진중엔 나조차도 만약 갤러리를 떠나
일반 숍에서 한 점만을 선택해야한다면 어느쪽을 택할것인가
하고 가상을 해볼만큼 망설이게 하는 사진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인물의 대비로서 남성과 여성이라든가,
서로를 마주보게 디자인을 해서 썸네일로만으로도
그 의도를 느낄수 있는 대칭상태라든가, 개인적인 경험으로서
둘다 힘들게 담아낸 사진이라든가, 각자의 취향에 의해
호불호가 갈릴수 있는 엇비슷한 풍경들의 비교 역시 포함되었다.


인물사진의 컨셉은,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한다.
차가 달리는 중이거나 혹은 신호정지를 했을때 운전자가 가진
무의식의 표정들이 차유리의 반사와 중첩된 모습들을
180mm 나 100mm 를 사용하여
가능하면 정측면으로 담아낸다.

평범한 일상에서 소화할수 있을만큼 담아낸다.
촬영을 위해서 차가 일부러 따라 붙을 경우 안전운행에
방해가 될수 있고 상대방 운전자에게 위협이 될수도 있으므로
결코 욕심이 생겨도 무리하지 않는다.

패닝사진은,

차량이 달리고 있을때 맞은편 차량도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경우에 저속도로 촬영하는 경우.

맞은편 차량이 내가 타고 있는 차량보다 빠르거나 느릴때
양방향으로 팔을 움직여 패닝하는 경우.

미리부터 블러를 예상하고 마음대로 카메라를 움직이거나
최대치의 노출보정으로 우연성에 기대는 경우를
기본 아이디어로 시작을 했다.


페신저뷰를 위해 일상에서 차량으로 이동을 하거나
아침 저녁 집을 오고 가면서 모두 천여컷정도의 사진을 찍었다.
그 가운데, 처음 시도해보는 테스트 샷이나 브라켓팅, 또는
연속샷과 같은 중복을 제외하고 촬영자가 욕을 먹을 지언정
DMR은 욕먹지 않겠다 싶은 정도의 사진은 600여컷,
그리고 거기서 왜곡된 기울기나 지나치게 비슷한 설정이나 구도,
의도하지 않은 아웃포커스나 간발의 차이로 타이밍을 놓친 사진,
개인적 취향으로 솎아낸 무난한 컷들을 제외하면 100여컷정도가 남았다.


'Sprinkler' 나 'The Black Pillar' 의 경우는 시간은 걸렸더라도
컷의 낭비가 많지 않았었는데 패신저 뷰에서의 파지(破紙)는
대부분 패닝 샷에서 발생되었다.
오히려 인물 사진들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이건 건지겠구나 ..
하는 예감 같은것을 즉시 느낄수가 있었지만 이러한 추상적인
부류의 무의식적 프로타주 같은 컨셉의 풍경들은
직접 모니터 같은 큰 화면에서 봐야 그 실패의 여부를
판단할수 있을만큼 우연성도 크고 화면 안에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요소들이 발견되면
내버려져야 하는 아주 예민한 결과물이었다.


가능하면 저속 셔터만을 고집한 나머지 촬영자가
삼각대를 사용하거나 지면에 두발을 고정시킨 상황에서
찍는 패닝샷과는 또 다른 까다로움이 느껴져서
좌충우돌 하는 상황이었다.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서 의도하지 않은 블러가 생기거나
화면의 기울기 같은 사소한 문제로 좋은 샷이 버려지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86컷은 이러한 사진들을 맨 처음 스키밍했을때 내가 처음
골라낸 갯수였는데 포스팅 기간이 늘어나면서 그중에
몇장이 버려지고 새로운 사진들이 추가되어 보태어졌다.


나는 디지털 사진에 후보정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Post Production 이라는 연작 소제목으로 후보정 사진들을
갤러리에 간간히 포스팅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보정을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하는 거창한 철학이 있거나 한것은 아니다.
일단 라이카클럽 갤러리에 DMR 의 순수 샘플을 많이 만들어놓고 싶고
(몇백장을 만들어 놓은들 이미 갤러리에 축척되어 있는 디지털M 의
양 만큼이야 하겠는가) 스스로도 아직은 디지털에 익숙해져가는
단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수많은 Raw Converting 프로그램들이
모두 우리가 예전에 사용하던 각 브랜드의 필름들과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프로그램들 모두가 결과물의 컨트라스트나
주된 색감을 압축하는 포인트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을 알수는 없지만 이를테면 A 라는 사진의
컨트라스트와 색감들이 각 Raw프로그램마다 조금씩 다른 결과물로 나오고
Exif 파일의 분석 이외에 라이카 클럽 갤러리의 데이터를 빌려보자면,
같은 프로그램 안에서도 역시 결과물의 상황에 따라 그 배합의 비율이
조금씩 틀려지는 양상을 가지고 있는것을 알수 있었다.


다른 사이트나 블로그에 가보면 너무나 당연한듯이 후보정을 해놓고
렌즈나 카메라 성능을 리뷰하는 경우를 흔히 볼수가 있는데
나는 그것보다는 적어도 원본 파일을 가지고 어느 프로그램에서
가져오기와 내보내기 버튼만 누르면 웹에 올려진 것과
똑같은 사진을 감상할수 있다는 명료한 인스트럭션이 제공되는것이
훨씬 도움이 될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제공되는 결과물들은 사진 경력은 있으나
디지털에 미처 익숙하지 못한 개개인의 체험적이고 객관적인
바로미터 만으로도 이해 평가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페신저 뷰에서 카메라의 기능 혹은 테크니컬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샷은 Passenger View – 46/86 이었다.

http://www.leicaclub.net/gallery/sho...imageuser=1051

이 사진은 웨스트게이트 브릿지를 80 킬로이상으로 달리는 중에
옆 차량의 운전자를 촬영한 것인데 유리창 안의 공간감과 볼륨,
그리고 적당한 샤프니스까지 내 스스로도 이렇게
잘 나와줄줄 몰랐던 감동적인 컷이었다.

필름시절도 그랬고, 나는 지금껏 내 카메라에 진심으로 감사할때
사진 실력이 진보되어 왔다. 사진은 찍는 순간 거기서 끝을 내는 버릇을
길러야지 변형할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면 감각의 현상유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앞으로는 더 나아가지 못할것이라는
발상의 동기는 내 개인적인 경험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이 사진을 패신저뷰의 베스트로서, 86장의 반이 지나는
중간에 포스팅을 했었는데 테크니컬한 면에서
페신저 뷰의 개인적인 수확이라고 할수있는 사진이었지만
계속되는 인물사진의 피로감 덕분이었는지 갤러리에서의
평점은 좋지 못했다.


성능적인 면에서 또 하나의 인상적인 결과물은
신호대기때 앞에 서있던 자동차의 후미등을 촬영했던 컷
Passenger View – 21/86 이었는데 실제 모니터 상으로 볼때
눈이 부실정도로 디지털 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다이나믹레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준 사진이었다.
이미지 자체에 흥미를 끌 요소가 없어서인지
갤러리에서의 평점은 좋지 않았다.

http://www.leicaclub.net/gallery/sho...imageuser=1051


만약 페신저뷰 86점을 가지고 전시회 포스터에
넣거나 자신을 설명해 줄수 있는 대표적인 이미지를 골라보라
한다면 컷 Passenger View – 28/86 을 꼽고 싶다.

http://www.leicaclub.net/gallery/sho...imageuser=1051


참 설명이 어려운 부분인데 이 풍경은 왠지 내 자신을
몰래 들여다 보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적당히 때가 낀 창일지라도 놓치지 않고 싶은 꿈과 같은
푸른 하늘과 녹음, 뜨거운 햇빛을 엿보는 시선과
무심히 지나가는 자동차는 역시 외국에 살고 계시는 갤러리의
어느 회원이 말했던, 어느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이라는
표현에 공감을 하고 있던터라 정서적인 면에서 많이 끌리기도 했다.
페신저 뷰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소중히 여기는 장면이다.


연작을 포스팅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사진 두 점을 연이어 한꺼번에 올리면 관객들은 대부분
한 점을 메인(Main) 그리고 나머지 한 점을 섭(Sub)이나
백그라운드의 개념과 같은 부차적인 이미지로 인식한다는 것이었다.
인물과 같은 구체적인 대상의 표현과 추상적인 해석의 상관관계,
그리고 작가가 내 보이는 전시 방법의 구조적인 이해에 대해서도
살펴볼수 있는 대목이었다.


두 사진 모두 격려를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특히 초기에는 섭으로 인식된 작품들이
여지없이 버려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패닝작품들이 인물사진보다 수월하게 찍은것이
아니었기에 아쉽기도 했다. 혹은 연작이 진행되는 내내
포스팅을 하면 추천수가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유독 점수가 낮은 쪽에만 손을 들어주는 분도 있었는데
정략적인것이 아니었음을 바라는 마음이 크다.


서른명 남짓의 현 갤러리 구성원들은 사실 대부분
오랫동안 활동을 하셨던 분들이기에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러한 상황은 이제 갤러리에
사진을 못찍는 사람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명제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까 잠시 후보정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업체의 스캐닝 기술들도 진보해서 환경자체가 변화되었고
겉은 그럴듯해보이지만 상업적인 옵션으로 화질 보정에
샤프니스를 보태는 경우가 흔해져서인지 마치 일러스트레이션처럼
공간감이 날아가버린 평면적인 풍경들이 예전보다 많아진 느낌이다.


하물며 디지털은 어련하겠나.
남들보다 튀고 돋보이려면 어쩔수 없으니 콘트라스트는
점점 무겁고 날카로워지며 색들은 점점 강렬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샤프니스조차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사진 밑의 갤러리 데이터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진 못할테니
그러한 데이터에 의존해서 사진을 판단하는것 보다
우리 스스로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할 문제 같기도 하다.


그러나 위에도 말했듯 나는 후보정에 반대를 하는 입장이 아니다.
Raw파일은 파일의 손상을 극소화 시키면서 심지어 밤낮을
뒤바뀌게도 만들수 있는데 그런 멋진 자유를 왜 포기하나.
단, 그 목적이 창조적인 컨셉의 고민인지, 그저 단순한 화장(化粧)인지의
여부는 그 누구보다 본인이 잘알고 있고 또한 갤러리의
관객들도 대부분은 인지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지나치게 보정된 사진에 비해 정직한 사진을 올리는
이유만으로 컴퓨터에 익숙치 않은 회원들이 갤러리에서
밀려나는것은 동의하지 않고 싶다.
사실 화장도 쉬운일이 아니다. 이미 나온 결과물을 가지고
또 다른 궁리를 하는것도 아주 귀찮은 노역일테니까.



카메라라는 미디엄은 사실 예술의 영역에서 아마추어들이
가장 다루기 쉬운 도구라고 단언해도 무리가 아니다.
20세기 들어 사진이라는 영역이 예술적 카테고리에 진입하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스티글리츠를 논할 필요도 없이,
정작 최전선에 서있었던 저널리스트들 역시
언젠가는 이렇게 문화적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는 반란을
예상하고 있기도 했을것이다.


몇천만 화소의 핸드폰이 등장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쉬운 편집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며
아도비라이트룸만 하더라도 프로그램 안에 옵션으로
후보정을 아예 통째로 디자인해놓은 패턴만 수십가지가 넘는다.
화벨을 조정하니 뭐니 할필요 없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사진이
그럴듯해 보이는것이다. 이런 기술들은 앞으로 더욱 진보될것이며
그러한 원리들을 초등학생 무렵부터 스마트폰을 만지며
포토샵 정도는 국민 프로그램으로 아는 신세대들이
모를일이 없을터인데 과연 세월이 지나서도 현시대의
감동을 줄수가 있을까.



나는 지금 정의감에 불탄 돈키호테처럼 뜬구름을 잡고 있는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도 그게 아니라면 갤러리에서 도대체 누구를
추천해주냐는 말이다. 이제 갤러리에서는 더 이상 사진을
못찍는 사람이 남아있지 않은데 ... 그게 아니더라도 대작가의 작품들 역시
그들이 살아온 궤적들과 함께 시너지를 이뤄서 인정받는 예술 세계를
이해한다면 이제 갤러리에는 다들 긴 세월, 혹은 천단위의 댓글과
사진을 올리신 그랜드 회원들이 넘쳐나는데 그렇다면 과연
누구를 뽑아야한단 말인가. 답이 없으니 누이좋고 매부좋고
나에게 추천을 많이 해주는 회원으로?
그럼 내년에는 익서비젼 추천 제한이 삼사십개쯤 되어야 한단 말인가.


정말 무정할정도로 사진들은 점점 멋있어지고 예뻐진다.
마치 스마트폰의 HDR 기능처럼 세련되고 똑똑해보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예전처럼 어떤 상황에서 이렇게 찍었겠구나
하고 예상이 가능한 사진적 메커니즘의 과정조차 제대로
짐작치 못하고 그저 결과물에서 억지로 추측을 할 뿐이고.


나는 예술적 재능이라는 것이 냄새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겉을 아무리 화려하게 꾸며도 그 냄새가 보편적이면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할것이다. 좋은 냄새는 겉껍데기와는
달리 어디에 숨어있어도 노출되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굳이 천리 밖의 냄새를 찾아가는 그르누이의
코가 필요 없는것이다. 평범한 나도 이럴진데
갤러리의 구성원들은 오죽할까.


86장이라는 동일주제를 진행하면서 사실은 추천이라는
행위에 대해서 많은 압박감을 느꼈다. 이러한 문제들은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생각되어야 할 주제들이기도 한데
정체를 모를 그 압박감은 라이카클럽을 드나들면서
생긴 트라우마가 원인이기도 했다.


어찌보면 참 변덕스럽기도 하다.
지난 십년간 포럼과 갤러리의 분위기는 대작가를 뺨칠정도로
양쪽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기도 했고, 또 어떨땐
취미로 하는 동호회인데 뭔들 어떻겠느냐 –
결국 좋은것이 좋은거지 하는 기류가 늘 교차되며 지나왔던것 같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여전한것 같은데 지금은 서로 잘 알면서도
또 그것이 아님을 알고 있으면서도 너무나도 태연자약하게
합리화와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선거철에 국밥을 먹듯이
견유적으로 포장을 하고 사적인 이익이나 본인의 관점에 따라
행동하는 냉소적 이성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일까.


라이카 클럽 초기에는 자신의 사진 조회수를
조작하다 경고를 받는 경우도 있었고 타인의 사진을
도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한때는 갤러리의 분위기가
너무 정략적으로 흐르자 추천인의 이름을 보이지
않게 했던 때가 있었는데 몇달 가까운 시간 동안
아무도 익서비젼에 사진을 올리지 못해
운영진이 고민끝에 어느날 갑자기
추천인 이름을 공개하는 기능을 다시 열어보니
눈에 보이는 댓글은 정말 낮뜨거울 정도의
찬사 일색으로 많이 달렸어도 정작 추천은
거의 없는 일도 있었고, 속이 좁다는 이야기는
듣기 싫으니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잘되는
일은 어쩌지 못할지언정 내 가까운 이웃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한국인 특유의 심보 때문에 댓글과
추천에 후한 신입회원이 몇주 이상 익서비젼을
혼자 차지했던적도 있었다.


추천을 받을수 있는 방법도 진화를 거듭해서
갤러리 전체에 댓글과 추천을 오래전부터 거듭하며
이름을 알린후에 어느날 사진을 들고 성공적으로 데뷰하는
경우도 있었고 추천을 해주기가 무섭게 쪽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으며 갤러리에 상주하고 있다가 제일 먼저 추천을 하면서
친화력을 과시하거나 다른 회원의 옆 사진들을 통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이를 견제하는 방법도 심화되었다.


이런 지저분한 이야기를 이제 와서 왜 꺼내냐 묻는다면
그럼 지저분한줄 알면서도 왜들 그렇게 집착들을 하느냐 묻고싶다.
도대체 라이카 클럽이라는 곳이 언제부터 주류들에게 있어
본인들의 포트폴리오에 단 하루라도 익서비젼 충족수 이십점의
행진을 놓치면 큰일나는 곳이 되어버렸나.



내가 추천해줬으니까 너도 추천해줘.
현 주류에 동참해야 너도 살아남을수 있을거야. –


한편으론 무언의 압박이 느껴지기도 했다.
전엔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었고 제법 심한 스트레스였다.
본인들은 속으로야 어떻게 생각을 하든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상관 없다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으로 돈을 버는것도 아닐진데,
일상을 잠시 벗어나 사진이나 그림과 같은 예술의 영역까지 와서
타산적인 눈치를 봐야할정도로 여유없는 인생을 살아온것 같아 안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집사람 이외에는 한국말을 가장 많이 하는 곳으로
나에겐 휴식처와 같은 공간이기에 어느 날에는 비주류 회원의
좋은 사진이 추천 한 두개에 갤러리 첫페이지를 넘기는 것을 보고
그래 뭐 .. 남들을 추천하지 않은 대죄라고 치자 하며 지나치려다가도
조회수 역시 얼마를 넘기지 못한 것을 볼땐 참 우울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43장을 넘기고 부터는 마지막 86장까지 그 누구에게도
추천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으론 점수가 몇점이 되든
관객들이 두 장중 한장을 선택함에 있어서 정치적인 부담감을
덜어낼수도 있을것 같아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싶어
실행해보기로 했다.


지난 십년동안 너무나 바빠서 간혹 하루정도 댓글이나 추천을
못해본적은 있지만 이런 경우는 나 역시 처음이라서 한편으론
참 어색했다. 애초부터 하루에 4장을 올리기로
계획을 했던 것이기때문에 익서비젼에 오르지 못할것이라는
이해타산적인 미련보다는, 갤러리엔 오랜만에 뵙는 반가운 회원님들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배님들도 많았기 때문에
이런 행위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결국은 70장이 될때까지
그 계획을 못지키고 끌려다니다가 (이런 부분에선 마치 중독처럼
추천을 누르는 회원들도 진심으로 이해할수 있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
70장쯤 부터 일상에서 개인적으로 바쁜일을 하나 더 맡게 되어서
그틈을 핑계로 타회원에게 추천은 물론 내 작품에 누가
추천을 했는지도 역시 체크하지 않았던것 같다.



편하긴 한데, 그러고 보니 이젠 타회원의 사진을
예전보다 잘 보지 않게되는 단점이 생겼다.
내 생각에 가장 합리적인 시스템은 예전에 했던것 처럼
댓글과 추천의 미니멈수를 충족시켜서 익서비젼에 올라가는 방법이다.
사진이 메뚜기가 아닌데 갤러리 분위기가 좋으면 제 철을 만난것처럼
갑자기 우르르 몰려나오거나, 사진이 카드빚이 아닌데
시간차를 두고 돌려막느라고 애쓰는 행위들이 점점
심화되는것들은 모두 익서비젼의 역기능 때문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익서비젼의 무용론에 동감하지만
그렇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테니
제한 추천제이든 댓글 추천 혼합제이든 새로운 방법들을
계속 생각했으면 좋겠다. 회비가 필요하면 갤러리에
출입하는 사람들끼리만으로도 걷으면 되지 않겠는가.
결국 계속 현재 진행형처럼 생각해야 하는 이러한 문제의
화두는 진정성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클럽 초기 시절 좋은 댓글로 격려를 해주셨던 선배회원들의
분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치 화투패처럼 던져지는 추천 행위보다는
시간적으로도 좀더 정제된 생각을 할수 있는 여유를 확보할수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나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개인적으로는 70장부터 86장까지 포스팅했던
사진의 퀄리티가 전보다 떨어진다고 생각지 않지만,
예상했던대로 점수는 많이 떨어졌고 페신저뷰는 70장째부터
마지막까지 단 한점도 익서비젼에 오르지 못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갤러리에서 긴세월동안 추천과는 상관없이 묵묵히 좋은
사진들을 올리고 있는 회원님들의 사진들을 다시 펼쳐보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라이카 클럽의 저변에서 갤러리의 다양성을
대변해주는듯한 그 분들의 멋진 사진에 감사하다.



추천이 없는 사진은 아예 처음부터 선택되어지지 않는 악순환을 낳는다.
누가 그 사진을 추천했는가를 서로 확인하기 위해 소비하는
조회수를 제외한다면 과연 순수한 조회수는 얼마나 될까.
그런데 이상한것은 사진의 질과는 관계가 없이
추천수가 적은 사진은 조회수 역시 월등히 떨어진다는것이다.
결국 작품성이 아니라 시장성이 없는것이라면 그런만큼
익서비젼의 권위 역시 떨어지는것은 아닐까.
이제는 어차피 라이카 클럽에 처음 온 방문자가 익서비젼 섹션만을
감상한다고 해도 루브르나 바티칸 처럼 며칠을 걸려서
감상해야 할 정도로 방대한 양일텐데 과연 콜렉션으로서
순기능을 하고 있는것인지 보완해야 될 문제는 없는것인지
계속 생각해 보아야 할 이슈인듯 싶다.



이기주의는 온라인상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매해마다 열렸던 라클 전시회마다, 폐장을 한후
그 뒷처리를 한 회원들은 아주 극소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 역시 참 죄송스럽다.
고향도 안떠나시려는 부모님이 한국에 계시니
내가 다시 고국에 돌아가는 날 부터 열심히
봉사를 하리라 생각하고 있다.



나는 진심으로, 지금 갤러리에서 만나고 있는 분들을
오랜시간이 지난후에도 계속 뵐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스스로 남을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라이카클럽이 옛 영광에 기대는 사진 클럽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럴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정말 그러기를
희망하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있을 분들인데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의지라는 것이 결국 선택권이 없어서
머무를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것이라면 우리 스스로가
너무나 초라하지 않은가.


지나고 보니 패신저뷰는 아쉬운 점들도 참 많았다.
차량의 조수석보다는 뒷자리에 혼자 착석했을때나 여성이 차량에
동승했을때가 더 촬영하기가 수월한편이었다.
인물들의 반이상이 눈이 마주쳤는데 차가 멋지다. 너 참 아름답다 –
와 같은 만국의 공통어인 엄지 손가락 제스츄어와 웃음 외에도
어떨땐 호감을 이끌어내기위해 유리창을 내리고 대화를 시도하거나
차안에서 과장된 몸짓으로 춤을 춰보이기도 했다.
대상과 눈을 마주쳤을때 곧바로 리액션을 해주느라고 정작
예쁘게 웃는 순간들을 놓친것은 아쉽지만 워낙에
스쳐 지나가는 차량들 일색이니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그 순간을 잡겠다며 계속 카메라를 눈에 대고
욕심을 부리기가 참 힘이 들었다. 요령적인 면에서도
다음에는 좀 더 연구해야할 부분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욕심을 부리다가 시퀀스 전체가
헝클어지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창 밖의 무지개를 찍었던 사진은
계획된 장면이 아니라 충분히 우발적인 것이었다.

http://www.leicaclub.net/gallery/sho...imageuser=1051


딱히 특별한 일이 없는 어느 평범한 날 갑자기 우울함을 느꼈는데
그때 우연히 찍은 것이고 충동적으로 86장의 콜렉션에 끼워넣고 싶었다.
개인적인 기록으로서 의미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후회스럽다.


중간에 새로운 발상이나 시점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기획이 헝클어진만큼, 이제껏 패턴이 A- B- C 로 이어져 오다가
포스팅 중반을 훨씬 넘긴 후에 갑자기 D 타입을 끼워넣기가 어색해서
희생된 사진들이 있었다. 인물사진이나 패닝사진 역시
역시 두 장씩 키워맞추다보니 사진 자체는 좋지만 분위기가 맞지
않는 경우 사장되었고 이륜차들을 촬영했던 패닝사진들도 희생되었다.


엄격히 따지자면 전시 기획의 실패였다.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사진들 역시 고민 끝에 교체되었는데 갑자기 포스팅 기간이
배로 늘어남에 따라 지루하지 않아야 될 장면들이 심리적으로
그렇게 느껴지고 사진을 두개씩 묶는 템포와 전체적인 모듈의 범위
역시 다시 조정을 해야 했다. 이를테면 홀로 남은 자동차의 빈공간을 통해
그동안 보아왔던 인물들의 행적들을 어떻게 역으로 재인지(認知) 시킬수
있을까 ... 만약 그럴수 있다면 그것이 마지막 단 한 장으로 충분할까..
와 같은 새로운 고민들은 애초부터 철저하지 못하게 시작했던
나의 실수 덕분이었다.


시간이 지난 후에 패신저 뷰 2를 기획해볼 생각이다.
위에 말씀 드렸듯이 문제가 되었던 시퀀스 방식을 좀더
디테일하게 보완해서 새로운 접근 방법의 풍경들을
패신저뷰 1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아쉬운 사진들과 함께 포스팅할 예정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실험적인 작업중들에서도 마지막까지
격려를 해주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시각과 의견들이 공존하고 있고
작은 사회집단이라고 할수 있는 갤러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내 의견 역시 그중의
하나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갤러리에는 내 의견이나 혹은 존재 자체를 반기지 않는
회원님들도 계실법하다. 그런것들이 공존하는것이
세상인 것을 깨달은 만큼 이제는 더 이상 슬프지 않은것을 보니
어느덧 성인의 나이가 되어있음을 깨닫기도 하고
멀리 있어 이런 이야기가 가능한것 같기도 하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한번쯤 지난사진 보기를 통해
옵션 90장 모두보기를 해서 패신저뷰의 썸네일들을
감상해주셨으면 좋겠다.


거대한 몽타쥬의 페신저뷰는 관객 여러분들이 양쪽을 비교해가며 참여한
추천 수까지 합쳐져서 제법 그럴듯한 인터렉션 퍼포먼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패신저 뷰를 찍는 동안 스쳐 지나간
이 군상과 풍경들이 그동안 라이카클럽을 빛내준 수많은 인물들과
겹쳐져 보일때가 있다. 그리고 현 갤러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얼굴 같기도 하다. 거대한 환영이고
미래를 예측할수 있는 흐름이며 전광석화처럼
스쳐 지나간 나의 기억이다.


기획적인 면에서 아쉽다며 투덜거리기만 했는데 그렇다면
과연 패신저뷰는 실패였는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썸네일들을 보고 있으면 내 새끼들이라서 무조건적으로 이쁜지는 몰라도.


그리고 회원님들께서 간간히 주셨던,

'현대인의 가식적인 표정이 아닌
일관되게 느껴보는 찰라적 無我의 표정들의 파노라마'

'사진에 대한 흥미의 유발'

'붙잡아 놓은 시간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같이 흐르는 사진'

'주제를 정하고 시도해보고 싶다'

'또 다른 형태의 포트레이트'

'차창 밖으로 스치는 직관적 풍경'

'로드 사진'

'흘러가 버리는 우리의 삶'



과 같은 감상평들을 받은 것만으로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며 기쁘고 행복하다. *



다음 주에 다시 새 사진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고 지금까지 페신저뷰를 감상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승진님의 댓글

정승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두롤정도의 밀착을 본듯한 느낌...
덕분에 감상 잘했습니다.

옆에다 따라한 패닝한장 기념으로 올려드리지요.
기사가 휴가중이라 직접 운전하다 찍어서 참 거시기 합니다.ㅎㅎ
감사합니다.

허영주님의 댓글

허영주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다음 작품들이 궁금하여 집니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이 글을 읽다가
역을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읽어 내기에도 방대한 정보를
역시 짧지 않은 글에 담아 내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획일적인 것은 죽음과 같다고 여깁니다

언급하신 많은 내용들이
그런 면에서도 생명력이 넘치는 글이라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는 포럼의 '사진이야기'에
게시 하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시원하고
또 한편으로는 많은 생각에 젖게 합니다

반드시 같은 생각은 아니더라도
공감하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한 느낌을 당당히 피력하시는 용기에
박수를 드립니다

'패신져's 뷰어' 시리즈는 작가의 가이드 라인에 따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곽성해님의 댓글

곽성해

제 스스로 기다렸던 86/8을 감상합니다.
소중한 글도 오랜만에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공감도 갖습니다.
이곳은 전문적으로 사진하는 분들의 장소는 아니겠지요....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사진을 시작하셨고 이제는 어디서든 사진을 좋아한다고
자신을 표현하는 분들의 장소이겠지요.
....
한 장 한장 소중한 작품들 진심으로 잘 감상하였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인한님의 댓글

이인한

진지한 사진 이야기, 기쁜 마음으로, 그리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좋은 사진 잘 보았습니다.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이렇게 까지 자신의 생각을 글로써 세세히 표현할 수 있다는 능력에 감탄 합니다.
끝까지 진지하게 읽었습니다.
사진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열정적인 실천력에 탄복 합니다.

신상웅님의 댓글

신상웅

장대한 시리즈의 결말에 어울리는 멋진 후기까지..
시리즈 잘보았고, 글도 잘 읽었습니다..

직장인인지라 마음의 여유도 없고 해서 댓글 다는게 참 쉽지 않습니다..
괜히 잘못 댓글 달면 오해를 살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해서 추천하는 것이 좋은 사진 감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해서 댓글을 자주 못쓰고 추천은 꼬박꼬박 달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제 사진에 댓글이 많으면 열심히 읽어보기도 하고 감사와 함께 기쁨을 느끼지만, 없으면 다른 분들도 비슷하게 바쁘신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이번 시리즈.. 고생하셨고, 시간날때 86장을 전체적으로 다시 음미해볼까 합니다...

이재옥님의 댓글

이재옥

*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제가 이 사진에 흥미를 보인것은 개인적인 친분 보다도 사진이 가지는 새로운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진을 감상한다는 행위는 때로는 개개인의 작품 활동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닿게
된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도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과 시도에 찬사를 보내며...때때로 타인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과 작품 활동을 투영 해 볼수 있는 기회를 기대해 본다.

엄창호님의 댓글

엄창호

빠쁘기도 하고, 몸도 좋지 않아, 로그인 안 하고 가끔 들어왔었는데요. 어제 보니 이 시리즈의 마지막 사진을 올리셨더군요.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하실까 궁금했는데, 예상 밖의 사진에 약간은 놀랐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는 계속 꾸짖음을 받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사진에 관한 선생님의 말씀, 그저 배운다는 자세로 제 나름대로 열심히 읽었고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사진에 대해 일천한 실력과 인식을 갖고 있어 뭐라 말하기 힘들 때가 많지만, 꾸준히 보고 꾸준히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덧붙임 : 90장 보기를 해서 보니,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60번째 사진(서남아시아쪽 핏줄을 지닌 청년이 화면 뒤쪽에서 불안한(?) 눈빛으로 앞을 살피는)이더군요.

김대석님의 댓글

김대석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마치 무엇인가에 빨려 들어 가는 것 처럼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사진에 대한 깊은 생각과 클럽에 대한 현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선 그 동안 보여 주신 연작에서 어떠한 의도로 시작하여 끝을 맺었을까? 라는 부분을 생각해
보면 제가 추측했던 것과 상당부분 공감대를 갖고 있음을 느껴 봅니다.
올려 주신 연작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자세히 기술하여 주셔서 사진을 보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정한 주제에 대하여 자신만의 컨셉을 갖고 접근하려는 생각과 행동에 대하여 스스로 멋진 사진만을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을 가진 저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합니다.

다음으로 클럽 상황입니다. .
클럽의 현 상황을 보면 소수의 인원이 그들만의 리그로서 존재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저 자신도 그 리그의 일원이겠지요? 아마도...)
이러한 상황이 많은 회원들이 함께 하려 해도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 적극적인 회원들에 의하여 갤러리 및 클럽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 회원님들 모두가 수시로 만나고 소통하고 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친분관계도 형성이 될 것 이구요.
그렇게 하지 않거나 그리 하려 해도 할 수 없는 회원들은 가깝거나 먼 발치에서 관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익스비션에 오르고 못 오르는 것이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양방향 소통(소위 two-way communication)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을
직시하게 됩니다. 어떤 정치적인 현상이라기 보다는 클럽의 변천에 따른 회원들 간의 커뮤니게이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신의 주관이나 사정에
의한 일방통행식 소통을 한다면 그런 현상을 가져올 수 있겠지요. 친소관계를 떠나서 사진이라는
자체에 중심에 두고 평가하고 평가 받아야 마땅하나 사실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그게 원칙과
같이 되지는 않는 것도 현실이군요. 그런 점에서 현 상황에 대하여 회원님들의 재고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클럽활동이라는 것이 생업이 아닌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활동이라면 사진자체도 중요
하지만 사진 이전의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교류와 소통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라이카클럽이
사진 클럽이기 때문에 우선은 좋은 사진을 보여 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진이라는 본질이 참(眞)을 베껴(寫)놓은 것이라고 할지언정 필름사진이든
디지털사진이든 있는 그대로를 100% 베껴내기는 불가능 할 것이고 이는 아무리 좋은 앰프와
스피커로도 현장의 음을 100% 재현 하는 것은 불가능 한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사진을 통하여 표현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능력과 노력, 수단과 방법으로
사진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장황해 졌습니다. 이 댓글 역시 저의 주관적 생각을 잠시 피력해 보았을 뿐입니다.
다음에 나오는 또 다른 씨리즈들을 기대해 봅니다.

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

그 동안 지건웅님의 사진을 기다리고 고대했었으면서 정작 이번 연작들은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이기적이게도 제가 사잔을 제대로 담을 수 없는 생활 속에 놓여 있고(10년래 제대로 사진을 촬영하
지 않고 한달을 훌쩍 넘기는 일은 요사이 몇달이 처음입니다.^^) 제 사진을 제대로 올리지 않다보니 갤러
리에도 예전보다 무심하게 되더라는 고백을 해야겠습니다. 덧붙여서 최근 몇달 간 갤러리의 사진 경향도
저의 무심에 일조한 측면도 분명히 있겠습니다.

갤러리에 사진을 올리는 행위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행위' 이며 그 손을 마주 잡아 주는 손들이 있다
는 것이 지난 10년간 제 삶의 중요한 동력이었습니다. 고마웠고 따뜻했습니다. 그리고는 많은 회원님들이
말씀하시는 문제들을 겪어 가면서 어느 순간 허황한 때도, 사진 때문에 더 쓸쓸해졌던 순간들도 겪어 왔습
니다.

사진이 넘쳐나는 시대, 내가 찍지 않아도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오늘도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게시하는
시대에, 오늘도 의미없어 보이는 사진 한 장을 미련하게 포스팅을 하면서 지건웅님의 말씀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이미 클럽안에 주류가 존재하는지 하지 않는지, 내미는 손들이 순수한지 정치적인지는 제 관심을 떠난 지
오래입니다. 단지 제가 담는 사진들이 어떤 의미인지... 과연 의미가 있기는 있긴 한 것인지. 한 발 더 나아
가 다른 분들의 사진을 제가 어떤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지... 사진에서 그 분들의 마음, 한 끝이라도 잡
을 수 있겠는지가 요 근래 화두입니다.

올리신 글 다시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좀 더 깊이 생각하겠습니다. 지건웅님 감사합니다.

김두영님의 댓글

김두영

오랫만에 들어와 이제야 글을 읽었읍니다.
아직 사진에 대해서 너무나 미천하고 생각자체도 많지않아서 댓글을 다는것에 항상 조심스럽고 단어 하나하나에 조심하며 글을 쓰는것이 힘이들기도해서 말없이 추천만 하게되지요.
오랜시간동안 지건웅님처럼 이런 열정과 라클을 사랑하는 분들이 존재하셔서 저희같이 이제 사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보고 배우고 있읍니다.
깊은 생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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