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홍경태1 Exhibition관련링크
본문
페이지 정보
- 설명
디지털 카메라
| Maker | Model | Data Time | 2012:01:28 00:07:05 | ||
|---|---|---|---|---|---|
| Exposure Time | ISO Speed | Exposure Bias Value |
댓글목록
엄창호님의 댓글
엄창호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메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달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또, 문 밖에 나가지두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베게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새김질 하는 것이었다
내가슴이 꽉 메어 올 것이며,
내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즉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정을 쳐다보는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것이 힘든 일인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가는것을 생각하는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무릎을 꿇어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백석,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대관령'의 나무를 볼 때 떠오르는 시라서 한번 옮겨봤습니다.
'갈매나무'는 나오지 않지만, 의연한 기품을 느낄 때가 많아서 이 시가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회원가입
로그인

1,0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