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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3
<어떤 바보>
내 친구는 바보다.
서울 법대를 나왔다.
학창 시절엔 데모에 앞장섰다고 제적을 당하고 최전방에 배치되더니 월남전에 자원했다.
제대 후 가까스로 복학돼 졸업했다.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가 됐다.
자꾸만 야당 편든다고 내근 발령을 받자 사표를 던지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책이나 더 읽으려구..."
그때 친구의 고개 숙인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민주화의 봄'이 이땅에 찾아왔을 때 DJ가 친구를 끌어안았다.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얽혀 억울한 옥살이도 했다.
독신주의자였던 친구가 돌연 결혼하겠다 한 건 그 무렵이었지 싶다.
상대는 너무도 가녀린 처자였다.
주위의 반대가 없을 리 없었다.
친구는 끝내 고집했다.
그 봄은 여름도, 가을도 없이 하루아침에 겨울이 됐다.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을지로에 1인 출판사를 꾸몄다.
인쇄물을 직접 져 나를 정도로 빠듯했다.
그리고 다시 봄이 왔다.
.
.
.
오랜만에 친구를 불렀다.
"비싼 덴 가지 말자구."
친구는 옛날부터 늘 그래 왔다.
끼니 걱정이야 않겠지만 쉽지도 않으리라.
아직 두 아들 장가도 못 보냈는데 심장까지 나빠졌다.
아마도 요즘의 안타까운 세상을 가슴앓이하고 있기 때문일 게다.
친구는 손이 깨끗하기로 소문난 4선 의원이었다. (2015. 11. 27)
(홍대 앞)
디지털 카메라
Maker | Nikon | Model | Nikon COOLSCAN V ED | Data Time | 2015:12:07 00:04: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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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osure Time | ISO Speed | Exposure Bias Value |
추천 16
댓글목록
양정훈님의 댓글
양정훈
생을 과감하게 사시는 분이네요.
인내가 엿보이는 눈과 굳게 다문 입에서
이 분의 생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우종원님의 댓글
우종원이협선배님 모습 이곳에서 보니 더욱 반갑네요~~
서재근님의 댓글
서재근
이협 선생님과 친구 분이셨내요?
이협과 최기선은 다른길을 걸엇었지요.
80년의 봄때 잠시 모시던 사징님과 절친이어서 몇번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많이 변하셨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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